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생각지 못했던 길에 도전장을 내민다는 것은 때로는 같은 레이스에서 수많은 경쟁자를 제치고 우승하는 것보다 힘든 일이다. 전자결제서비스 전문업체인 이니시스 권도균 사장. 그는 ‘전자결제’라는 용어조차 생소했던 97년 당시 세계적인 수준의 암호화 인증기술과 전자결제 기술을 국산화하는데 성공, 한국 전자상거래 산업 발전에 커다란 발자취를 남긴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덕분에 그가 설립한 이니텍, 이니시스 모두 창업 5년만에 안정괘도 진입에 성공했다. 그러나 그의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인터넷벤처업계의 대부 권도균 사장의 성공신화가 어디까지 이어질 지 주목된다.
지난 96년까지만해도 권도균 사장은 대기업 연구소에서 다니는 평범한 연구원에 불과했다. 당시 데이콤 종합연구소에서 멀티미디어를 연구해오던 그는 전자상거래 보안과 전자결제를 새롭게 접하게되면서 장차 이 분야가 국가 경제의 핵심 요소산업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됐다.
“전자상거래 보안과 전자결제는 분명 주요 전자상거래 구현을 위한 요소기술임에도 불구, 당시까지만해도 이를 국산화하고, 국산 기술로 산업의 인프라를 만들려는 시도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죠. 하지만 누군가는 반드시 이 일을 해 내야한다는 어떤 사명감이 저를 창업의 길로 인도했습니다. 물론 개인적으로 더 늦기 전에 새로운 일에 승부를 걸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던 게 사실이구요”
결국 97년 권 사장은 결국 전자상거래 보안과 전자지불솔루션 개발을 담당할 이니텍을 설립했다. 이니텍은 창업 다음해인 98년 국내 최초로 128비트 암호화 기술을 개발, 국제적으로 공인받는 기술력을 확보했다. 이를 기반으로 이니텍은 전자상거래 보안기술의 ‘꽃’으로 비유되는 공개키기반구조(PKI) 인증 솔루션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 국내 금융권 시장의 50%이상을 점유하는 성과를 거뒀다. 그 결과 지난해 KTB네트워크 등 국내 창업투자사들로부터 100억원을, 미국 벤처투자사인 TVG사에서 1500만 달러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권사장은 이듬해인 98년 인터넷 전자결제(PG)서비스 사업의 전문화를 위해 이니시스를 분사했다. 이 회사의 주력 사업모델인 이니페이(Inipay) 서비스는 신용카드사와 인터넷 쇼핑몰간 대금결제를 대행해주는 서비스로, 128비트의 안정된 보안기술이 적용된데다, 신용카드는 물론 전자화폐, 실시간계좌이체 등 다양한 결제수단을 지원해준다는 장점에 힘입어 창업 2년여만에 데이콤, 한국정보통신 등 대기업들을 제치고 인터넷 전자결제 시장을 석권했다. 이니시스가 자체 추정한 시장 점유율은 70% 정도. 현재 이니페이를 사용하고 있는 쇼핑몰만 2000여개에 달한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이니시스는 지난해 8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8억여원의 영업흑자를 기록했다. 회사설립 2년여만의 일이다. 이같은 여세를 몰아 이니시스는 하반기 중에 코스닥에 심사청구할 예정이다.
이처럼 이니시스가 짧은 기간내 탄탄한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주된 이유는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이 생각보다 빨리 자리를 잡은 덕분도 있지만 권 사장만의 남다른 아집(?)도 상당한 역할을 했다. 회사 설립 당시 국내외적으로 전자상거래 보안 표준에 대해 국제표준이라는 미명하에 비자와 마스타카드사 주도로 SET(Secure Electronic Transaction) 프로토콜을 따라가야한다는 주장이 대세를 이루던 시절. 권 사장은 “SET만이 유일한 대안이 아니며, 전자지불 인프라를 독자적인 프로토콜로 구성해야만 향후 열릴 전자상거래 인프라에서 비종속적이고 창의적인 한국만의 인터넷 산업을 꽃피울 수 있다”고 고집해왔다. 그리고 3년 후 그의 예견은 정확하게 들어맞았다. 현재 국내에서는 SET라는 외국 프로토콜보다는 국산 전자지불 프로토콜을 이용한 서비스가 주류를 이루게 된 것이다.
권 사장은 곧잘 벤처기업을 게릴라군으로 비유한다. 즉 발빠르게 움직이고 요소요소의 길목을 잘 찾아 먼저가서 참호를 파고 시장이 올 때까지 꾸준하게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 그의 벤처관이다. 권 사장은 “무엇보다도 벤처기업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시장이 어떻게 어디로 갈 것인가에 대한 정확한 판단과 발빠른 판단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안정된 직장을 그만두고 당시만해도 황무지나 다름없었던 미개척 시장을 위해 창업전선에 뛰어들 때부터 쌓여온 그만의 노하우인 것이다.
최근 이니시스의 일련의 행보를 유심히 지켜보면 권 사장의 이같은 철학이 잘 녹아있다. 이니시스는 지난해 6월 비씨카드, 국민카드 등 선두권 카드사와 함께 인터넷신용카드 전문업체인 ‘(주)한국버추얼페이먼트(KVP)’를 설립했다. 인터넷신용카드란 오프라인 신용카드를 온라인 상에서 편리하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보완한 일종의 디지털 신용카드로, 기존 신용카드 고객들을 대거 흡수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전자결제시장에 새로운 반향이 예상되는 분야다. 지난해 7월엔 SK와 합작으로 유·무선 신용카드승인(VAN)회사인 ‘(주)한국모바일페이먼트서비스(KMPS)’를 설립했다. KMPS는 주유소, 이동통신망 등 막강한 서비스 인프라를 보유한 대기업과 전자결제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벤처기업과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출범부터 업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특히 권 사장은 SK와의 이번 합작사업이 이니시스가 단순 온라인 사업에서 무선, 오프라인 결제 사업으로 도약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일각에선 이러한 이니시스의 행보에 대해 ‘대기업식 문어발 확장’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권 사장은 “지난해까지 외부기업들에게 적극적으로 투자했던 것은 사실이나, 이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전자상거래 전문기업들을 공동시장 창출을 위한 우군을 확보하는 일과 이니시스가 종합 금융IT회사로 발돋움하는데 필요한 인프라 확보를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권 사장에겐 남들과는 다른 꿈 하나가 있다. 바로 자신이 설립한 모든 회사의 경영권에서 손을 떼는 일이다. 모기업인 이니텍의 경우, 지난해 2월 한국IBM 출신 김재근씨를 영입해 경영권을 넘겨줬다. 현재 이니텍에서의 권 사장의 역할은 기술부사장 직함으로 목요일 연구소 중심의 전략회의를 주재하는 일이 전부다. 지금 몸담고 있는 이니시스도 적절한 시기에 적합한 CEO를 영입하고, 자신은 기술부사장으로 물러날 계획이다. 이니시스가 최근 단행한 조직개편도 같은 맥락에서다. 이니시스는 전자결제, 신규사업 등 사업부문을 조직을 양분하는 한편, 부사장제를 도입, 부사장에게 권한을 대폭 이양한 사업부문별 책임경영체제를 도입한 것이다. 권 사장은 “좋은 회사로 성장하기 위해선 그 회사의 현재 위치와 상태에 가장 적합한 CEO가 운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자신은 신규 아이템 발굴에서 인큐베이팅하는데 적합한 창업형 CEO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덧붙여 그는 “이니텍의 경우, 김재근 사장 영입한 후 외형성장 800%, 순익 1000%를 넘기는 비약적인 성장을 했다. 이것이 바로 전문경영인의 효과를 입증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이니텍, 이니시스, KMPS 등 관계자 엔지니어들을 묶어서 하나의 공통된 비전을 갖는 기술집단을 만들고 싶다”는 그의 다음 행보가 주목된다.
<성연광기자>
지난 96년까지만해도 권도균 사장은 대기업 연구소에서 다니는 평범한 연구원에 불과했다. 당시 데이콤 종합연구소에서 멀티미디어를 연구해오던 그는 전자상거래 보안과 전자결제를 새롭게 접하게되면서 장차 이 분야가 국가 경제의 핵심 요소산업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됐다.
“전자상거래 보안과 전자결제는 분명 주요 전자상거래 구현을 위한 요소기술임에도 불구, 당시까지만해도 이를 국산화하고, 국산 기술로 산업의 인프라를 만들려는 시도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죠. 하지만 누군가는 반드시 이 일을 해 내야한다는 어떤 사명감이 저를 창업의 길로 인도했습니다. 물론 개인적으로 더 늦기 전에 새로운 일에 승부를 걸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던 게 사실이구요”
결국 97년 권 사장은 결국 전자상거래 보안과 전자지불솔루션 개발을 담당할 이니텍을 설립했다. 이니텍은 창업 다음해인 98년 국내 최초로 128비트 암호화 기술을 개발, 국제적으로 공인받는 기술력을 확보했다. 이를 기반으로 이니텍은 전자상거래 보안기술의 ‘꽃’으로 비유되는 공개키기반구조(PKI) 인증 솔루션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 국내 금융권 시장의 50%이상을 점유하는 성과를 거뒀다. 그 결과 지난해 KTB네트워크 등 국내 창업투자사들로부터 100억원을, 미국 벤처투자사인 TVG사에서 1500만 달러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권사장은 이듬해인 98년 인터넷 전자결제(PG)서비스 사업의 전문화를 위해 이니시스를 분사했다. 이 회사의 주력 사업모델인 이니페이(Inipay) 서비스는 신용카드사와 인터넷 쇼핑몰간 대금결제를 대행해주는 서비스로, 128비트의 안정된 보안기술이 적용된데다, 신용카드는 물론 전자화폐, 실시간계좌이체 등 다양한 결제수단을 지원해준다는 장점에 힘입어 창업 2년여만에 데이콤, 한국정보통신 등 대기업들을 제치고 인터넷 전자결제 시장을 석권했다. 이니시스가 자체 추정한 시장 점유율은 70% 정도. 현재 이니페이를 사용하고 있는 쇼핑몰만 2000여개에 달한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이니시스는 지난해 8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8억여원의 영업흑자를 기록했다. 회사설립 2년여만의 일이다. 이같은 여세를 몰아 이니시스는 하반기 중에 코스닥에 심사청구할 예정이다.
이처럼 이니시스가 짧은 기간내 탄탄한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주된 이유는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이 생각보다 빨리 자리를 잡은 덕분도 있지만 권 사장만의 남다른 아집(?)도 상당한 역할을 했다. 회사 설립 당시 국내외적으로 전자상거래 보안 표준에 대해 국제표준이라는 미명하에 비자와 마스타카드사 주도로 SET(Secure Electronic Transaction) 프로토콜을 따라가야한다는 주장이 대세를 이루던 시절. 권 사장은 “SET만이 유일한 대안이 아니며, 전자지불 인프라를 독자적인 프로토콜로 구성해야만 향후 열릴 전자상거래 인프라에서 비종속적이고 창의적인 한국만의 인터넷 산업을 꽃피울 수 있다”고 고집해왔다. 그리고 3년 후 그의 예견은 정확하게 들어맞았다. 현재 국내에서는 SET라는 외국 프로토콜보다는 국산 전자지불 프로토콜을 이용한 서비스가 주류를 이루게 된 것이다.
권 사장은 곧잘 벤처기업을 게릴라군으로 비유한다. 즉 발빠르게 움직이고 요소요소의 길목을 잘 찾아 먼저가서 참호를 파고 시장이 올 때까지 꾸준하게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 그의 벤처관이다. 권 사장은 “무엇보다도 벤처기업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시장이 어떻게 어디로 갈 것인가에 대한 정확한 판단과 발빠른 판단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안정된 직장을 그만두고 당시만해도 황무지나 다름없었던 미개척 시장을 위해 창업전선에 뛰어들 때부터 쌓여온 그만의 노하우인 것이다.
최근 이니시스의 일련의 행보를 유심히 지켜보면 권 사장의 이같은 철학이 잘 녹아있다. 이니시스는 지난해 6월 비씨카드, 국민카드 등 선두권 카드사와 함께 인터넷신용카드 전문업체인 ‘(주)한국버추얼페이먼트(KVP)’를 설립했다. 인터넷신용카드란 오프라인 신용카드를 온라인 상에서 편리하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보완한 일종의 디지털 신용카드로, 기존 신용카드 고객들을 대거 흡수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전자결제시장에 새로운 반향이 예상되는 분야다. 지난해 7월엔 SK와 합작으로 유·무선 신용카드승인(VAN)회사인 ‘(주)한국모바일페이먼트서비스(KMPS)’를 설립했다. KMPS는 주유소, 이동통신망 등 막강한 서비스 인프라를 보유한 대기업과 전자결제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벤처기업과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출범부터 업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특히 권 사장은 SK와의 이번 합작사업이 이니시스가 단순 온라인 사업에서 무선, 오프라인 결제 사업으로 도약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일각에선 이러한 이니시스의 행보에 대해 ‘대기업식 문어발 확장’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권 사장은 “지난해까지 외부기업들에게 적극적으로 투자했던 것은 사실이나, 이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전자상거래 전문기업들을 공동시장 창출을 위한 우군을 확보하는 일과 이니시스가 종합 금융IT회사로 발돋움하는데 필요한 인프라 확보를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권 사장에겐 남들과는 다른 꿈 하나가 있다. 바로 자신이 설립한 모든 회사의 경영권에서 손을 떼는 일이다. 모기업인 이니텍의 경우, 지난해 2월 한국IBM 출신 김재근씨를 영입해 경영권을 넘겨줬다. 현재 이니텍에서의 권 사장의 역할은 기술부사장 직함으로 목요일 연구소 중심의 전략회의를 주재하는 일이 전부다. 지금 몸담고 있는 이니시스도 적절한 시기에 적합한 CEO를 영입하고, 자신은 기술부사장으로 물러날 계획이다. 이니시스가 최근 단행한 조직개편도 같은 맥락에서다. 이니시스는 전자결제, 신규사업 등 사업부문을 조직을 양분하는 한편, 부사장제를 도입, 부사장에게 권한을 대폭 이양한 사업부문별 책임경영체제를 도입한 것이다. 권 사장은 “좋은 회사로 성장하기 위해선 그 회사의 현재 위치와 상태에 가장 적합한 CEO가 운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자신은 신규 아이템 발굴에서 인큐베이팅하는데 적합한 창업형 CEO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덧붙여 그는 “이니텍의 경우, 김재근 사장 영입한 후 외형성장 800%, 순익 1000%를 넘기는 비약적인 성장을 했다. 이것이 바로 전문경영인의 효과를 입증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이니텍, 이니시스, KMPS 등 관계자 엔지니어들을 묶어서 하나의 공통된 비전을 갖는 기술집단을 만들고 싶다”는 그의 다음 행보가 주목된다.
<성연광기자>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뉴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