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비즈니스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한때 앞다퉈 e비즈니스 과정을 도입했던 미국과 영국의 명문 대학들이 최근 닷컴 침체로 학생과 기업들로부터 외면을 당하자 일제히 커리큘럼을 보완, e비즈니스 부활을 꿈꾸고 있다.

11일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닷컴 열풍이 한창이던 1998년을 전후해 앞다퉈 e비즈니스 과정을 도입했던 주요 경영대학원들은 최근 프로그램상의 과오를 인정하며, e비즈니스 과정을 현실적인 수요에 맞게 수술하고 있다.

2년전만 해도 대학 강의실마다 교수들이 e커머스를 주제로 강의하는 소리가 넘쳤다. 당시 일확천금의 성공을 거둔 인터넷 벤처기업들이 e비즈니스 전공자를 유치하자 대학마다 재빠르게 e비즈니스 과정을 도입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이를 열심히 듣는 학생들이 별로 없다. 결국 대학마다 원래의 위치로 되돌아와 e비즈니스 커리큘럼을 재검토하고 있다.

MIT 경영대학원은 앞으로 e비즈니스 기술을 가르치기보다 인터넷이 어떻게 마케팅과 경영분야에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이 대학의 나데르 타바솔리 교수는 “e비즈니스 과정을 현실적인 수요에 맞게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999년 시작된 이 대학의 e커머스 프로그램은 너무나 많은 학생들이 몰려와 100여명을 대기자 명단에 올리고, 강의를 담은 비디오를 공급하기도 했다.

학생들이 e커머스 과정을 외면하는 것은 닷컴 기업들의 위축에서 기인한다. 또 초창기 e비즈니스 과정의 콘텐츠들이 일반인에게 그리 새로울 것이 없는 것도 문제다.

예일대 경영대학원의 제프리 가튼 학장은 “우리는 경험을 통해 학생들이 첨단기술에 대해 잘 적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인터넷에 대한 학습보다 첨단기술에 적응하는 기업가 정신의 발로를 주요 커리큘럼으로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많은 대학들은 e비즈니스 과정을 포기하지 않고 현실에 맞게 재조정하고 있다. UC 버클리대의 기술경영연구소의 드루 이삭스 소장은 “e비즈니스의 핵심 골자를 기존의 과정에 보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998년 유럽대학들 가운데 가장 먼저 e비즈니스 과정을 도입한 런던 시립경영대학원의 경우도 같은 맥락이다. 이 대학의 안 브라운 교수는 “우리 대학의 e비즈니스 과정중 일부가 현실적으로 맞지 않아 좀더 보완할 것”이라며, 선택과목중 학생들의 수요가 많은 고객관계관리(CRM)의 비중을 높여 전통적인 비즈니스에서 인터넷의 충격을 반영할 것이라는 설명했다.

이밖에 3년전 앞다퉈 e비즈니스 과정을 도입한 캘리포니아주의 클레어몬트대, 버몬트주의 말보로칼리지, 펜실베이니아주의 카네기멜론대 등도 학생들의 수요와 현실성을 감안, 커리큘럼을 재조정하고 있다.

클레어몬트대 정보과학대학원의 론 올프먼 학장은 “닷컴기업들이 침체이긴 하나, 우리는 e커머스 과정을 없애기보다 오히려 현실 수요에 맞게 선택과목을 기술적·경영학적으로 다양화·세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캔자스에 소재한 미국 경영대학원 협회의 프랭크 워트 사무총장은 “대학들이 e비즈니스의 커리큘럼을 다시 짜는 것은 인터넷을 외면하는 게 아니라, 인터넷이 미래의 삶의 방식을 결정하고 학생들이 반드시 그 흐름을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성일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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