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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전망] 데이터 요금제와 제4이동통신


[이슈와 전망] 데이터 요금제와 제4이동통신
홍진표 한국외대 정보통신공학과 교수

데이터중심 요금제는 KT가 선두로 도입한지 1개월만에 고객의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이통 3사 도합 217만2000명이 가입해 이동통신 시장이 전화에서 데이터 위주로 재편되는 분위기다. 무제한 유무선통화와 문자, 그리고 300MB 데이터 이용요금으로 2만9900원(이하 부과세 제외)에서 출발해, 이통사별로 다소 다르지만, 대략 2GB까지는 GB당 5000원, 이후 10GB까지는 2500원, 이후 30GB까지는 2000원(기본제공량 소진후 속도를 제한하며 매일 2GB까지 추가 제공하는 사실상 무제한 데이터) 꼴이다. 미국과 달리 데이터 요금 단가는 올리지 않은 채 음성통화 무제한 이용이 가능해졌다.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단통법이 실시된 후 단말기 보조금에 의한 가입자 쟁탈전에서 요금경쟁으로 전환되는 양상이고, 단말기 가격 거품이 제거 효과가 나타나고 있고, 약정할인에서 순액요금으로 보다 합리적인 소비를 유도하는 요금제로 이행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약간의 요금 인하와 저가 요금제로의 전환 유인 효과가 있지만, 무엇보다도 음성 위주에서 데이터 위주의 통신으로 패러다임 전환 의의가 크다. 음성시장을 잠식한다고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인 mVoIP 이용을 제한해왔던 관행은 효력을 상실하고, 과도한 트래픽을 유발하기 때문에 망 투자비용을 분담해야 한다는 불평 대상이던 포털과 스마트 TV 제조사는 매출 증진의 동반자가 된다. 인터넷의 개방성과 망 중립성은 저절로 증진되어 새로운 서비스와 응용 창출 기반이 확고해진다.

한편, 구글은 지난 4월 22일 미국에서 개시한 이동통신 서비스 '프로젝트 파이(Fi)'를 개시했다. 월 20달러에 음성, 문자 서비스를 120여개국에서 무제한 이용할 수 있으며, GB 당 10달러로 국내 및 국제 로밍에 쓸 수 있으며, 남은 데이터 용량은 다음달 요금으로 환불하는 인터넷 철학에 부합하는 원칙적인 요금제를 도입했다. 특히, 무료 WiFi를 우선시하면서 T-모바일과 스프린트 망 중에서 신호강도가 센 네트워크 선택하여 끊김 없는 연결을 제공하여 통신사업자로부터 이용자를 독립시켰다.

이통사 관계자들은 프로젝트 파이가 국내에서 요금 경쟁력을 갖출 수 없을 것이라 희망섞인 전망을 내놓지만, 과연 MVNO로 들어와 사업을 개시했을 때 미국시장 요금을 고수한다 예단할 수 없다. 더욱이 구글은 전 세계에 걸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고, 구글 클라우드와 플랫폼, 구글 페이, 구글 오토, IoT와 함께 진입할 것이다. 구글은 늘 그래왔듯이 이동통신시장 자체가 아니라 더 많은 디바이스에 구글 플랫폼을 장착하고 이용하게 해서 광고 수입을 증진하는 일에 더 관심이 있을 것이다. 사진/동영상를 무제한 저장하고 평생 무료를 쓰는 '구글 포토'를 5월말 런칭하면서 드롭박스, 아마존, 애플을 궁지에 몰아넣듯 파괴적 요금과 방식으로 지금껏 보지 못한 혁신적 서비스 꾸러미를 들고 와서 국내통신시장을 혼란에 빠뜨릴지 모른다.

사업자간에 요금 차별화가 미흡해선지 데이터중심 요금제 가입자 유치도 절묘하게 5:3:2 구조가 유지됐다. 이통 3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제4이동통신사업자 선정은 국민을 바라보고 국가 미래를 견인하기 위해 차질없이 추진돼야 한다. 단통법 실시와 데이터중심 요금제 전환으로 환경은 성숙됐다. 통신요금 인가제 폐지와 함께 조속히 추진하여, 내부적으로는 지난 10년간 고착화된 이통 3사의 묵시적 담합 구조를 혁파하여 요금과 서비스 경쟁을 촉진하고,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플레이어의 공세에 대응할 수 있게 체질을 강화해야 한다. 신규 이동통신사업자에게 과감하게 진입장벽을 낮춰 성공적으로 정착시켜 파괴적 혁신자로 등장시키는 일은 시장원리를 훼손하는 일이 아니라 국가적 과제로 봐야 한다.

홍진표 한국외대 정보통신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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