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전망지수는 아파트를 분양받은 이가 정상적으로 잔금을 내고 입주할 수 있을지를 예상하는 지표다. 100 이하로 내려가면 입주 여건이 나쁘다는 뜻하고, 100 이상이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13일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전국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75.6으로 전달(68.4) 대비 7.2포인트 상승했다. 지방 아파트에 대한 대출규제 완화 등으로 비수도권의 전망이 개선되며 수도권의 하락 폭을 넘어선 영향이다.
작년 하반기까지만 해도 서울은 기준치를 상회하며 긍정적인 전망이 우세했다. 이후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몇 달 만에 70대로 주저앉은 것으로 해석된다.
서울의 경우 작년 10월 이후 4개월 연속 하락한 가운데, 지난달부터 두 달 연속 12포인트대로 대폭 하락했다.
이번 달 지수는 2023년 2월(73.1) 이후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를 포함한 수도권은 2.2포인트(72.0→69.8) 내렸다.
인천(68.1)이 3.9포인트, 경기(65.3)가 1.5포인트 각각 올랐지만, 서울의 하락 폭이 워낙 컸기 때문에 이같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5대 광역시(9.2포인트)와 도지역(9.4포인트)은 지수가 상승했다.
특히 5대 광역시는 △울산(75.0) 13.9포인트 △대구(83.3) 15.3포인트 △대전(72.7) 11.6포인트 △광주(64.2) 5.4포인트 △부산(75.0) 5.5포인트 등 모두 올랐다.
도 지역에서는 강원(69.2→62.5)과 충북(81.8→75.0)만 내리고 나머지는 모두 상승했다.
지방의 아파트 입주전망지수가 상승한 건 지난달 정부가 지방에 대한 대출규제를 완화한 데다, 지수가 지난 두 달간 대폭 하락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주산연 관계자는 "탄핵정국과 조기 대선 등 정치적 불안 요소가 상존하고 있고 대출규제가 이어지고 있어 부동산은 계속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수도권 중 서울(81.4%→82.5%)은 1.1%포인트 소폭 상승했지만 인천·경기(79.1%→ 69.9%) 입주율은 9.2%포인트 하락했다.
비(非)수도권은 광주·전라권에서 8.7%포인트(57.3→66.0%) 상승한 것을 제외하고 모두 떨어졌다.
주택 미입주 원인으로는 '기존 주택 매각 지연'(42.1%)을 꼽은 응답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뒤이어 △잔금대출 미확보(26.3%) △세입자 미확보(21.1%) △분양권 매도 지연(5.3%) 등으로 나타났다.
주산연 관계자는 "지난 하반기 입주전망지수 기준치(100)를 상회하며 긍정적인 전망을 보여왔던 서울마저 70대를 보일 정도로 주택 사업자들의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부 차원의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대응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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