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부진과 치열한 가격경쟁에 시달리고 있는 미 PC업체들이 할부 판매 시장의 문을 열었다.

델·컴팩·IBM 등 내로라하는 PC업체들은 몇달전부터 중소기업 및 대기업을 대상으로 PC 할부 판매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들은 자동차 메이커들이 주로 사용하는 ‘무이자 할부 판매’, ‘구입은 지금, 결제는 나중에’등의 전략을 채택해 꺼져가는 PC 수요의 불씨를 되살리려고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델·컴팩·IBM 3사는 기업 고객들을 대상으로 PC 구입을 먼저하고, 할부 대금 첫불입은 3-4개월 뒤로 미뤄주는 저이자 할부제 및 무이자할부제를 올해말까지 한정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컴팩은 대형 컴퓨터 서버 구매에 대해서는 무이자 36개월 할부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1만5000달러에서 5만달러까지의 구매금액에 대해서는 24개월 무이자 할부제도 시행하고 있다.

IBM은 4.2% 이자의 할부제를 실시하는데 최소 5만달러이상 구매고객에 대해서는 올해말까지 첫불입을 3개월후로 미뤄주고 있다.

델은 지난 10월말부터 중소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최소구매금액 500달러이상에 대해 무이자 24개월 할부제를 실시하고 있다. PC업체들의 할부판매 경쟁에서 눈에 띄는 것은 델의 행보. 델은 이번 할부제에서 특히 소기업 고객들을 타깃으로 삼고 판매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리먼 브라더스의 댄 나일스 분석가는 “자동차시장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무이자 할부는 일부 수요 창출의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PC산업은 현재 1위업체인 델이 이끄는 첨예한 가격 전쟁의 한 가운데 있다.

델은 직판과 주문제작 방식으로 최소한의 마진으로도 견딜 수 있지만, 나머지 업체들은 가격 전쟁의 한 가운데서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경쟁하고 있는 데다가 15년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PC산업 불경기로 인해 이중고를 겪고 있다.

가격전쟁에 이은 PC업체들의 할부판매 전쟁에 대해 한 투자자는 “PC업체들의 할부 정책은 가격인하로 인한 출혈을 막는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김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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