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종 기업의 첨단 IT시스템을 그대로 채용해 시스템 구축 비용 및 기간을 3분의 1 수준으로 단축하는 ‘시스템 재활용’ 사례가 국내 처음으로 등장했다.

금호생명(대표 송기혁)은 26일 삼성생명(회장 이수빈)이 2년여에 걸쳐 600억원 이상의 비용을 들여 지난 1월 구축한 차세대 보험시스템 ‘e프론티어’의 각종 방법론과 솔루션 등을 채택해 신보험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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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생명은 이날 시스템 구축사업자인 LG-EDS시스템의 오해진 사장과 부사업자인 삼성SDS의 김홍기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신정보시스템 조인식을 가졌다.

임광식 금호그룹 금융시스템 담당상무는 “처음부터 시스템을 새로 구축한다면 25~30개월 동안 500억~700억원이 소요되겠지만, 삼성생명의 도움을 받아 레퍼런스 사이트를 채택함에 따라 12개월 동안 134억원만 들이면 된다”면서 “국내 IT자원을 낭비하지 않게 됐다는 점에서 국익에도 도움이 되는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말했다.

시스템재활용 사례로는 현대정보기술이 지난해 우리나라의 체신금융시스템을 베트남과 파키스탄에 수출했고, 금융권의 구조조정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정보시스템을 승계받은 경우는 있었으나 국내 경쟁업체끼리 선의의 ‘담판’을 통해 시스템노하우를 전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호생명과 LG-EDS·삼성SDS는 신보험시스템 구축과정에서 삼성생명 신보험시스템의 각종 장비·구축방법론·솔루션·보험정보프로그램·아키텍처·컴포넌트 등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일체와 구축 노하우를 채택, 약간의 최적화 작업을 진행하게 된다.

내년 6월 이 시스템이 완성되면 고객은 실시간으로 다양하고 신속한 보험정보를 받을 수 있고, 중도에 보험상품도 다른 것으로 바꿀 수 있게 된다. 또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중도특약에도 수시로 가입할 수 있게 된다. 금호생명측도 손쉽게 새로운 상품을 개발할 수 있으며 설계사에 대한 24시간 영업지원 및 고객관계마케팅(CRM)도 실시할 수 있게 된다고 LG-EDS측은 설명했다.

금호생명은 신정보시스템 구축으로 직원 1인당 연간 50시간의 업무시간이 단축되고 매년 7억원 정도의 사업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LG-EDS 금융사업부 박옥구 상무는 “이번 구축 모델은 차세대 보험시스템을 구축하려는 보험업계 전체에 파급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아울러 세계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국내표준을 만듦으로써 신보험시스템을 패키지로 해외에 수출하는 사례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보험시스템은 현재 삼성생명 외에도 대한생명과 교보생명이 500억~700억원을, 알리안츠 제일생명이 300여억원을 들여 구축했으며 나머지 보험사들도 구축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함영훈기자.박기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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