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업체이기 때문에 가격이 다소 비싸도 국익 차원에서 패널을 구매했는데, 최근 들어 물량이 모자란다고 하루 아침에 중소업체를 홀대해도 되는 겁니까. 앞으로는 국내 업체의 제품이라고 해서 우선적으로 구매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겁니다.” “수요물량이 적다고 내수시장을 등한시 한 채 해외 대형업체에 물량을 공급하기에 바쁜 대기업의 횡포를 지켜보자니 한숨이 절로 나옵니다. 우리같이 힘 약한 중소업체들은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최근 TFT LCD(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 모니터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나 핵심 부품인 패널을 충분히 공급받지 못하는 바람에 어렵게 따놓은 수출물량을 적기에 선적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중소 LCD모니터 업체 관계자들이 한 패널공급 업체를 향해 던지는 하소연이다. 최근 들어 패널 가격이 계속 상승하고 있는 데다 현금을 주고도 필요한 패널 물량을 공급받지 못하게 되자 해당업체들이 패널공급 업체에 원성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수요와 공급이 ‘보이지 않은 손’에 의해 조절되는 시장경제체제에서 부품공급 업체가 해외의 대량 수요처를 우선 고려하는 것을 일방적으로 비난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럼에도 중소 LCD모니터 업체들이 겪고 있는 패널부족사태를 시장상황 탓으로만 돌리기에는 어딘지 찜찜한 구석이 있다.

우월적 지위에 있는 대기업이 장사가 잘된다고 해서 거래관행을 무시하고 상대적으로 물량이 많은 외국 바이어만 우선시한다면 국내 산업의 균형적인 발전을 꾀할 수 없을 것이다. 중소기업은 우리 경제의 풀뿌리이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발전해야 국가경제가 균형적 발전을 이룩할 수 있는 것이다. 중소업체가 부품을 확보하지 못해 수출전선에 차질을 빚는다면 해당 대기업은 물론 관계기관이 팔을 걷어부치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우리도 어쩔 수 없이 국내 업체와 경쟁관계에 있는 대만업체의 부품을 구매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누가 손해를 보고 누가 이익을 보겠습니까?” 한 LCD모니터 업체 CEO의 한마디를 정부와 대기업 관계자는 새겨 들을 필요가 있다.

〈김위년 컴퓨팅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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