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두 특검법을 '이재명식 특검법'으로 규정하고 "위헌적 독소 조항은 유지하면서 이름만 바꾸는 용어 혼란 전술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전날 전체회의에서 김 여사 의혹 상설특검법과 마약수사 외압 의혹 상설특검법을 야당 주도로 처리한 바 있다. 김 여사 의혹 상설특검법은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과 명품가방 수수 의혹, 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 대통령 집무실 이전 관련 의혹, 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 등을 수사 대상으로 한다. 마약수사 외압 의혹 상설특검법은 2023년 1월 말레이시아인 마약 조직원들이 국내에 필로폰을 밀반입할 당시 세관 직원들이 보안검색대를 통과하도록 도운 혐의를 경찰이 수사하는 과정에서 외압이 행사됐다는 의혹을 들여다 보는 게 골자다.
그러나 권 원내대표는 이들 특검법을 겨냥해 "정적 제거를 위한 보위부 설치법이자 조기 대선을 겨냥한 선전선동부 설치법과 다름없다"고 쏘아붙였다. 그는 "민주당은 이미 지난해 상설특검 관련 국회 규칙을 날치기 통과시켜 여당의 특검 후보 추천권을 원천 봉쇄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임명될 특별검사는 이재명의 오른팔이냐, 왼팔이냐의 차이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 자객에게 인지 사건 무제한 수사권과 피의사실 실시간 공표 권한을 부여하는 특검법은 그 자체로 입법 내란 행위"라며 "음식이 상했다고 지적하니 포장 용기만 바꿔서 다시 가져오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 대표는 국민 앞에서는 성장과 안정, 민생을 운운했지만 정작 돌아온 것은 정쟁용 특검 난사"라며 "그 결과 연금개혁, 반도체특별법 제정, 간첩법 개정과 같은 민생 법안들은 모두 뒷전으로 밀렸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 대표의 폭주가 지속될 수 있었던 최대 후원자는 우원식 국회의장"이라며 "국회법과 관례를 모두 무시하고 오직 정략적 목적으로 일방 통과된 위헌 법률들을 꼬박꼬박 상정하고 있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권 원내대표는 우 의장에게 남은 임기 동안이라도 의장으로서의 책임을 보여 달라며 특검법을 상정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그는 "이미 '당파적 의장'의 대명사라는 오명을 남겼다"며 "위헌 특검법들을 상정하지 않는 것은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퍼부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이재명 세력의 겁박과 기만에 단호히 맞서겠다"며 "목적과 내용, 그 과정까지 모두 위헌적인 '이재명식 특검법' 부결에 당론을 모으겠다"고 다짐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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