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비상계엄 사태 후폭풍에 지난달 말 후 이달에만 30원 넘게 급등했다. 원화 가치가 하락하자 원·엔 환율도 껑충 뛰었다. 계엄 사태 이전인 지난달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 주식을 4조원 넘게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인들은 계엄 사태 후 탄핵정국이 이어지며 앞으로 더 국내주식에서 떠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 10월 말 1379.9원에서 11월 말 1394.7로 14.8원이 올랐다. 이달에는 10일 기준 환율이 1426.9원으로 1400원대에 오르며 지난 11월 말보다 32.2원 올랐다.
원·달러 환율은 견조한 미국 경제지표 및 미 대선 결과에 따른 달러화 강세에 11월까지 소폭 상승세를 보였지만 지난 3일 후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이달 들어서만 큰 폭으로 급등했다. 11월 중 원·달러 환율의 전일 대비 변동률은 전월 대비 소폭 감소했다. 원·위안 환율은 10월 193.58원에서 11월 소폭 내린 192.7원을 기록했지만 지난 10일까지 197원까지 올랐다. 원·엔 환율은 큰 폭 상승했다. 지난 10월 903.2원에서 11월 929.5원까지 올랐지만 최근 국내 계엄사태 후 이달 10일 기준 944.3원까지 상승했다.
원·엔 환율 급등은 원화 가치 하락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달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국내 정치 불안정이 지속되면서 엔화 가치가 더욱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원·달러 스왑레이트(3개월)도 은행들의 분기말 B/S 관리 요인 해소, 외국환은행들의 포지션 조정 목적 외화자금공급 등 영향에 상승했다.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에도 양호한 외화자금사정, 당국의 시장안정화 조치 발표등으로 외화자금시장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한은은 외화RP 등을 통해 외화유동성을 공급할 것임을 지난 4일 발표했다.
11월 중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자금은 주식자금의 순유출이 지속됐지만 규모는 축소됐다. 지난 10월 국내 주식투자 자금은 41억7000만달러 순유출됐지만 지난달에는 29억5000만달러 순유출됐다. 지난달 말 원·달러 환율(1394.7원) 기준으로 4조1144억원 규모다.주식자금은 국내 반도체기업 성장성에 대한 우려,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순유출 요인으로 작용했다.
순유출은 한국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간 외국인 투자자금이 들어온 자금보다 많았다는 뜻으로, 지난 8월부터 넉 달 연속 순유출이 이어졌다. 8~11월 순유출 규모는 총 145억4000만달러에 달했다.
채권자금의 순유입은 10월 40억5000만달러에서 8억1000만달러로 감소했다. 채권자금은 연말을 앞두고 외국인 투자가 둔화된 가운데 단기 차익거래유인 축소 등으로 순유입 규모가 감소했다.
대외 외화차입여건은 대체로 안정적인 수준을 지속했다. 국내은행의 중장기 대외차입 가산금리가 상승했으나, 이는 전월 대비 만기가 장기화된 데 주로 기인했다.주형연기자 jhy@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