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이 해외시장 개척의 원년이었다면, 2002년은 실질적인 매출을 올리는 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 보안업계의 화두는 ’세계화’다. 그러나 새해들어 보안업체들에게는 지난해와는 다른 비장함을 엿볼 수 있다. 해외사업을 국내사업 외에 부가적인 부문으로 진행하던 보안업체들이 올해는 ’수출만인 살 길’이라고 외치며 사활을 걸고 나섰을 정도다. .

이같은 현상은 전반적인 경기가 위축되고 보안업체가 난립함에 따라 국내 시장에서는 성장의 한계를 느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중동 등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황금시장들이 하나둘 보안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면서 미개척지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해 인프라 확보에 공을 들였던 지난해와 달리 새해에는 보안업체들이 본격적인 마케팅과 영업 활동을 통해 해외 시장에서 한판 승부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선두 보안 업체들에 이어, 연 매출 50억원 이하의 중소규모 보안 업체들도 해외 시장 공략을 준비하고 있으며, 국내 보안 시장의비즈니스 모델이 다양하게 등장함에 따라 솔루션 중심의 해외 진출이 관제 서비스나 라이선스 등 여러 각도로 타진되고 있다.

지금까지 미국이나 유럽 등 보안 선진국에 대한 직접적인 공략은 활발하지 않았으나, 최근 어울림정보기술을 비롯한 일부 업체들이 미국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는 등 올해에는 해외 유명 솔루션들과의 본격적인 대결도 예고되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시장 정면돌파를 노리는 업체들은 세계적인 보안업체에 비해 떨어지는 브랜드 인지도를 만회하기 위해, 각 나라별로 유력한 유통업체나 지역별 네트워크 채널을 확보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또한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보안관련 인증을 획득함으로써, 현지 고객들로부터 기술력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 국제 인증으로 해외 유명 제품과 경쟁 = 보안업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해외 인증으로는 미국 트루시큐어사에서 실시하는 보안 성능 인증인 ICSA(Internet Computer Security Association)를 들 수 있다. 세계 시장에서 보안 솔루션 제품의 공신력을 인정받는 수단으로 여겨지고 있는 ICSA 인증의 경우, 어울림정보기술과 리눅스시큐리티, 시그엔 등이 이미 인증을 받았다. 또한 안철수연구소, 펜타시큐리티시스템, 시큐브, 이니텍, 리눅스시큐리티, 인젠, 넷시큐어테크놀러지, 정보보호기술 등 선두 보안업체들은 대부분 자사의 각각 제품에 대한 ICSA 인증 평가를 받기 위해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ICSA와 함께 국내 업체들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체크포인트사의 파트너 인증 제도인 OPSEC(www.opsec.com Open Platform SEcurity Certification). 고객들이 다양한 벤더들의 보안 솔루션을 통합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체크포인트는 SVN(Secure Virtual Network) 아키텍처를 제공해 협력사들의 제품을 테스트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글루시큐리티의 ESM 솔루션과 정보보호기술의 침입탐지시스템이 OPSEC 인증을 획득한 바 있으며, 이니텍은 CA 제품에 대해서 OPSEC 인증을 받기 위해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이 외에도 보안 컨설팅 분야에서는 영국 정부가 주도하는 정보보호 표준 규격인 BS7799 인증이, PKI 분야에서는 세계적인 8개 금융기관을 주축으로 설립된 국제 금융거래 인증서비스 연합체인 아이덴트러스 컴플라이언트(Identrus Compliant) 인증이 인기를 얻고 있다. 국내에서는 에스큐브가 BS7799 인증을 획득했으며, 소프트포럼과 이니텍이 아이덴트러스 인증을 받았다. 또한 국내 업체들이 가장눈독을 들이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 보안 제품을 팔기위해 받아야하는 공안부 인증에 대한 관심도 지속적으로 높아질 전망이다.

◆ 국제 전시회 참가로 ’얼굴 알리기’ = 해가 지날수록 보안 업체들의 국제 전시회 참여가 늘어나고 있다. 전시회는 이름 없는 국내 업체들이 세계 시장에 얼굴을 알릴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투자비용은 적지 않게 들지만 꾸준한 전시회 참가로 세계 보안 업계에계속 신제품과 회사 이름을 노출시킴으로써 충분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업체들은 판단하고 있다.

지난해 911테러 여파로 보안 분야의 가장 큰 전시회인 CSI 컨퍼런스에 참가하지 못했던 국내 보안 업체들이 올 해에는 이 전시회 참여를 계획하고 있다. 또한 이글루시큐리티는 2월 일본에서 열리는 Net&Com 전시회와 5월에 있을 넷월드 인터롭에 참여할 예정이며, 이니텍도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RSA 컨퍼런스와 인포시큐리티차이나에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 외에도 어울림은 중국과 태국에서 열리는 전시회에, 세넥스테크놀로지는 3월 독일 하노버에서 열리는 세빗2002와 영국에서 5월에 열리는 IFSEC 2002에 나갈 예정이다.

◆ 보안 업체들의 해외 매출 목표 = 올해 보안 업체들은 국내 수요보다 해외 시장에 더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여러 업체들이 해외 시장에서도 열매를 거둘 때가 됐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실제로 본격적인 영업이 진행하고 있어 수출 규모도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중국시장에서 1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한 안철수연구소는 올해 400만달러를 목표치로 세웠으며, 일본 시장에서는 PC 보안 제품인 ’앤디’를 통해 올해 100만 달러의 매출(지난해 3만 달러)을 올릴 계획이다.

올해를 세계화의 원년으로 삼고 있는 퓨쳐시스템은 일본, 중국에 이어 미국, 멕시코, 대만, 홍콩, 필리핀, 베트남 등지로 해외사업영역을 확대시킬 방안이며, 시큐어소프트는 무선PKI 솔루션과 보안 컨설팅, 보안 어플라이언스를 중심으로 말레이시아를 비롯, 중국 시장에서 활발한 영업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중국과 일본 말레이시아에 거점을 확보한 인젠은 올해 적어도 200만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으며, 시큐브는 지난 해 11월부터 성과가 가시화되기 시작한 호주 시장에 적지 않은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해 캐나다에서 성과를 올린 이글루시큐리티는 싸이버텍홀딩스의 미국 법인인 세코스와 이글루시큐리티 미국 해외 본사간의 협력관계를 통해, 내년에는 북미 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이글루시큐리티는 싱가포르, 일본 등 아시아 주요국가와 유럽에 채널을 확보하는 것을 비롯해 200만달러 규모의 수출을 성사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는 국내 업체들이 해외에서 실질적인 매출을 올리는 원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국내 시장보다 훨씬 힘든 경쟁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국내에서는 홈그라운드의 이점이 있었지만, 해외에서는 기술과 브랜드로 승부해야하기 때문에, 미국 유럽 등 유명 보안 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해 국내 보안 업체들간의 공조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채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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