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는 9일(이하 현지시간) 온라인 이벤트를 열고 '소라 터보'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12일 동안 매일 새로운 발표를 내놓는 온라인 이벤트를 진행 중으로, 지금까지 발표 중 3일차인 이날에 가장 큰 소식을 전했다. 출시와 함께 서비스 접속이 급증, 계정 생성과 서비스 이용이 제한되기도 했다.
이날 오픈AI는 따로 마련한 소라닷컴 웹사이트를 통해 새로운 버전인 '소라 터보'를 독립 제품으로 출시, 챗GPT 개인 유료 구독자(플러스·프로)가 이용할 수 있도록 공개했다. 챗GPT 기업용(엔터프라이즈·팀) 및 교육기관용(에듀)은 해당하지 않고, 만 18세 미만은 이용할 수 없게 했다. 또 유럽과 영국 등 일부 국가는 규제 등 문제로 서비스 지역에서 제외했다.
이용자는 '소라'에 텍스트 프롬프트를 입력하거나 자신이 보유한 이미지 등 애셋을 활용해 최대 1080p(풀HD) 해상도, 최대 20초 길이의 동영상을 만들 수 있다. 가로형·세로형·정사각형 중 선택할 수 있으며, 한 번에 4가지 버전의 영상을 생성할 수 있다. 또 새로운 스토리보드 도구를 통해 각 프레임에 대해 프롬프트를 입력해 보다 정확한 장면을 구현할 수 있다.
동영상을 만들면 기존 프롬프트를 수정하거나 △영상 내 부분을 자르거나 채우는 '리컷' △변경할 내용을 입력해 새 영상을 만드는 '리믹스' △라이브러리 내 다른 영상과 섞어 장면을 전환시키는 '블렌드' △일정 부분을 반복재생하게 만드는 '루프' 등 기능을 적용할 수 있다. 이밖에도 커뮤니티의 창작물이 업데이트되는 피드를 통해 다른 사용자들이 쓴 프롬프트나 애셋 등을 참고할 수 있다.
챗GPT 플러스(월 20달러) 구독자는 720p 해상도의 5초짜리 영상 또는 480p 해상도의 10초짜리 영상을 매월 50개까지 생성 가능하며, 생성 때마다 대기과정(큐)을 거쳐야 한다.
오픈AI가 연속이벤트 첫날(5일) 출시한 월 구독료 200달러(약 29만원)의 '챗GPT 프로' 구독자에겐 최고 해상도(1080p) 또는 최장 영상길이(20초)를 지원한다. 프로 구독자의 경우 큐 모드에선 무제한 생성 가능하고, 대기 없이는 월 500개가량 만들 수 있다.
'소라'로 만든 영상에는 오픈AI 로고 워터마크와 함께 출처 식별을 위한 C2PA 메타데이터가 담긴다. 현재는 사람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업로드해 영상을 생성하는 것을 일반 이용자들에겐 제한한 상태다.
오픈AI는 딥페이크 방지 기능을 계속 추가하면서 점차 제한을 완화해간다는 방침이다. '소라' 이용자를 위한 맞춤형 요금제도 내년 초 내놓을 계획이다.
다만 시장에 동영상 생성 AI모델이 '소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4일 구글은 구글 클라우드의 버텍스AI 플랫폼을 통해 '비오(Veo)'를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해 지난 5월 구글 I/O를 행사에 선보였던 모델이다. 영상을 1080p 해상도로 1분 이상 길이로 만들 수 있고, 자연어와 시각적 의미를 이해해 프롬프트에 부합하는 일관된 제작이 가능하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내년엔 유튜브 쇼츠 제작에도 쓸 수 있게 된다.
메타플랫폼도 지난 10월 영상 생성AI '무비 젠(Movie Gen)'을 발표, 일부 내부 직원과 영화 제작자를 포함한 소수의 외부 파트너에게 우선 제공하고 있다. 텍스트 입력으로 최대 16초 길이의 영상을 만들 수 있으며, 소리·음악을 제작해 통합할 수도 있다. 메타도 내년 인스타그램에서 '무비 젠' 사용을 지원할 예정이다.
어도비의 경우 지난 10월 자사 영상 생성AI '파이어플라이 비디오'를 대형 기술기업 중 처음으로 공개 시험 버전으로 내놨다. 어도비의 영상 편집 프로그램 '프리미어 프로'에 통합돼 생성형 확장 기능으로 영상을 편집·추가할 수 있다. 중간에 촬영분이 빠졌거나 뒷부분이 부족한 경우 AI가 앞뒤를 연결하며 영상을 생성하는 식이다. 회사는 라이선스 이슈에서 안전하다는 강점도 내세운다.
이 분야 스타트업으로는 런웨이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가 지난 7월 출시한 '젠-3 알파(Gen-3 Alpha)'는 텍스트나 이미지 또는 동영상을 입력해 10초 길이의 새로운 영상을 90초 내로 만들어내며, 이전 버전보다 결과물에 대한 세부조정 기능이 개선됐다. 피카(Pika), 하이퍼(Haiper) 등도 영상 생성AI 분야 주요 플레이어다.
관심이 집중됐던 '소라'의 출격으로 영상 생성AI 경쟁이 달아오를 전망이다. 이날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AI가 비디오를 이해하고, 생성할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가 컴퓨터를 사용하는 방식을 크게 바꿀 것이라 생각한다"며 "비디오는 우리의 범용AI(AGI) 로드맵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우리가 배우거나 AI가 세상에서 필요한 일을 하는 방법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는 중요한 환경이 될 것"이라 말했다.팽동현기자 dhp@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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