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간 쾌속 질주해오던 ‘인터넷뱅킹시스템’ 시장이 올들어 뚜렷한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은행이 작년 하반기까지 기업 및 개인용 인터넷뱅킹시스템을 독자적으로 갖춤에 따라 신규수요가 급감한 데다, 은행들도 뚜렷한 수익이 나오지 않는 기존 인터넷뱅킹시스템의 업그레이드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한국IBM·웹케시·코마스·옥타소프트 등 국내 7~8개 인터넷뱅킹시스템 공급업체들도 차세대 ‘인터넷뱅킹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수익모델 개발에 매달리는 것을 제외한 뚜렷한 상황타개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현황〓올들어서는 최근 한미은행이 웹케시를 주사업자로 선정, 60여억원을 들여 그동안 별도로 운영돼오던 개인과 기업인터넷뱅킹시스템을 통합하는 프로젝트를 제외하고는, 30억~40억원대 이상의 대형 인터넷뱅킹시스템 프로젝트가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비록 외환은행이 퓨처그룹을 주사업자로 선정해 기존 인터넷뱅킹시스템에 eCRM을 접목시키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하나은행이 인터넷뱅킹시스템에 PFMS(개인재무관리서비스) 및 외환딜링(FX)시스템을 추가하는 성능개선작업을 계획중이지만, 대부분 10억원대 안팎의 소규모사업이다. 게다가 수주전에 참여하고 있는 업체도 기존 인터넷뱅킹시스템 공급업체들이 아닌 웹에이전시 또는 해당 분야 전문업체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등 상황이 작년과는 크게 다르다.

업체들은 한미은행의 ‘인터넷뱅킹시스템 통합’프로젝트가 ‘성공’ 평가를 받을 경우, 다른 은행들의 수요를 촉발, 소강상태에 빠진 시장에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하며 진척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한미은행은 앞으로 12개월동안 기업 인터넷뱅킹시스템을 구성했던 기업자금관리·B2B결제·기업구매자금대출· 전자외상매출채권 업무 등 단위시스템들과 모바일·PDA 등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어서 은행권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eCRM·PFMS·B2B결제 등 부가기능에 초점〓인터넷뱅킹시스템 신규구축 수요가 크게 줄긴 했지만, eCRM을 비롯한 PFMS·B2B결제서비스 등 인터넷뱅킹을 통해 제공되는 각종 부가기능들에 대한 업그레이드 수요는 상대적으로 커지고 있다. 외환은행은 eCRM 프로젝트를 통해 인터넷뱅킹·CRM·콘텐츠·계좌통합서비스의 통합을 추진할 계획. 이를 위해 원투원 마케팅시스템, 인터넷상의 고객거래 행태 분석시스템 및 데이터마트, 이메일로 응답하는 ‘인바운드(Inbound) 마케팅 시스템’을 구축한다.

또한 은행권이 큰 틀에 변화를 주지않으면서 기존 인터넷뱅킹시스템을 차별화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도 업계가 주목할만한 부분으로 거론된다. 산업은행은 최근 기업인터넷뱅킹을 구축하면서, 수출입금융 및 외국환, 여신 등 기업금융 부문을 크게 특화시켰다. 수출입금융업무의 경우 신용장 개설 등의 업무를 인터넷으로 가능하게 했고 중소기업에 대한 외국환서비스 범위를 크게 넓힌 것이 좋은 예다.

따라서 올해 인터넷뱅킹시스템 공급업체들은 신규 구축수요가 줄어든 속에서 매출보전을 위해서는 이같은 업그레이드 수요나 특화시스템 구축 수요를 발굴해내는 데 힘을 쏟아야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기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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