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의 차세대전산시스템 구축은 계정계 또는 기간계(보험)를 완전히 뜯어 고치는 방대한 작업. 이다건축물로 따지면 ’터닫기’로 표현된다. 터가 단단해야 후속 공정이 원활하듯 차세대전산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야 리스크관리시스템, 인터넷뱅킹시스템, ERP및 CRM등 단위 IT시스템도 일관된 연결고리를 갖게된다. 즉, 차세대전산시스템은 개별 금융기관의 미래 IT경쟁력을 가늠하는 ’IT청사진’으로 규정된다.

◈차세대전산시스템은 핵심 IT인프라 〓 차세대전산시스템 구축 논의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것은 시스템의 ’사상’이다. 해당 금융기관이 소매금융을 지향할 것인지 아니면 투자은행(기업금융)으로 특화할 것인지 그리고 종합금융그룹(유니버설뱅크)를 지향할 것인지에 대한 비전(목적)이 명확하게 도출돼야 그에 맞는 시스템 설계가 뒤따른다.

현재 중단되고 있는 한빛은행의 차세대전산시스템 프로젝트의 재개여부를 놓고 차세대시스템 ‘사상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금융지주회사의 사상을 고려하지 않은 시스템”이라며 공격하는 측과, “애초부터 유니버설 뱅크를 고려하고 설계했기 때문에 문제없다”는 방어논리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산업은행의 경우에는 업무특성상 ’투자은행’(Invetment Bank)에 맞춰 차세대시스템을 설계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내 은행들은 유니버설뱅크(종합금융그룹) 타입, 즉 소매금융과 투자은행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상하고 있다.

◈일본풍 탈피, 서구형 ‘전환’ 〓 금융권이 차세대전산시스템을 준비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은행권의경우, 지난 80년대 일본 은행들로 부터 무분별하게 받아들였던 주전산환경(일명 CAP기반)을 탈피하고, 세계경제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은행들의 IT시스템을 받아들이기 위한 목적이 가장 일차적인 이유다. 실제로 지난 1~2년동안 국내 은행들이 도입한 계정계시스템의 패키지(일명 코아뱅킹)들을 살펴보면 국민은행을 제외하고는 모두 서구은행들의 패키지를 채용한데에서 이같은 현상은 극명하게 드러난다.

주택은행은 지난해 6월, 미국 EDS의 코어뱅킹(Core Banking)패키지인 ’핀웨어’(FinWare)를 선정했으며,이를토대로 차세대시스템 구축에 나설 예정이다. 제일은행도 ‘핀웨어’ 패키지를 잠성 결정한 상태다. 산업은행은 지난4월 초 1년여의 작업끝에 호주FNS의 ’뱅스’(BANCS)를 기반으로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완료했다.

한빛은행은 지난해 초 엑센추어로부터 스페인계열의 은행에서 사용되는 ’알타미라’(Altamira)를 계정계 패키지로 택했었다. 차세대시스템을 준비중인 기업, 하나, 외환은행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구축비용, 1개 은행당 1000억원대 〓 차세대시스템은 규모자체가 방대한 만큼 이에 소요되는 비용도 천문학적이다. 은행권 시장 규모만 약 5000억~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주택은행은 약 2000억원을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에 쏟아부울 계획이다.

지난 99년만해도 차세대시스템 구축 비용은 500억~700억원선에서 논의됐지만 인터넷 금융거래 부문이 크게 증가함에따라 e비즈니스 전략까지도 차세대시스템상에서 구현해야 된다는 주문이 커져, 이제는 1000억원대를 훌쩍 넘고 있다. 여기에 외산 코어뱅킹패키지의 가격이 대부분 300억원대 이상으로 고가이고, 이를 구현할 외국계 컨설턴트의 인건비도 엄청나게 비싼 것도 원인이다. 사정이 여의치 않은 금융기관들로서는 적지않은 부담이다.

그나마 최근 FNS닷컴(대표 김재민)이 국내 코어뱅킹업체로는 유일하게 호주 FNS로부터 ‘한국형 K-버전’을 완전히 획득, 해외로열티 부담없이 저렴한 가격으로 차세대시스템 시장경쟁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이외에 국산 코어뱅킹업체로는 한국IMS(대표 임화)가 있다.

◈ 보험업계, 차세대시스템 열기 〓 보험업계에서는 ‘신보험시스템’이란 타이틀로 차세대시스템 구축이 활발하게 진행중이다. 지난 90년대 중후반 신보험시스템을 구축했던 보험사들은 다시 5~6년이 흘렀기 때문에 시기적으로도 신보험시스템 프로젝트가 필요할 때가 됐다.

교보생명이 지난 99년 한국IBM을 주사업자로 선정하고 ’신보험시스템’을 진행중이며, 생명보험업계 4위인 알리안츠제일생명는 동양시스템즈가 현재 구축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대한생명은 컴팩코리아와 동양시스템즈 컨소시엄을 선정, 약 700억원을 투입해 차세대 보험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박기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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