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엽 세스컴 사장

“수출만이 살 길이다”. 70-80년대에 유행했던 말이 새삼 필요한 시기다. 특히 국내 포스트PC 산업에 꼭 들어 맞는 말 같다. 수출은 우리 경제가 살아가야 할 명제이며, 기술과 관계없이 우리 기업이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생존 전략이기도 하다.

작년 하반기 이후 미국의 경기침체와 더불어 세계경제의 동반 침체가 날로 더해가고 있다. 이로 인해 글로벌화가 이뤄진 우리나라 IT 산업은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 매우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하지만 포스트PC 산업은 이러한 외적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연 50%이상의 성장세를 보이며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으며, PC 중심의 국내 IT 산업에서 휴대폰과 함께 차세대 핵심 산업을 이끌어갈 적자로 부상하기에 이르렀다. 포스트 PC는 최근들어 더욱 강력해진 무선통신 기술을 바탕으로 차세대 정보기기의 총아로 확실히 자리매김했으며, 포스트PC 산업에 거는 장미빛 전망과 기대도 한층 높아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포스트PC 산업은 ‘거품’이라는 문제제기를 하기도 한다. 이 같은 거품, 과열 논쟁은 지난 1999년 이후 불기 시작한 포스트PC 산업에 대한 과도한 열망과 기대감이 실제 시장의 성장속도와 괴리감을 보이면서 생긴 오해로 보인다.

국내 포스트PC 산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이다. 현재 국내시장은 도입기를 거쳐 이제 막 조정기에 접어들고 있다. 따라서 지금은 포스트PC 산업 전반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함께 앞으로의 발전 전략을 수립하는 게 중요하다.

필자는 국내 포스트PC 산업은 성장율 기준으로 볼 때 올해 하반기 내지 내년 상반기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조정기에 들어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2000년 말 내지 2001년 상반기를 포스트 PC 산업의 도입기라면 이제는 본격적인 성장기에 진입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 포스트 PC의 선두주자격에 해당하는 PDA 산업에서도 다수의 국내업체들이 이러한 낙관론에 근거, PDA 시장이 포물선을 그리며 급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냉혹한 시장현실을 제대로 파악도 하지 않은 채 부나방처럼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시장은 예상과 달리 급증하지 않았으며 많은업체 중 현재까지 제품을 출시한 업체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이는 지나친 낙관론과 국내시장 중심의 사고 때문이다. 포스트PC 시장은 포물선과 같은 급격한 성장 곡선이 아니라 일정한 조정기를 거치는 S자 곡선을 따르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작금의 국내 포스트PC 시장은 이러한 조정기를 거치고 있어 지나친 낙관론은 성급하다고 본다.

우리나라 포스트PC 시장은 인구 등을 감안할 때 태생적으로 제한적 규모일 수밖에 없다. 시장규모만 보더라도 PDA 산업의 경우 해외시장은 이미 조정기를 거쳐 재성숙기에 접어들고 있으며 그 규모도 거대하다. 시장조사기관에 의하면 국내 PDA 시장규모가 13만~15만대 내외인 반면 해외시장 규모는 1600만대에 이르고 있다. 국내시장 규모는 세계시장의 1%도 안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수치에서도 드러나듯이 국내업체들은 협소한 국내시장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성숙기에 접어든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경기불황일수록 대외경쟁력을 갖춘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은 자명하다. 그렇다면 포스트PC 산업의 주요 경쟁력은 어디에 있는가. 일반적으로 제조업의 경쟁력은 원천기술, 상품화능력, 생산기술, 글로벌 소싱능력(원자재 조달능력), 마케팅 능력 등에서 찾을 수 있다. 여기에다 기본적으로 글로벌 스탠다드를 갖추어야 한다. 특히 첨단 정보기기와 같은 고부가가치 산업에 있어서는 이러한 핵심 경쟁력을 제대로 갖추어야만 생존할 수 있다.

국내기업들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글로벌 마인드를 갖추어야 한다. 글로벌 마케팅 활동에 과감히 투자하고 제품 기획 및 디자인에서부터 해외 시장을 타깃으로 설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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