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관심사는 이 나라를 보다 균형 있게 발전시켜 보다 충실하고 질 높은 번영으로 이끌어 영광스러운 국가, 자랑스러운 민족으로 만드는 것에 내가 어떻게 기여해야 하는가에 있다."(아산 정주영 선대회장)
오는 21일 고(故) 아산 정주영 현대그룹 선대회장의 23주기를 맞는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도전과 개척정신, 창의적인 그의 발상은 오늘날 한국이 세계 10대 경제 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범현대가 일가는 정 선대회장의 24주기를 앞두고 20일 오후 7시 서울 청운동 자택에 모여 제사를 지냈다.
이날 청운동 자택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비롯해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 정몽원 HL그룹 회장,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 정성이 이노션 고문, 정몽훈 성우전자 회장, 정몽용 현대성우홀딩스 회장, 정몽석 현대종합금속 회장, 정몽일 현대미래로그룹 회장 등이 참석했다.
범현대가는 2023년부터 정 명예회장과 부인인 변중석 여사의 제사를 따로 지내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은 지난 2001년 청운동 자택을 상속받았고, 2019년 아들인 정의선 회장에게 소유권을 넘겨줬다.
정 선대회장의 도전 역사는 자동차와 함께 시작됐다. 1940년자동차 정비소 아도 서비스를 설립했고 6년 뒤인 1946년 현대자동차공업사로 명칭을 변경했다. 사명에 '현대'가 들어간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정 회장은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는 기간산업 중에서 자동차 제조업을 으뜸이라고 생각해 첫 사업으로 자동차를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게 탄생한 독자 생산 첫 모델이 1975년 12월 생산된 '포니'로, 1986년엔 미국에 첫 수출됐다.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판매 3위 기업으로 올라선 역사의 시작이었다.
1970년 완공 이후 서울부터 부산까지 한국의 중심을 연결하고 있는 경부고속도로도 정 선대회장의 도전과 혁신이 맺은 결실이다. 경제 발전을 위해 전국을 잇는 길을 닦은 것으로, 완공 후 금탑산업훈장을 수여 받았다. 경부고속도로는 한국 경제 고속 성장의 동력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이후 정 선대회장은 해외 사회간접시설 건설까지 수주하며 현대건설의 기술력을 널리 알렸습니다. 그 시작은 1976년 사우디아라비아 동부 유전지대인 주베일 지역의 산업시설을 위한 신항만 공사로, 세계 건설업계에서 '20세기 최대의 역사'로 손꼽히는 거대 프로젝트였다. 상대적으로 신생 업체인 현대건설의 도전은 무모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정 선대회장은 성공적으로 공사를 마쳐 경쟁력을 입증했다.
국내 최초의 현대식 조선소인 울산조선소도 정 선대회장의 뚝심에서 비롯됐다. 1974년 조선소 건설과 유조선 건조를 동시에 해내는, 전 세계 조선사의 유일무이한 기록을 세웠다.
소양강 다목적댐도 정 선대회장의 남다른 발상을 통해 완성된 결과물이다. 소양강 다목적댐은 1967년부터 1973년까지 6년에 걸쳐 만들어진 댐으로, 당시 설계와 기술 용역을 맡았던 일본의 유명 업체는 콘크리트댐을 제안했다. 그러나 정 선대회장은 비용도 비싸고, 지형 특성에도 맞지 않는다며, 대신 철근과 시멘트 대신 주변에 널린 모래와 자갈을 대안으로 내놓았다. 결국 일본 업체는 재조사를 통해 사력댐이 최선이라는 것을 인정했고, 이로써 국가 예산 30%를 절감하며 댐을 성공적으로 건설했다.
정 선대회장은 한국 경제 발전과 함께한 기업인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일에도 그 누구보다 적극적이었다. '우리 사회의 가장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는 신념 하에 자신의 호인 '아산'을 딴 사회복지재단을 설립했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은 아산병원으로 대표되는 의료를 비롯해 장학, 복지, 학술 연구 등의 사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정 선대회장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과 개척 정신으로 자동차뿐 아니라 건설, 철강, 조선 등의 산업을 일으키며 한국을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이끌었다는 평을 받는다. 그의 정신과 통찰력은 4차 산업혁명으로 급변하는 지금의 시대까지 관통하고 있다.
"우리는 원대한 꿈과 긍정적인 청사진을 가지고 미래를 내다 보아야 한다. 모든 일에 항상 열심히 노력하는 이는 '좋은 때'를 결코 놓치지 않아 도약의 뜀틀로 쓰고, '나쁜 때'도 때가 나쁘다고 기죽는 대신 눈에 불을 켜고 최선을 다해 수습하고 비켜가고 뛰어넘어 다음 단계의 도약을 준비한다. 일에 임할 때 날마다 계획을 짜고, 또 매달 계획을 세우고, 매년 계획을 세우면서 생활해야 발전이 있다."(아산 정주영 선대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