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컴팩 합병을 둘러싼 갈등이 휼렛-패커드 가문 대 HP 경영진의 갈등으로 비화되고 있다.

HP 창업주의 아들인 월터 휼렛은 14일 HP, 컴팩 이사회 임원들과 미 증권거래소(SEC)에 편지를 보내 주주들은 양사 합병에 대해 “큰 불행을 느끼며 주주들의 최대의 이익은 빠르게 합병을 철회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편지에서 “만약 합병이 투표까지 나아간다면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만약 주주 투표를 강행한다면 불리한 결론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휼렛은 당초 양사 합병이 발표되기 전 잠정합병에 찬성표를 던졌으나 합병 발표후 회의적인 시장의 반응, 컴팩의 부진한 사업 전망등이 양사 합병을 나쁜 거래로 만들어 입장을 선회했다고 말했다. HP-컴팩 양사 주가는 합병 발표후 하락했으나 HP주가는 현재 하락분을 상당부분 회복했다.

한편 HP측은 휼렛의 편지에 대해 “주주들의 발언을 막기 위한 시도”라고 말했다.

HP의 한 관계자는 HP 이사회 임원들은 매년 재임명 절차를 거치는 데 휼렛이 올해 재임명 후보에 오르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사회 임원 명부는 회사측이 연례 회의에서 경영보고서를 제출할 때 공개된다. 연례 회의는 내년 4월로 예정돼 있다.

휼렛과 그의 누이들은 휼렛 재단과 윌리엄 휼렛 리보커블 트러스트 앞으로 HP지분 5%를 보유하고 있다.

한편 칼리 피오리나 CEO의 오른 팔이자 이사회 임원인 전 HP간부 출신 리처드 핵본은 지난 12일 월터 휼렛이 회장으로 있는 윌리엄&플로라 휼렛 재단 이사회를 사임했다고 밝혔다. 그는 “휼렛의 합병 반대 결정은 ‘(기업)인수야말로 HP가 성장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던 그의 신념에 모순되는 행위”라고 비난하면서 휼렛 재단을 떠났다.

업계는 HP경영진과 갈등을 빚고 있는 휼렛이 피오리나 CEO의 오른팔인 핵본을 몰아낸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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