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양은 한국을 포함해 동남아 기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지만, 해양 중 가장 연구가 되지 않은 곳이다. 따라서 기후 예측력 향상을 위해 중장기 관측이 필요하다."
강동진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부원장은 12일 서울 광화문 한 식당에서 '인도양 한·미 공동 관측 연구' 관련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KIOST는 미국 해양대기청(NOAA)과 함께 오는 2026년까지 인도양 해양환경 변동 관측 및 연구를 진행한다.
인도양 열대해역은 한국을 포함하는 동북아시아뿐만 아니라 미주 대륙 서부지역 기후까지도 영향을 미치는 지역이다. 특히 저온의 심층수가 표층으로 올라오는 서인도양의 열대용승 해역은 대기와 해류에 의해 모두 영향을 받는 지역이다. 따라서 해양환경 변동성을 정확히 파악하려면 대기부터 해저면까지 모두 관측해야 한다. 미국 해양대기청이 연구 파트너로 한국에 협조를 요청함에 따라 한·미 공동연구팀은 인도양 연구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지난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공동연구에 착수했다.
강 부원장은 이번 연구 목표에 대해 "선박과 인공위성, 해양관측로봇, 시계열 관측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열대 서인도양 해양 환경 변동 특성을 규명하고 인도양 열대용승해역의 변동 특성을 이해해 과거의 변동을 재현하고 계절 변동 예측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KIOST와 NOAA는 서인도양 열대 해역의 대기부터 수심 4000m 해저까지 동시에 관측이 가능한 계류관측선(RAMA-K)을 설치했다. 계류관측선 설치로 해당 지역 전 수층의 연속 관측 자료를 얻게 돼 기후 예측의 정확도를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구체적으로 지난 6월 KIOST 종합연구선 이사부호를 이용해 서인도양 열대해역인 동경 65도, 남위 8도 지점에 RAMA-K를 설치해 대기부터 해저면에 이르기까지 바닷물의 특성과 해류 등의 시계열 관측에 성공했다.
우리나라가 담당하는 수중 계류선(St.K)에는 해양 내부의 물리적인 성질 외에도 생태계의 변동을 관측할 수 있는 퇴적물 트랩과 소형어류의 분포를 파악하는 과학어탐까지 설치돼 있어 해양 생태계 변화 관련 자료도 얻을 수 있다. 이번에 설치된 RAMA-K는 2025년 상반기 이사부호를 이용해 회수할 예정이다.
강 부원장은 "인도양 관측 자료와 모델 결과를 통해 한반도 주변 폭염·강수의 계절 예측성을 구체적으로 평가하고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며 "관측자료를 토대로 동북아 해양 환경 변동과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로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자리에 참석한 이희승 KIOST 원장은 "월드클래스 연구기관으로 도약하기 위해 연구역량 혁신, 국가와 지역사회 요구 응답, 구성원이 자부심을 갖는 일터 등 3대 목표를 실행에 옮기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지난 5월 취임했다. 이 원장은 "이번 한·미 공동연구는 한반도 기후 예측의 정확도를 높이고, 전지구적 관측망을 완성하는 데 기여함으로써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대응 연구 역량이 세계적 수준임을 보여주는 성과"라며 "앞으로도 신뢰도 높은 관측 자료 생산을 위해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미국 해양대기청과 함께 인도양 해양환경 변동 관측 및 연구를 진행한다. 사진은 해양과기원 연구원들이 이사부호 선상에서 RAMA 부이를 계류하는 모습. KIOST 제공.
강동진 KIOST 부원장이 12일 서울 광화문 한 식당에서 '인도양 한미 공동 관측 연구' 기자간담회를 갖고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이미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