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성무 민주당 의원, 경남부산과기원 법안 발의
"경남 창원, 국내 최대 규모 기계 산업단지 보유"
"울산-창원은 지역·산업별 차이에 거리 문제도"
"창원국가산단 인프라·입지적 장점 활용할 필요"
국회의 입법 기능은 국민의 삶과 직결됩니다. 좋은 법은 보다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지만 반대의 경우 불편함과 불이익을 초래합니다. 이는 국회의원이 충분한 논의와 신중한 검토를 거쳐 법안을 발의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매일같이 쏟아지는 법안들 중 내 삶과 가족, 일터와 사회에 의미가 있거나 울림을 주는 법안을 선별해 소개하고 그 필요성과 의의를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편집자주]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의원. [의원실 제공]
기술적 우위가 국제 정치의 패권을 결정하는 '기정학(技政學)' 시대다. 이로 인해 미국과 중국 두 강대국은 혁신의 엔진을 빠르게 돌리고 있다. 기술 혁명의 성패가 곧 기존 국가 간 위계질서 재편으로 이어지는 만큼 관련 투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기술 혁신의 주체인 인재를 확보하려는 각국의 움직임은 활발하다. 미국, 중국 등은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워 인프라 구축과 함께 글로벌 고급 인재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처럼 선도국 간 기술 패권 경쟁이 뜨거운 가운데 우리나라 역시 어떻게 하면 산업 고도화와 혁신을 선도할 창의적 인재를 키워낼 수 있을지 보다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생존과 번영 측면에서 과학기술의 무게감이 점점 커지는 만큼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내 과학기술 인재 양성은 대전, 광주, 대구, 울산에 위치한 4대 과학기술원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4대 과기원은 과학기술 인재 양성 등을 주 목적으로 설립한 특수대학이다. 여기에 더해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경남부산과학기술원'을 설립하자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경상남도와 부산광역시는 해양·조선, 기계·자동차, 항공우주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대한민국 경제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경상남도 창원시는 국내 최대 규모의 기계 산업단지를 보유한 지역으로 꼽힌다. 경상남도와 창원시는 지난해 산단 지정 50주년을 맞은 창원국가산단을 제조업 중심에서 미래형 산업단지로 전환하려는 시도를 꾀하고 있는데 이러한 산업 인프라와 입지적 장점에도 불구하고 해당 지역을 아우르는 통합적 과학기술 연구, 교육기관은 부재하다는 게 허 의원의 설명이다.
울산에 이미 울산과학기술원(UNIST)이 위치하고 있다. 하지만 경상남도와 부산시의 산업 규모, 잠재력에 걸맞은 과학기술 우수인재 양성 기반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허 의원은 밝혔다.
특히 울산과 창원의 인력은 지역별로, 또 산업의 특수성에 따라 차이가 있다. 아울러 연구자와 산업은 지리적으로도 밀접해야 상호 시너지 효과를 더욱 기대할 수 있지만 울산은 창원 내륙과는 다소 거리가 존재한다는 점도 생각했다.
물론 인구 감소와 2000년대 들어 심화하는 의대 쏠림 현상, 열악한 처우와 불안정한 연구 환경 등은 당연히 개선하고 고려해야 할 요소다. 다만 창원국가산단의 부흥 시도와 맞물려 전략적 차원에서 고급 인재 양성, 부족한 연구·개발(R&D) 기반을 탄탄히 세우면 지역사회의 균형 발전·국가 과학기술 경쟁력 강화에 모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허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경남부산과학기술원을 재단법인으로 하며 국가·지방자치단체, 대학·연구기관·기업이 공동으로 출연해 설립하도록 명시했다. 경남부산과학기술원은 경상남도에 본원을 두고 부산에 분원을 두며 부설기관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았다. 이사장과 총장 각 1명을 포함한 15명 이내의 이사, 감사 1명을 두도록 했다.
허 의원은 "국가산업단지를 위한 계획도시인 창원은 기계·방위 산업의 요람으로 지난해 반세기라는 영광을 안았지만 산단 노후와 중국의 추격 아래 안팎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창원국가산단이 새롭게 도약하려면 첨단기술개발이 필수이나 지방대 소멸과 수도권 과밀화로 우수한 연구 인력이 남아 있기는커녕 유출이 심화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허 의원은 "창원의 향후 50년 미래는 R&D와 기술 개발에 달려있다"며 "경남부산과학기술원은 그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윤선영의 국회법슐랭] 지정학 아닌 `기정학` 시대…"경남부산과학기술원 설립하자"](//contents.dt.co.kr/images/202502/2025021002100458820002[1].jpg "[윤선영의 국회법슐랭] 지정학 아닌 `기정학` 시대…\"경남부산과학기술원 설립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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