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Cars] 광활한 내부에 EV 실용성 더해…패밀리카 찾는다면 답은 `아이오닉9`

입력: 2025-02-21 23:20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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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아이오닉9'
보조금 더하면 6000만원 초반대 가격
디지털미러로 궂은 날씨에도 시야확보
회생제동·i-페달로 주행가능거리 UP
V2L기능으로 배터리 전력 끌어 사용

[돈+Cars] 광활한 내부에 EV 실용성 더해…패밀리카 찾는다면 답은 `아이오닉9`

아이오닉 9 주행 사진. 현대차 제공

2·3열을 모두 폴딩하면 성인이 다리르 쭉 뻗고 누워도 여유롭다. 임주희 기자

문을 열자 광활하면서도 아늑한 내부가 펼쳐졌다. 6인 가족이 타도 충분할 뿐 아니라 시트를 전부 폴딩하면 성인 2명이 다리를 쭉 뻗고 누워도 될 정도의 공간이었다. 근데 배터리 전력을 외부로 끌어다 쓸 수 있는 V2L 기능까지 지원해 캠핑에도 유용하니 아빠들의 지갑이 절로 열리지 않을까 싶다. 말리는 가족들에겐 "일단 시승 한 번 해봐" 이 말 한마디 자신 있게 꺼내면 될 것이다.

수직으로 떨어지는 뒤태라인. 임주희 기자

올해 현대자동차의 가장 큰 기대작이라 하면 '아이오닉 9'이 빠질 수 없다. 브랜드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플래그십 대형 전기 스포츠실용차(SUV)이라는 점에서도 눈길을 끌지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판매량이 주춤하는 중에 플래그십 전기차를 선보이니 자칫 국내 시장에서 부진했던 기아 EV9의 길을 따라가는 것은 아닐까 싶은 우려도 있다.

시장의 걱정에 현대차는 가격으로 답했다. 아이오닉 9의 판매 가격은 7인승 6715만원, 6인승 6903만원부터로 책정됐다. 전기차 보조금을 더하면 실구매가는 6000만원 초중반대로 낮아진다. 올 초 완전변경으로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보다 1000만원가량 더 비싸다.

전기차이니 가격이 높은 건 어쩔 수 없지만, 과연 팰리세이드 말고 아이오닉 9을 사야 될 이유가 있을까 묻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한 답은 넉넉한 실내 공간과 V2L 등 전기차의 편의성이다.

아이오닉 9을 시승하기 위해 도어 손잡이를 여니 감탄부터 나왔다. 실내는 정말 넓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9을 설계할 때 '보트'(Boat)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단순히 저항을 최소화하는 날렵한 외관에서 본뜬 것만이 아닌 실내도 아늑한 고급 보트 같았다.

아이오닉 1열 모습.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와 칼럼식 기어 레버 등이 적용돼 있다. 임주희 기자

운전자가 머무는 1열이 편안한 것은 당연하다. 풀옵션이기에 프리미엄 릴렉션 독립 시트와 후석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이 갖춰진 2열도 집에 있는 소파 같이 편안한 것도 그럴 수 있다. 놀라운 것은 3열이었다. 짐칸 용도로 사용하거나, 어린 자녀를 태우는 정도에 그친 3열은 성인이 앉아도 레그룸과 헤드룸이 여유로웠다. 시승행사에서 만난 기자들은 남녀노소 구분 없이 입을 모아 3열이 넓다고 호평했다.

2열에서 3열을 바라본 모습. 성인이 앉아도 레그룸과 헤드룸이 넉넉했다. 임주희 기자

이러한 실내 공간은 동급 전기차 중 최고 수준의 휠베이스(3130㎜)와 3열까지 확장된 플랫 플로어가 구현했다. 전기차이기에 엔진 소음이나 진동이 없어 차를 세워두고 히터를 켠 다음 2·3열 시트를 전부 폴딩하고 자면 딱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3열 시트는 트렁크에 있는 버튼을 조작해 자동으로 접었다 펼 수 있다.

주행 성능도 빼놓을 수 없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차는 무겁지 않고 빠르게 속도를 내며 운전자와 호흡했다. 코너링에서도 한쪽으로 쏠리는 느낌 없이 안정적이었다. 눈이 많이 오는 궂은 날씨였지만 디지털 센터 미러와 디지털 사이드 미러가 적용돼 시야 확보는 안정적이었다.

특히 주행 환경이 정숙했다. 고속 주행에서도 풍절음이 크지 않았다. 아이오닉 9에는 노면 소음을 개선하기 위해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로 불리는 ANC-R 기능이 적용돼 노면 소음과 반대되는 위상의 소리를 스피커로 출력해 노면 소음을 상쇄했다. 또 도어 프레임 A필러에 강성 발포체 적용으로 도어 강성을 확보하고, 실링 성능도 개선해 고속 주행 시 풍절음을 저감했다.

시인성이 우수한 디지털 사이드 미러가 적용돼 눈이 와도 시야 확보가 안정적이었다. 임주희 기자

전기차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는 주행가능거리는 만족스러운 수준이었다. 아이오닉 9은 110.3kwh 용량의 NCM(니켈·코발트·망간)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최대 532㎞ 주행 가능하다. 실제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경기도 양평의 한 카페까지 약 50㎞가량 주행했을 때 전비는 4.8㎞/kwh가 나왔다. 배터리는 출발할 때 93%에서 도착하니 86%로 떨어졌다. 배터리 7% 당 50㎞를 갈 수 있는 것이니 실주행가능거리는 600㎞를 대폭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충전 압박 없이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EV 루트 플래너 기술로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설정하면 충전소와 목적지에 설정한 배터리 잔량(SOC)에 따라 실시간 교통 정보와 충전소 정보를 반영해 어디서 충전해야 하는지 최적화된 경로를 제공한다. 아이오닉 9은 350㎾ 급 충전기로 24분 만에 배터리 용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회생제동을 최대로 해 원페달 드라이빙이 가능한 i-페달 모드를 실행하면 주행가능거리도 올라갈 뿐 아니라 다리의 부담도 덜 수 있다. 이번에 새로 적용된 스마트 회생 시스템 3.0은 전방 차량의 주행 상황뿐 아니라 과속 카메라, 교차로, 커브길, 과속방지턱 등 다양한 교통 정보를 토대로 자동으로 회생제동량을 조절해 준다.

아이오닉 9은 기존 전기차 고객뿐 아니라 대형 SUV를 원하는 고객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실용성과 공간활용성을 갖췄다. 가족과 함께 먼 곳으로 캠핑을 떠나도 끄떡없는 배터리 용량과 여유로운 공간을 갖췄기에 패밀리 SUV를 찾는 고객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외관 디자인의 경우 일자형 주간주행등, 수직으로 떨어지는 뒤태라인 등 다소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글·사진=임주희기자 ju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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