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3사, 이동기지국 36대 투입
현장 대응 장비·인력 규모 확대
과기부도 네트워크 인프라 점검
데이터 무제약 '브릿지파이' 눈길
현장 대응 장비·인력 규모 확대
과기부도 네트워크 인프라 점검
데이터 무제약 '브릿지파이' 눈길
트래픽 폭주 대비하는 민·정·산
12·3 비상계엄 선포 사태 이후 윤석열 대통령 탄핵과 국민의힘 해체를 촉구하는 집회가 평일에도 전국에서 이어지는 가운데 2030세대가 대거 거리에 나오면서 소통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예상보다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통신이 원활하지 못한 상태가 빚어지자 이에 대비한 정보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다.
◇ 집회 인파에 통신사 '긴장'…"기지국 추가 개통·모니터링 강화" = 12일 업계에 따르면, 윤 대통령 탄핵 소추안 표결 투표 불성립 후 맞는 평일 저녁에도 국회 앞에 연일 인파가 몰리고 있다. 이에 대비해 통신 3사는 모니터링 강화 체제에 돌입했다. 실제 국회 여의도 곳곳에서는 통신 3사의 이동형 중계기 차량이 배치돼 있다.
윤 대통령 탄핵 소추안 표결 투표가 있던 지난 7일에는 집회 측 추산 100만명이 국회의사당과 여의도에 몰리면서 통신 접속 지연이 발생했다. 6~7일에는 길이 인파로 막혀 이미 배치된 차량 외 추가 이동기지국 투입이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이동통신 업계는 윤 대통령의 2차 탄핵소추안이 열리는 14일에도 여의도 일대에 대규모 인파가 몰릴 것으로 보고 대비 체제에 들어섰다. 통신 3사는 여의도 29대, 광화문과 서울시청 일대 6대, 용산 1대 등 이동기지국 36대를 배치할 예정이다. 탄핵소추안 표결이 이뤄지는 여의도 국회 인근에는 간이기지국 39대를 추가 설치한다. 통신사들은 또한 상황실 및 현장 대응 인력을 124명 배치할 예정이다. 지난주 토요일 집회 당시 통신사들은 이동기지국 21대, 간이기지국 5대, 상황실 및 현장 대응 인력 88명을 배치했는데 이번 주말 대응 장비와 인력 규모를 늘렸다.
업계 한 관계자는 "통화나 메시지뿐 아니라 실시간 상황이 궁금한 만큼 유튜브 스트리밍 등을 현장에서 시청하면서 트래픽 양이 어마어마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상파 방송사를 회원사로 둔 한국방송협회도 이동통신사에 중계방송이 끊기지 않도록 트래픽 과부하에 대비해 달라고 공문을 보냈다.
SK텔레콤은 집회 상황 현장을 분석하고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기존 장비 최적화와 함께 기지국 추가 개통, 이동기지국 배치 증대 등을 통해 이용자 불편이 최소화되도록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KT와 LG유플러스 또한 인파에 따라 이동기지국 추가 개통 진행하고 있고, 통신 상황을 지속 모니터링하고 있다는 방침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상황을 면밀하게 점검하며 조치에 나섰다. 유상임 장관은 이날 경기 과천 KT 네트워크 관제센터를 방문해 탄핵 찬반 집회에서 트래픽 급증으로 일어날 수 있는 통신 장애 대응 상황을 점검했다. KT 네트워크 관제센터는 전국 KT 네트워크 인프라를 24시간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시설이다. 유 장관은 "국민들이 통신장애로 불편을 겪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인터넷 끊겨도 문제 없는 소통방안 확보하고 화장실 위치도 공유 = 기존 통신망에 제약이 생기거나 안정적이지 않은 상황에 대비해 시민들은 다양한 대안으로 효율적인 정보 공유와 의사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SNS 등 온라인 채널에서는 연락 두절에 대비하기 위해 데이터 없이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이 주목받고 있다.
실시간 집회 진행 상황과 안전 관련 공지, 경로 변경 등 공유 수단 확보를 위해서다.
블루투스를 이용해 인터넷 없이도 100m 이내 이용자에게 메시지를 보내 소통할 수 있는 '브릿지파이(Bridgefy)'가 대표적이다. 브릿지파이는 군부 쿠데타가 벌어진 미얀마, 홍콩 반정부 시위, 태국 내 반정부 집회 등에도 활용된 바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 앱은 소셜미디어 플랫폼과 인터넷에 제한을 가한 전력이 있는 국가들에게 인기를 얻었다.
온라인에서는 '여의도 화장실 지도'도 공유되고 있다. 홈페이지에서는 지도를 통해 국회의사당역과 여의도역 부근 화장실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상세보기를 통해 공공·개방화장실 유무와 장소 이름, 성별분리, 장애인용화장실 여부 등이 나타난다.
'디지털 망명'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텔레그램 신규 설치도 윤 대통령이 심야계엄을 선포한 지난 3일 이후 4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계엄령이 선포된 지난 3일 텔레그램의 신규 설치 건수는 4만576건으로 메신저 업종 당일 전체 신규 설치의 절반 가까운 47.09%를 차지했다. 전날과 비교하면 4배 늘어난 수치다. 텔레그램은 해외에 서버를 둬 보안성 등에서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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