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정책금융 조기 집행을 목표로 오는 4월 말까지 122조원 이상의 자금을 산업 현장에 공급하기로 했다. 지난해 말(109조3000억원)보다 13조원 늘어난 규모로, 정책금융기관 연간 공급 계획의 60%를 상반기 내에 달성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19일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주재로 개최한 '정책금융기관 조기 집행 점검회의'에서 상반기 중 자금 집행 확대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김 부위원장은 정책금융기관별 자금 집행 현황을 점검하며 자금 집행 확대가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독려했다. 그는 "3월부터는 각 기업의 재무제표가 순차적으로 확정되고 본격적인 설비투자가 시작되는 만큼, 산업 현장에도 활기가 가득하도록 금융위와 정책금융기관이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5개 정책금융기관(산은·수은·기은·신보·기보)은 3월 말까지 88조원의 자금을 공급한 이후, 4월 말까지 122조원 이상의 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수출입은행의 목표치가 추가됨에 따라 연초 주요 현안 해법회의에서 4월까지 최대 10조원 규모로 공급한다고 밝힌 것보다 3조원가량 규모가 늘었다.
올해 들어 정책금융기관의 자금 집행은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지난 14일까지 전년보다 17%(4조9000억원) 증가한 총 33조원의 자금을 공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부위원장은 정책금융 조기 집행이 중요하다며 "2%대 저성장이 고착화인 가운데, 올해 실질성장률 전망치가 1%대로 하향되는 등 경제전망도 밝지 않다"며 "실물경기 회복 속도가 늦춰지면 산업 생태계 구성 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밖에 없는 만큼 정책금융이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신 중심의 총 공급액뿐 아니라 지분투자 확대를 위한 정책펀드의 결성도 예년보다 빠르게 진행됐다. 올해 3년차를 맞이한 연 3조원 규모의 혁신산업 육성·스케일업 목적 펀드인 '혁신성장펀드'는 예산안이 확정된 직후인 지난해 12월 조성 계획을 조기에 발표한 데 이어, 지난 10일에 모펀드 운용사 선정을 마무리했다.
이는 지난 2023년(3.31일), 지난해(4.5일)와 비교해 2개월가량 빠른 것으로 산업 현장에 자금이 실제 공급되는 속도도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산업은행은 정부의 산은에 대한 자본금 증자가 실제로 집행되기 전인 지난달 24일부터 4조2500억원의 '반도체 설비투자지원 특별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반도체 산업을 영위하는 기업이 설비투자를 할 때 산은을 통해 2%대 국고채 수준 금리로 자금을 대여받을 수 있다. 지난해 7월 산업은행의 자체 여력으로 먼저 제공된 프로그램을 이용한 기업의 경우 새로 생긴 프로그램으로 재원변경을 진행할 수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