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T, 간 섬유화 진행 억제하는 '19c' 개발
임상연구 통해 간 질환 치료제 개발 기여
국내 연구진이 간 섬유화를 치료할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안진희 화학과 교수 연구팀과 김하일 KAIST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간 섬유화 발현을 억제하는 새로운 신약후보물질 '19c'를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간 섬유화는 간 세포 손상으로 세포외기질(ECM)이 과도하게 축적되면서 간 구조와 기능이 망가지는 질환이다.주요 원인으로 장기적인 알코올 남용과 비만으로 인한 대사질환, 자가면역성 간 질환, 바이러스성 간염 등을 꼽을 수 있다. 간 섬유화가 심해지면 간경병증이나 간암으로 발전할 수 있어 조기 치료가 필수적이다.
현재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치료제는 '레스메티롬'이 유일한데, 개선 효과가 제한적인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세로토닌 수용체 '2B' 길항제로 작용하는 신약후보물질 '19c'를 발굴했다. 길항제는 수용체의 작용을 억제하는 물질이다.
발굴된 19c는 간에 위치한 간별상세포에서 세로토닌(행복감과 만족감을 전달하는 신경전달물질) 수용체의 작용을 차단해 섬유화 진행을 효과적으로 억제한다. 또한 정상 세포에 대한 세포 독성을 보이지 않는 등 강력한 항섬유화 효과와 안전성이 우수하다.
연구팀은 19c를 간 섬유증 동물 모델에 주입한 결과, 섬유화와 관련된 단백질들의 발현을 억제하고 세포외기질(ECM)의 축적을 현저히 감소시키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말초 조직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해 중추신경계에 미칠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했다.
안진희 GIST 교수는 "19c는 강력한 항섬유화 효능과 안전성을 동시에 갖춘 약물로 간 섬유화 치료제 개발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이라며 "앞으로 임상연구를 통해 안전성과 효능이 입증되면 실질적인 치료제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의약화학저널(JMC)' 지난 6일자에 게재됐다.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광주과학기술원(GIST)는 간 섬유화 치료를 위한 새로운 신약후보물질 '19c'를 발굴했다. 안진희(왼쪽부터) GIST 교수, 김하일 KAIST 교수, 윤지현 GIST 박사, 최원일 전북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