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에서 열린 ‘출판 및 인쇄 진흥법안’ 공청회는 누가 보더라도 ‘졸속’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도서정가제의 찬·반을 주내용으로 열린 이날 공청회에선 ‘유통시장 혼탁’을 이유로 도서정가제를 옹호하는 오프라인 서점측의 주장과 ‘소비자에게 무엇이 진정한 이익을 줄 수 있는 지를 가려야 한다’는 인터넷 서점측의 논쟁이 치열했던 점은 일반 공청회장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문제는 문화관광부가 인터넷 서점측에 공청회 하루 전인 지난 29일, 그것도 오후 6시에나 통보함으로써 반론을 준비할 시간적 여유도 주지 않은 채 실시했다는 점이다. 어떠한 사안이라도 반대와 찬성은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민주사회에서는 찬·반의 주장을 조율, 가장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공청회란 수단을 이용하고 있다. 공청회는 법안을 개정하거나 신설할 때 미처 생각하지 못한 문제점 등을 공개적으로 토론함으로써 시행착오를 줄여보자는 게 취지인 만큼 반대의견은 보다 더 진지하게 들어봐야 한다.

그러나 문광부는 이번 공청회에서 반대의견을 최소화하기 위해 상대에게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음으로써 찬성 위주로 토론을 이끌겠다고 계산했던 것 아니냐고 많은 사람이 의심하고 있다.

도서정가제 입법 저지를 위한 인터넷 공동대책협의회는 “국회법상 법률의 제정이나 개정시에 반드시 공청회를 갖도록 돼 있지만, 준비할 시간과 의견을 수렴할 시간을 주지 않는 것은 상식에서 벗어난 행위”라고 공격했다. 협의회는 또 “법안 심사 소위에서 도서정가제 조항에 대해 약식으로 공청회를 갖는 것은 입법절차에서도 거의 유례가 없는 졸속행위”라고 비판했다.

인터넷 서점의 서적 할인판매가 동네서점이나 출판사를 어렵게 한다고 해서 문광부가 이처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법안 통과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인 것은 정부가 취해야 할 온당한 태도는 결코 아니라는 지적들이다. 문광부는 이번 일방적 공청회 출석통보에 대한 책임을 명할 수 없게 됐다.

<인터넷부 임채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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