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티닙·아미반타맙 병용 요법이 비정형 EGFR 유전자 변이 폐암의 기존 치료법보다 높은 효과를 보이는 임상 결과가 나왔다.
연세암병원 폐암센터 홍민희,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생명과학부 윤미란 교수, 오승연·박세원 연구원 연구팀은 레이저티닙·아미반타맙 병용 요법이 레이저티닙 단독 요법보다 치료 효과가 우월하다고 11일에 밝혔다.
폐암 환자는 대부분 비소세포폐암을 앓고, 이 가운데 30~40%는 EGFR 변이 진단을 받는다. 이 중 약 10%는 비정형 EGFR 변이로 분류한다. 대표적으로 G719X, S768I, L861Q 변이가 있으며 두 가지 이상 변이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
비정형 EGFR 변이 치료제는 2세대 EGFR 표적항암제 아파티닙이 미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일부 변이에 대한 효과가 적고 내성이 발생하면 대체할 수 있는 치료법이 마땅치 않다. 3세대 EGFR 표적항암제인 오시머티닙도 치료 효과를 입증했지만 변이마다 보이는 효과가 다르다.
연구진은 EGFR 변이 치료제의 내성을 일으키는 과정인 MET 변이를 동시에 표적으로 삼는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했다. 3세대 EGFR 표적항암제 레이저티닙과 이중 표적 항체 아미반타맙을 함께 사용해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하는 방식이다.
연구진은 EGFR 활성 돌연변이를 가진 생쥐와 오가노이드(미니장기), 인간 세포에 레이저티닙과 아미반타맙을 동시에 처리하는 실험을 했다. 오가노이드 실험에서는 암세포를 성장시키는 EGFR 인산화의 감소 효과를 보이는 용량이 기존 치료법 대비 6배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레이저티닙 단독 요법에 내성이 생긴 환자 세포로는 항체 의존성 세포 독성(ADCC)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ADCC는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살상할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이다.
생쥐 실험에서는 병용 요법의 종양 억제 지속성을 확인했다. 단독 요법은 치료를 중단한 후 바로 종양 성장이 시작됐으나, 병용 치료는 중단 이후 약 90일까지 종양이 자라지 않았다. 레이저티닙이 아미반타맙의 효능을 강화한 결과라고 연구진은 평가했다.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했을 때는 40%가 종양 축소 효과를 확인했고, 무진행 생존 기간은 기존 단독 요법보다 긴 16개월 이상을 기록했다.
홍민희 교수는 "병용 요법은 인체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도록 돕는 항체 의존성 세포 독성을 활성화하는 방식으로 기존 치료법 내성을 극복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셀 리포츠 의학'에 지난달 18일 소개됐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연세암병원과 연세대 의대 연구진이 비정형 EGFR 변이 폐암의 새로운 치료법을 찾았다. 왼쪽부터 홍민희 연세암병원 교수, 윤미란 연세대 의대 교수, 오승연 연세대 의대 연구원, 박세원 연세대 의대 연구원. 연세의료원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