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반년 만에 5000건을 넘겼고, 서울 집값이 3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보였다. 토지거래허가제에서 풀려난 강남권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동)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속출했다. 구역 해제의 직접수혜를 받지 않는 경기도를 비롯한 전국 집값도 하락 폭을 좁힌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월 서울 아파트 매매 신고 건수는 이날 기준 5171건이었다. 작년 8월 이후 가장 많은 수치로, 보름 가까이 남은 신고기한 동안 6000건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아파트 월별 매매 거래량은 지난해 7월 9224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조치 등의 영향으로 같은 해 8월 이후 3000건대에 머물렀다.
역시 토허구역 해제의 직접 영향권인 강남3구의 거래량이 크게 늘어났다. 이날 현재까지 2월 거래량이 가장 많은 곳은 송파구로 438건이 신고됐다. 또 강남구는 429건으로 직전월인 1월(198건)의 2배 수준으로 거래량이 급증했다. 서초구도 238건으로 1월(199건)보다 거래건수가 늘었다.
이밖에 '마용성'으로 묶이는 마포구(162→290건), 용산구(69→106건), 성동구(180→326건)도 한달 새 거래가 급증했다. 강남권과 가까운 강동구(190→344건)도 한달새 2배 가까이 거래가 증가했으며 전체 자치구 중 세번째로 많은 거래량을 보였다.
서울시에 따르면 토허구역 해제 후 30일(2월13일~3월14일) 동안 잠삼대청 아파트를 전수조사한 결과 . 토허제 해제 전 30일간 107건이었던 거래량은 해제 후 30일간 184건으로 72% 늘었다. 이들 아파트 평균 가격은 28억2000만원으로, 해제 전 30일 평균 가격 27억2000만원보다 1억원이 올랐다. 구역 해제 이전보다 수억원씩 오른 신고가거래도 속출했다.
서울 강남권에서 시작된 집값 상승세가 서울 전역은 물론 경기도 아파트 거래량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경기도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이달 17일까지 신고된 2월 경기지역 아파트 거래량은 9105건이다. 지난해 11월부터 6000∼7000가구대에 머무르고 있던 월간 거래량은 지난해 8월 이후 6개월 만에 1만건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경기 내에서 강남과 인접한 곳의 아파트 거래량부터 증가하고 있다. 이날 기준으로 과천의 2월 아파트 거래량(118건)은 1월(54건)의 2배를 넘어섰다. 하남시 거래량은 254건으로 1월(139건)보다 이미 83%가 많다. 성남시 거래량은 545건으로 역시 1월(308건)보다 77% 늘었다. 미분양이 급증해 관리지역으로 지정된 평택시 아파트 거래량마저도 2월 현재 420건으로 1월(368건) 거래량보다 많은 상태다.
한국부동산원이 공개한 '2월 전국 주택 가격 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주택(아파트·연립주택·단독주택 포함) 매매 가격 지수는 전월 대비 0.18% 상승했다. 수도권 내에서 경기(-0.10%)와 인천(-0.20%)은 하락세를 이어갔지만 서울의 상승 폭에 힘입어 수도권(-0.06%→-0.01%) 전체로는 하락 폭을 좁혔다.지방(-0.14→-0.10%)도 하락 폭이 축소됐다.
전세를 끼고 주택을 사들이는 '갭투자'가 늘어나는 것도 이런 추세에 영향을 주는 모습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강남3구의 갭투자 추정 거래는 작년 12월 61건에서 올해 2월 134건으로 증가했다.
토허제 해제의 부작용이 커지면서, 서울시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등에 대한 검토에 나섰다. 아울러 국토부와 서울시는 합동 현장점검반을 가동하고 강남3구와 마용성 지역 시장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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