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인가, 위기인가’ 중국의 WTO가입은 세계 반도체 시장에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가져올 메가톤급 태풍으로 평가되고 있다.

각종 무역장벽이 무너지면서 중국이 단일 지역으로는 세계 최대 반도체 시장 중 하나로 부상하는 것은 시간 문제로 거론되고 있고 세계 반도체 업체들은 중국시장 공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 반도체 시장이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98년 4%에서 2000년 7%로 높아졌다. 특히 반도체 사상 최대 불황기인 올해에도 성장세를 지속하는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WTO 가입이 성사되면서 현재 6%인 중국의 반도체 수입관세는 3%로 낮아지고 장기적으로 0%까지 떨어지게 된다.

특히 세계 메이저 반도체 업체들이 중국 시장에 직접진출하면서 중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기술경쟁력로 급속도로 향상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그동안 미국이 반도체 기술의 군사적 이용을 우려하면서 0.18㎛이하 공정기술의 중국 유출을 막아왔지만 중국의 WTO가입과 함께 이러한 제한조치도 해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0.25㎛공정기술을 중국 공장에 처음으로 도입한 미 모토롤러는 지난 주 중국 베이징에서 이사회를 개최, 2006년까지 1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인텔·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텍사스인스트루먼트(TI)·NEC·도시바 등 세계 주요 반도체업체들은 중국의 WTO가입을 손꼽아 기다렸고 대대적인 시장공략과 현지화 전략을 마련한 상태다.

풍부한 노동력으로 무장한 중국 반도체 업체들은 외국 선진기술과 자본을 등에 없고 세계적인 반도체 업체로 부상할 채비를 갖춘 상태다.

외국의 주요 반도체업체들은 중국을 강력한 경쟁상대로 여기지 않는다. 그러나 한국은 사정이 다르다. 중국 업체들이 준비하고 있는 반도체 분야가 파운드리(수탁생산)가 대부분인데다 메모리반도체분야에 집중적인 투자를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메모리반도체 강국인 한국 입장에서 중국 시장은 단기적으로 새로운 수요처이지만, 향후 10년내 가장 강력한 경쟁상대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이미 첨단 공정기술 확보를 위해 베이징·상하이 정부가 각각 컨소시엄을 구성해 하이닉스 일관가공생산라인(FAB)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여기에 나름대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대만의 D램 기술인력과 미국 실리콘밸리에 널리 분포해 있는 화교계 반도체 전문인력까지 가세할 태세이다.

▲중국시장 현황

중국반도체산업협회(CSIA)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반도체 시장규모는 수량기준으로 전년대비 40% 성장한 232억개, 금액으로는 78%성장한 975억위안(1달러는 약 8.3위안)에 이르고 있다.

세계시장에 비해서는 아직 작은 규모이지만 96년부터 금액기준으로 연평균 46%의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으며 작년 중국의 GDP(7%)와 전자제조업(22%) 성장률을 크게 앞지르는 수준이다.

2005년에는 2000억위안(770억개), 2010년에는 4000억위안(1000억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 반도체시장은 세계 반도체 업계가 사상 최대의 불황을 맞은 올 상반기에도 판매액이 작년대비 약 37%성장한 5912억달러를 기록, 지역별로 유일한 성장세를 구가했다.

특히 중국이 가전제품 세계 최대 생산국으로 부상하면서 TV·냉장고·VCR 등에 내장되는 반도체 수요가 크게 늘고 있고, 노키아·모토롤러·삼성전자 등 주요 휴대폰 업체들이 중국내 생산비중을 높이면서 통신용 칩 시장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중국의 폭발적인 반도체 시장성장은 중앙 및 지방정부의 적극적인 산업발전정책과 외국 자본 및 기술의 투자유치 노력이 한몫하고 있다.

중국 국무원은 작년 6월 반도체 산업 투자 인센티브와 관련해 수입 설비에 대한 관세를 면제하고 증가세(부가가치세)를 여타산업 17%의 3분의 1수준인 6%로 낮춘다고 발표했다.

또 80억위안 이상 또는 0.25㎛급 이하의 첨단 공정기술 투자에 대해서는 생산용 원자재를 면세하고 소득세를 사업 첫해부터 5년간 면제하고 이후 5년간은 50%만 적용키로했다.

이같은 발표와 함께 대중국 투자가 후공정 위주에서 0.25㎛급 200㎜웨이퍼 FAB 건설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되는 현상이다..

작년까지 대중국 반도체 누적 투자액은 750억위안으로 집계됐으며 WTO가입으로 무역장벽 제거됨에 따라 오는 2005년에 1500억위안, 2010년에 3000억위안으로 증가할 것으로 중국정부는 예측하고 있다.

▲중국 반도체업체 현황

FAB을 보유해 칩 완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대표적인 중국 업체는 중국화정전자집단공사(中國華晶電子集團公司)등 약 8~9개사를 꼽을 수 있다.표 2,3 참조) 패키징 및 테스팅을 주 사업으로 하는 조립업체는 10여개, FAB을 보유하지 않고 설계만을 전문으로 하는 주문형반도체(ASIC)업체는 수 십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FAB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업체들은 대부분 1~ 0.25㎛급 100~200㎜ FAB에서 칩을 대리 생산하는 파운드리 전문업체들이다.

이들 파운드리업체 대부분은 현재 베이징과 상하이에 밀집해 있고 톈진지역에도 반도체 시설이 몰려들고 있다.

8개 주요 파운드리업체들의 생산능력은 월 17만장 수준이고 이중 150~200㎜웨이퍼 생산량이 전체의 약 33%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WTO가입으로 중국내 FAB수는 앞으로 5년안에 3배 이상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예상하는 오는 2005년까지 FAB수는 300㎜웨이퍼 전용 공장 1,2개와 150㎜웨이퍼 갈륨비소(GaAs) 공장을 포함해 약 25개이고 대형 디자인센터 설립도 모색하고 있다.

일본 NEC와 중국 대형 철강업체인 쇼유강그룹이 베이징에 합작 설립한 쇼우강(首鋼)NEC전자는 내년까지 총 10억 달러를 투자해 200㎜ 웨이퍼 신규 파운드리 FAB 건설에 나설 예정이며, 쇼우강 그룹과 베이징 지방정부, 미국 반도체 설계업체인 알파와오메가·조수아반도체 등이 베이징에 합작 설립한 HSMC도 내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200㎜ 웨이퍼 공장건설에 착수했다.

SMIC는 17억8000만달러를 들여 최근 200㎜ 웨이퍼 공장을 완공, 이달 20일부터 가동한다. 상하이베링도 200㎜ 웨이퍼 공장을 내년 3월에 가동한다.

HSMC도 오는 2010년까지 총 100억 달러를 투자해 200㎜ FAB 3개, 300㎜ FAB 1개를 각각 설립할 예정으로, 우선 0.25㎛(1미크론은 100만분의 1m) 공정 기술을 적용해 200㎜ 웨이퍼 월 2만5000장을 생산할 수 있는 FAB 공장 건설에 조만간 착수, 내년 하반기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극심한 반도체 경기 침체로 모든 업체들이 신규 FAB건설을 유보하고 있지만 중국업체들의 신규 투자는 거칠 줄 모르고 있고, 유명 외국 업체들도 향후 신규 FAB 건설대상지역으로 중국을 최우선시 한다.

지역별로는 베이징에 HSMC와 쇼우강NEC가 작년에 2개의 FAB를 건설했고 2005년에는 최대 8개 신규 FAB이 들어설 예정이다.

상하이에는 후아홍NEC·SMIC·GSMC 등 5개사가 작년에 각각 1개씩 신규 FAB을 완공했고 앰코테크놀로지·칩팩·IBM 등 10여개 외국 반도체 업체들이 조립공장을 건설했다.

상하이 지역정부는 2005년까지 첨단 FAB수를 2005년까지 최대 15개, 2015년까지 30개로 늘리기로 하고 각종 혜택을 부여할 계획이다.

상하이에 FAB을 건설할 경우 대만에서 소요되는 건설비용보다 35%저렴하고 물 사용비와 가스비용은 각각 60%, 30% 싸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설계 전문업체는 약 8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고 이중 일정 규모를 갖춘 업체는 20여개사로 집계되고 있다.

중국반도체산업협회가 집계한 작년 설계 전문업체들의 매출액은 약 10억위안으로 이중 1억위안 이상 업체는 황조우실란전자·우씨후아징자이크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대탕텔레콤 등이다.

셀계 제품수는 300여종이고, 기술수준은 최고 0.25㎛, 평균 0.8~1.5㎛수준이다.

<김홍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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