이민화 메디슨 전회장의 심기가 착잡하기만 하다. ‘벤처신화’로 불려온 메디슨을 지난 17년간 이끌던 이 전회장의 사람들이 하나 둘 떠나가고 있고, 벤처업계 대부였던 그의 ‘콜’에 이젠 아무도 귀기울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전회장은 메디슨의 최종 부도가 결정되던 29일 오후, 메디슨의 관계가 있는 업체 사장들을 긴급회의 명목으로 소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메디슨에 남아있던 몇 몇 측근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추락한 영웅과 같이함으로써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게 불참의 원인이다.

관계사였던 한 업체 사장은 “회의할 일이 뭐가 남았겠느냐”며 “메디슨과의 과거인연 때문에 전전긍긍하는 판에 그 자리에 참석해 봐야 좋을 게 없다”고 말했다. 역시 관계사였던 또 다른 업체 사장도 “그렇지 않아도 세간의 이목이 메디슨에 집중되고 있는데, 굳이 메디슨과의 관계를 부각시킬 필요가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우리회사 대표가 이 전회장과 개인적 친분은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이날 회의에서 특별히 논의할 것도 없으며, 할 필요도 느끼지 못해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메디슨 부도에 따른 ‘후폭풍’을 걱정하는 과거의 관계사 입장을 고려하면 이해할 수 있는 일이란 게 주변의 평이다. 그러나 이 전회장 역시 그만큼의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는 게 주변 측근들의 전언이다. “이 전회장이 ‘메디슨 연방체’를 외칠 때만해도 줄을 섰던 그들이 이렇게 까지 나올 수 있느냐”하는 불편한 심정을 토로한다.

한 업체 관계자는 “경쟁을 통해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들에게 메디슨의 부도는 냉정한 현실”이라며 “메디슨 연방이었던 업체들의 최근 행보는 냉정한 현실에 대응하는 기업의 생리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응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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