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준 지피컴 사장

세상 누구나 자신만의 독특한 이름이 있다. 이 이름은 자신을 결정짓고 남과 차별화 시키는 중요한 요소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기업이란 타인 또는 전혀 다른 개인들이 모여서 이루어진 하나의 유기체이다. 각기 개성을 가진 구성원들로 모인 기업이 다른 기업과 같을 수는 없다. 이들 회사에서 선보이는 제품도 마찬가지다.

독특한 기업이 문화와 특징 속에서 출시된 기업의 제품은 그 나름대로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자신만의 독특한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국내외 많은 굴지의 기업들은 자신들만의 브랜드를 소비자에게 인식시키기 위해 백방의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런 사실은 심심찮게 들리는 뉴스에서도 접할 수 있다.

코카콜라브랜드의 가치가 수백억 달러에 이른다는 소식은 아마 브랜드 마케팅에 대해 조금만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들었을 이야기라 생각된다.

또 국내 양대 맥주제조업체중 하나인 조선맥주가 자사의 제품인 하이트맥주가 공전의 빅 히트를 기록하자 사명을 아예 ’하이트’로 바꾼 사례만 보더라도 브랜드가 가지는 영향력은 상당하다는 것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브랜드 영향력 또는 브랜드파워란 소비자가 어떠한 특정상품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하나의 이미지이다. 많은 사람들은 특정상품을 들으면 하나의 브랜드 이미지가 떠오른다.

예를 들어 중형차를 생각하면 ’소나타’가 떠오르고 필름을 생각하면 ’코닥’이 떠오르는 일종의 연상작용이 바로 그러한 경우이다.

물론 많은 미디어와 정보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국한된 이야기일수도 있지만, 하나의 브랜드가 소비자의 머리 속에 각인되기까지 기업이 들인 노력과 자본은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다.

많은 기업들이 자신만의 브랜드파워를 만들고자 한다. 그 이유는 브랜드가 가지는 힘으로 타사 제품과의 차별화 시키는 것은 물론, 이를 통해 제값을 받을 수 있는 판로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일련의 움직임으로 인해 얻어진 수익은 연구·개발에 재투자되고 그로 인해 튼튼한 경영·생산구조를 가진 초우량 회사가 될 수 있다는 마케팅적 사고가 가능하게 된다.

그러나 컴퓨터 주변기기 업계는 이상하다고 생각할만큼 브랜드파워가 없다. 모든 업체들이 제품을 선보이면서 숫자와 알파벳으로 나열된 제품번호, 모델명만 있을 뿐, 브랜드를 알리는데는 큰 신경을 쓰지 않는다.

설령 주먹구구식으로 브랜드를 만들었을지라도 1~2년 이상 장기적인 관점에서 끌고 나가지 못한다.

더욱 개탄스러운 점은 브랜드파워가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업체들마저 종종 다른 업체가 만들어 놓은 브랜드파워에 무임승차하는 경우가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컴퓨터 주변기기 시장은 글로벌 무한경쟁 체제라는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대량생산, 기술력보다는 자신만의 색깔과 특징인 고유브랜드를 바탕으로 독특한 마케팅을 전개하지 못하면 도태와 퇴출로 이어진다는 얘기다.

각 업체 고유브랜드 성장은 주변기기 시장 발전이라는 대승적인 측면에서도 큰 도움이 된다.

일단 브랜드파워는 소비자에게 믿음을 준다. 한번 소비자의 신뢰를 얻은 상품은 경기가 침체돼도 꾸준하게 판매가 된다. 하루에도 수십개씩 쏟아지는 신제품속에서도 은은하게 생명력을 발휘하는 것은 브랜드파워가 있는 상품이다. 여기에 사후지원(AS)까지 탁월하다면 금상첨화다.

다시 원론적인 부분부터 점검해보자. 마케팅은 시대와 시장상황에 따라 그 의미가 변해왔다. 그러나 수많은 질곡속에서도 ‘소비자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제품을 자신만의 개성으로 판매해야 한다’는 중요한 진리는 변함이 없다.

지난해부터 계속된 경기침체로 대부분의 컴퓨터 주변기기들은 생존의 기로에 서있다. 목구멍이 포도청인 이들에게 브랜드파워 운운하는 것은 배부른 소리일 수 있다.

그러나 나만의 이름을 가진 나만의 제품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일을 게을리한다면 컴퓨터 주변기기 업계의 가까운 미래는 더욱 암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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