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대부분 지급여력 하락
삼성, 2023년比 8%p↓ 265%
KB손보는 200% 아래로 빠져
중소형社 150% 이하 가능성
삼성, 2023년比 8%p↓ 265%
KB손보는 200% 아래로 빠져
중소형社 150% 이하 가능성
삼성화재가 지난해 업계 첫 순익 '2조 클럽'을 달성했지만, 건전성 지표는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실적을 발표한 보험사들도 최대 실적을 거두면서 지급여력(K-ICS·킥스) 비율은 급감했다. 새 계리가정 도입으로 건전성 관리가 깐깐해지면서 킥스 하락을 방어하기 위한 자본 확충에 속도를 높일 전망이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의 지난해 말 기준 킥스는 265%로 1년 전(273%)보다 8%포인트(p) 하락했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15.6%p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킥스는 보험회사의 재무건전성 지표로, 보험금을 일시에 청구할 때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는 회사의 자금 여력을 나타낸다. 금융당국은 150% 이상, 보험업법에서는 100% 이상을 각각 권고한다.
앞서 금융지주 보험 계열사 역시 건전성 악화 방어에 실패했다. KB손해보험과 KB라이프생명의 킥스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188.1%, 265.3%로 각각 전년보다 27.8%p, 64.5%p 줄었다. KB손해보험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203.7%로 전분기보다 1.1%p 증가했다가, 지난해 4분기 들어서 200% 아래로 내려왔다. 신한라이프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전년보다 44%p 줄어든 206.8%였다.
보험업계에서는 일부 중소형 보험사의 경우 예상보다 킥스가 급감해 150%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도 크다고 본다. 보험사들의 킥스 방어 부담이 늘어난 건 지난해 하반기 시작된 금리 하락기와 함께 새로운 계리가정을 반영한 영향이 겹쳤던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수익성에 매몰돼 무·저해지 등 일부 보험 상품에 대한 해지율을 보수적으로 잡도록 했다. 건전성 관리를 우선해 완납 직전까지의 해지율을 과도하게 높게 가정하는 것을 제한해, 미래 핵심 수익성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을 부풀리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당국은 새 계리가정을 도입하면 결산 시점에 보험사의 킥스가 상반기(217.3%) 대비 약 20%p 줄어들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보험사들은 연초부터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자금 조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킥스를 끌어올릴 수단으로 후순위채권 등 자본성증권을 잇달아 발행하고 있다. 한화손해보험이 지난달 5000억원 규모로 후순위채권을 발행했으며, 이달 들어 DB생명과 메리츠화재도 각 3000억원 규모로 발행을 마쳤다. 이 밖에 DB손해보험도 4000억원 규모로 후순위채권 발행 절차를 밟고 있다.
올해도 국내 보험사들이 자본성증권 발행에 나서며 발행 규모는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보험업계의 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권 등 자본성증권 발행 규모는 8조원을 돌파했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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