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고 찬성입장을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이 살해 협박과 왕따를 당했다고 털어놨다.
김 의원은 12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에서 "계엄 해제 직후 내가 (탄핵안) 찬성으로 갈 분위기가 느껴졌기에 (주변에서) 설득이 많았다"며 "기자회견을 열고 찬성을 명시하자 그 후에는 설득은 없고 겁주는 분이 많았다. 솔직히 말하면 살해 협박도 많고 왕따도 심하다"고 토로했다. 함께 출연한 김웅 전 국민의힘 의원은 "'다음 번에 공천 못 받아' 이런 식이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김 의원은 "예를 들어 김재섭 의원의 경우는 (야당 지지가 높은) 서울 도봉구가 지역구여서 '탄핵에 찬성 안 한다'고 난리 나는데 영남이 지역구인 의원들은 '탄핵에 찬성한다' 하면 난리가 난다"며 "지역 당협사무실에서 13일 오후 2시 대규모 항의 집회가 예정돼 있어 경찰에 안전 협조까지 부탁했다. 지금 울산에 내려가지를 못하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김 의원은 대대로 보수 성향인 울산 남구갑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지난 7일 탄핵소추안 투표에 참석한 뒤 눈물을 보인 것에는 "사실 저는 되게 소심한 사람이고 감정이 메마른 사람"이라며 "할아버지,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도 안 흘렸던 눈물이 난 건 계엄 해제 표결을 하러 쫓아갈 때 '내가 죽더라도 국민들이 피를 안 흘릴 수 있다면 당연히 해야 한다'는 그 경험 뒤 뭐가 중요한지 뭐가 덜 중요한지 판단하는 눈이 생긴 것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수가 이익집단, 수구집단처럼 돼 있었다면 그것이 아니라 가치를 지향하는 가치지향적인 보수로 새롭게 쇄신하는 운동을 이미 시작했다"며 "우선 저희 지역구부터 그렇게 만들어보려고 하고 있다"고 강하게 말했다.
현재 국민의힘 내부에서 윤 대통령 탄핵을 공개 찬성한다고 밝힌 의원들은 7명이다. 국민의힘에서 8명이 탄핵에 찬성표를 던진다면 탄핵소추안이 본회의에서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표결이 예정된 14일 오전 의원총회를 개최하고 당론을 최종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이 7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투표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김 의원은 탄핵소추안 반대에 투표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