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97년 이후 줄곧 정부 보호중심으로 유지해 왔던 벤처기업 육성정책을 전면 수술한다.

총리실 산하 국무조정실 주도로 마련중인 벤처 육성 개선안은 정부지원을 지양하고 민간중심의 자율 시장경쟁 체제로 전환한다는 점에서 관련업계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배경〓 정부가 최근 벤처정책 종합 개선안을 마련키로 한 배경에는 그동안 벤처지원정책이 벤처기업의 생존을 유지시키는 데에만 급급, 결과적으로 중장기적인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특히 지난 97년 8월 정부가 벤처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마련한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일부 벤처비리사건으로 악용되거나 자금의 불법운용건이 드러나는 등 최근의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한 측면도 강하다.

정부의 지원책이 그간 벤처기업들의 고용창출과 기술개발 등을 통해 한국경제에 새로운 활력이 되어 왔음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각 정부부처의 경쟁적인 벤처지원정책이 오히려 정책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일부 공무원·정치인과 벤처기업간에 뒷거래를 양산하는 계기가 됐다는 지적이다.

실제 벤처기업인들조차 정부의 무차별적인 벤처지원정책이 오히려 업체간 공정경쟁을 저해하고 결과적으로 벤처업체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주요 요인으로 꼽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벤처기업 확인제도, 창업지원, 자금·기술인력 지원 등과 관련한 벤처기업특별법을 중심으로 정부 시책과 추진체계를 종합적으로 재점검하고 민간 중심의 벤처정책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에 이른 것이다.

◆벤처업계 반응 〓 벤처업계는 정부가 민간중심의 자율경쟁체제로 벤처 생태계를 바꾸겠다는 안에 대해 일단 환영하는 입장이다.

벤처기업협회측은 “벤처 퇴출 및 졸업제 도입 등으로 시장경쟁에 의한 벤처업체의 옥석 가리기가 이뤄지고 민간중심으로 벤처 생태계가 변화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벤처협회의 오인환 팀장은 “업체간에 공정경쟁할 수 있는 룰을 만들고 현재 해외기반이 취약한 벤처들이 글로벌 경쟁에 나설 수 있는 기반 인프라 지원 등에 무게중심을 두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벤처캐피털협회측도 “사실 기존에는 정부의 과도한 벤처지원으로 기업의 생존원칙인 ‘적자생존’의 룰이 깨지고, 한편으로는 정부가 벤처거품을 조장한 측면도 있다”면서 “정부의 직접투자를 줄이고 민간 투자와 벤처 인프라사업을 지원하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벤처캐피털 업계 한편에서는 “지난해 벤처산업이 침체기로 접어들면서 벤처캐피털이 정부 투자재원에 의존해온 측면이 강하다”며 “정부 부처의 벤처투자조합 출자비율을 30%대로 일원화하고 총 투자규모를 축소키로 한 기획안이 투자조합 결성을 위축시키는 것이 아니냐”고 우려를 나타냈다.

<최경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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