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이동통신 보급률은 매우 낮다. 지난해 휴대전화 가입자는 7250만명(올 3월말 현재 1억명 돌파)으로 세계 2위를 기록했으나 보급률은 일본의 41.4%, 미국의 29.6%에 비해 크게 뒤져 있다. 당연히 중국에 진출한 외국회사들을 제외하면 단말기제조기술 수준도 크게 자랑할 만한 수준이 못 된다. 단말기수요가 디지털 방식인 GSM이 주류를 이루고 CDMA도 올해 안으로 상용화될 예정임에도 대부분이 OEM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중국 정보통신당국은 이같은 상황을 타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중국에서 생산되는 휴대전화단말기의 수출비율을 60% 이상으로 규정하는 외에 2001년 하반기 이전에 부품 국산화율을 금액으로 따져 50% 이상을 요구하는 등의 조치로 장기적인 기술국산화 제고에 힘쓰고 있다.

잠재력에서 세계 최대인 중국의 휴대전화단말기 시장은 지난해 68.4%의 고성장을 실현했다. 총판매량은 3695만5800대를 기록했다. 총매출액은 676억9000만위안(元·10조8300억원)으로 휴대전화단말기 1대당 가격은 평균 1896위안(30만3300원)에 이르고 있다.

26~30세 청년층이 시장의 주요 소비그룹으로 분류됐다. 30% 가까운 29.8%로 나타났다. 사용자 연령층이 점차 낮아지는 것도 특징이다. 20세 이하의 사용자는 1999년에 5.2%에 지나지 않았으나, 2000년에는 7.3%로 2.1%P 중가했다.

사용자의 소득수준에서는 저소득층이 꾸준히 증가해 휴대전화 소비의 대중화가 두드러졌다. 1999년 월소득이 1000위안(16만원) 이하인 사용자가 전체의 12.8%를 차지했으나 2000년에는 이 수치가 16.9%로 껑충 뛰었다. 1001~2000위안(16만600원-32만원)의 월소득을 올리는 계층이 전체의 39.1%를 차지, 가장 많은 사용자계층으로 분류됐다.

브랜드 면에서는 모토롤러·노키아·에릭슨 등 3대 외국메이저의 독과점이 여전했다. 각각 31.1%, 26.9%, 14.7%로 총 72.2%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들 빅3의 시장 점유율은 1998년의 90% 이상, 99년의 82.7%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으로 향후 더욱 축소될 전망이다. 빅3 다음으로는 지멘스, 삼성, 필립스, 파나소닉 순으로 8.9%. 5.4%, 3.6%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매출액 상위 6개사가 전원 외국회사인 셈이다.

그렇다고 시장에 토종메이커 제품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점유율은 1위 보다오(波導·버드), 2위 커젠(科健), 하이얼(海爾)이 겨우 1%에도 미치지 못하는 0.8%, 0.6%, 0.5%를 기록하고 있을 뿐이다. 중국의 휴대전화단말기 메이커가 수십개에 이른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실망을 넘어 절망적인 수준이라 할 수 있다.

국내외 30여개 메이커들이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만큼 경쟁은 치열했다. 이 가운데 기술경쟁은 그 어느 경쟁보다 치열해 점유율 선두인 모토롤라의 경우 하드웨어와 칩, 각종 응용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해 13억위안(2080억원)을 연구개발비로 투입했다. 노키아와 에릭슨도 예외는 아니었다. 은연중 선두를 노리는 시장점유율 2, 3위의 메이커라는 사실이 무색하지 않게 각각 9억위안(1440억원)과 8억위안(1,280억원)을 기술 개발에 쏟아부었다. 지멘스와 필립스는 연구개발센터를 주로 중국에 설립한 경우로 제품 생산을 OEM 등에 의존했다.

브랜드 경쟁과 가격 경쟁에서는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방식이 주로 채택됐다. 모토롤러가 TV광고시 사회공익활동을 강조한 것이나 일부 메이커가 전자상거래를 이용한 것은 그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판매 경쟁과 서비스 경쟁도 뜨거웠다. 2000년 4월 가판대를 통해 판매에 나선 하이얼과 인터넷소비자 클럽을 통해 애프터서비스에 나선 모토롤러의 노력이 돋보였다.

이동통신 운영시장은 차이나모바일(中國移動通信·중궈이둥퉁신)과 차이나유니콤(中國聯通·중궈롄퉁)이 독점하고 있다. 업무 총량은 지난해 11월말 현재 2338억7000만위안(37조4190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대비 79.3% 늘어난 것으로 휴대전화단말기 시장보다 성장률이 높다.

그러나 업무량 등의 각종 지표를 비교해보면 양사의 차이는 확연하다. 지난해 11월말까지 업무량에서 9.2 대 1을 기록, 차이나모바일이 압도적 우세를 나타냈을 뿐 아니라 휴대전화사용자, 통화시간, 횟수 등 모든 분야에서도 상황은 비슷했다. 시장점유율 72.46% 대 27.54%의 차이는 이처럼 큰 것이다.

차이나모바일이 양사가 독점하는 경쟁에서 압도적 우세를 유지하는 것은 무엇보다 모기업인 차이나텔레콤(中國電信·중궈디엔신)의 장기간 독점경영에 따라 사업 기간이 길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시장 및 경영관리, 기술축적, 자본적립과 네트워크 확충 둥에서 우세를 보인 것도 압도적 경영 성과의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차이나유니콤으로서도 상황이 마냥 비관적인 것은 아니다. 투자효율을 극대화하는 네트워크 일체화, 유연한 요금정책을 이용한 번들 서비스 등은 우선 가장 뚜렷한 장점으로 꼽힌다. 올해 시작할 CDMA서비스 실시, 차이나유니콤보다 2.68배나 빠른 사용자 발전속도와 6배 가까운 자본의 생산효율 등도 마찬가지다. 차이나유니콤이 언젠가는 차이나모바일의 독주에 제동을 걸 것으로 기대할 수 있는 요인이다.

따라서 양사가 시장을 독점한다고는 하지만 경쟁은 보다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의 경쟁은 우선 가격에서 두드러졌다. 칼자루를 쥔 쪽은 차이나유니콤이었다. 정부가 인정한 10% 내의 요금조정권을 십분발휘, 일부 약세지역에서의 요금인하, 이른바 패키지요금 같은 변화된 가격인하 방법으로 경쟁을 주도했다.

업무확장에서도 경쟁은 치열했다. 맹렬하게 선두를 추격하는 차이나유니콤이 휴대전화단말기를 통해 전자이메일 등의 이동상황을 확인해주는 우편 네트워크를 본격 선보이자 차이나모바일은 전세계를 커버하는 WAP서비스로 대응했다. 양사 공히 이동통신 기술에 인터넷정보 탐색기능을 하나 더 추가한 것으로 첨단기술을 응용한 서비스의 무한경쟁 가능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업무확장 경쟁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있다. 기존의 토막뉴스 제공, 데이터 교환, 멀티미디어 서비스, IP전화카드 사업에까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멀티미디어 서비스와 IP전화카드 사업은 현재 시장이 크게 확산되는 추세여서 양측의 정면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양사의 경쟁은 판촉이나 광고 등에서도 한치의 양보 없이 전개되고 있으나 어느 한 쪽이 기세를 누그러뜨릴 조짐을 보이지 않아 고객과 신문·방송 등 언론매체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2001년 이후 휴대전화단말기 시장은 대규모 진지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모토롤러·노키아·에릭슨 등 빅3는 과거의 독점적 지위를 만회하려고 거대한 자금과 기술력을 쏟아부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삼성·필립스 등 2위 그룹과 중국업체들은 이들이 사수할 진지의 완전한 와해와 틈새를 겨냥한 전략을 통해 진지참여의 교두보를 확보하려고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볼 때, 2001년의 휴대전화사용자는 적어도 1억955만명에 이를 가능성이 크다. 2002년과 2003년, 이 는 다시 1억2939만명과 1억4051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휴대전화단말기의 총수요량 역시 2001년 5880만대에서 2002년 6363만대, 2003년 7583만대로 늘어날 수 있을 것이다. 총공급량은 각각 6480만대, 6999만대, 8441만대로 예상되고 있다.

가격은 하락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2001년 대당 1817위안(29만원)을 거쳐 2002년 1376위안(22만원), 2003년 1042위안(16만6000원)으로 서서히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994년의 8163위안(130만원)에 비하면 거의 상전벽해의 변화라 할만 하다.

이동통신운영시장은 일단 차이나모바일의 게속되는 상대적 우세가 예상되나 시간이 지날수록 일방적 압도는 어려울 것 같다. 차이나유니콤의 CDMA사업 개시와 2002년을 기점으로 계속 상용화의 길을 걸을 TD-SCDMA 등 제3세대이동통신의 존재가 변수로 떠오를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이동통신을 이용하는 데이터통신 서비스가 짧으면 5년내에 음성서비스 업무를 초과할 것이라는 전망과 WAP휴대전화 사용자의 급증 가능성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정리=베이징홍순도특파원mhhong@mail2.a-1.net.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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