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힘든 한해였습니다.”

LG히다찌의 이기동 사장은 올해를 마무리하는 감회를 이렇게 표현했다. 당초 경기침체를 예상했지만, 이처럼 장기화될 줄은 미처 몰랐다는 말이다. “최근 3, 4년간 매년 30∼40%씩 지속됐던 매출성장이 올들어 정체되는 모습을 보이자 마치 덜미를 잡힌 기분이었다”는 것.

그 때문에 그가 올들어 부서장들에게 가장 강조한 말은 ‘소프트웨어(SW)중심 기업으로의 변화’다. “하드웨어(HW)에서 SW로 기업의 무게중심을 이동시킬 경우 매출은 줄어들겠지만, 수익구조는 개선될 것”이라면서 끊임없이 체질개선을 주문했다. 경제상황 등 외부요인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더이상 ‘외형’에만 매달릴 수 없다는 판단이 선 것.

그는 이같은 경영기조를 바탕으로 올해 SW사업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이에 따라 시스템관리SW인 ‘JP1’ 등을 앞세운 SW부문 매출이 전체매출의 60%를 차지, HW매출을 앞서는 ‘이변’을 연출했다. “앞으로도 제살깎기식 HW가격경쟁을 지양하고, 솔루션을 통한 차별화에 더욱 주력할 것”이라면서 중단없는 변화에 대한 의욕을 내비쳤다.

그는 “올해 매출은 전년수준에 머물겠지만 경상이익은 소폭이나마 상승할 것”으로 추산했다. 경기침체의 어려움속에서도 나름대로 양호한 성적을 일궈냈다는 자평이다. 이같은 실적은 역시 전통적인 텃밭인 공공 및 해외 시스템통합(SI)부문에서의 선전 때문에 가능했다. “서울·대구구간 역무자동화 프로젝트 등 고속철도부문에서 장기사업을 잇달아 수주, 향후 성장을 위한 든든한 기반들을 마련했다”고 자랑했다.

특히 일본에서 고생하며 축적한 기술력으로 국가사업에 일조할 수 있어 임직원들이 두배의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그는 덧붙인다. SI부문도 올해 일본 대형은행 시스템통합 및 보험회사 차세대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에서 국내 기술력을 과시했다.

그는 내년 IT경기전망에 있어 다소 보수적인 자세를 견지했다. IT경기가 내년 4·4분기에나 본격적인 상승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때문에 내년에도 SW중심기업으로의 체질개선을 더욱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그는 “미국·유럽기업이 패키지SW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철도·전력 등 사회인프라 SW시장에서 히타치 SW가 우수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면서 “내년 국내 시스템관리시장 1위 등극을 노리고 있다”고 밝혔다.

“아이들이 병앓이를 하고 나면 부쩍 커진다”는 말로 그는 내년 활약에 대한 자신감을 역설했다.

<송정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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