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선 게임으로 수익화 '불법'
디지털 자산 받는 P2A로 발전
진입장벽 없는 텔레그램 운영
규제 없어져야 개발 활성될 듯
디지털 자산 받는 P2A로 발전
진입장벽 없는 텔레그램 운영
규제 없어져야 개발 활성될 듯
![[테크&포커스] `친가상자산` 트럼프 2기, 국내 웹3 산업에 볕 비칠까](http://contents.dt.co.kr/images/202412/2024121002101131065002[1].jpg "[테크&포커스] `친가상자산` 트럼프 2기, 국내 웹3 산업에 볕 비칠까")
'웹3 산업에 미국발 봄바람이 부나.'
부침을 겪던 웹3 산업이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후 활기를 찾을지 주목된다.
웹3는 사용자가 데이터를 소유하며 맞춤형 정보를 이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의 차세대 인터넷 환경이다. 메타(페이스북), 유튜브(구글) 등 플랫폼 기업이 데이터를 관리하는 웹2와 달리, 사용자에게 데이터 통제권을 부여하는 게 차이점이다.
비트코인 등장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블록체인은 비트코인 투자 광풍으로 인해 회오리에 휩싸였다. 비전이 불분명한 각종 코인으로 피해를 본 투자자들이 속출했다.
또 많은 기업들이 코인과 대체불가토큰(NFT)을 선보였지만, 명확하지 않은 '쓰임새'로 인해 투자 가치가 떨어지며 시장이 침체됐다. 이에 더해 전 세계적으로 가상자산 투자자 보호를 위한 가이드라인이 등장했지만 명확하지 않았고, 이는 산업의 불확실성을 촉발해 성장 정체를 초래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명확한 관련 가이드라인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시장이 들떠있다. 특히,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리플은 시가총액 3위 가상자산으로 급등했다. 리플을 발행하는 리플랩스는 이번 미국 대선에서 코인베이스와 함께 트럼프 당선인을 지원한 주요 후원자였다.
◇'친 가상자산' 전 페이팔 공동 창업자 데이비드 색스, '가상화폐 차르'에
트럼프 당선인은 '페이팔 마피아'인 데이비드 색스(David Sacks) 전 페이팔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인공지능(AI)·가상화폐 차르로 지명하며 소셜미디어(SNS) 트루스 소셜에서 "그는 가상자산 산업이 요구하는 명확성을 확보하고, 미국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법적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색스는 일론 머스크와 페이팔을 공동 창업한 인물로, 2008년 소프트웨어 기업 야머를 창립하고 이를 2012년 마이크로소프트에 매각한 후 벤처캐피털(VC) 크래프트 벤처스를 설립했다. 크래프트 벤처스는 탈중앙화 파생상품 거래소 디와이디엑스(dYdX), 라이트닝 랩스(Lightning Labs), 리버 파이낸셜, 암호화폐 자산 관리 플랫폼 크레수스 등을 주요 포트폴리오로 보유하고 있다.
색스는 가상자산 사업자를 옹호하는 발언을 꾸준히 해왔다. 2017년 미 CNBC와의 인터뷰에선 '코인'으로 불리는 가상자산과 쓰임새가 명확한 '프로토콜 코인'을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로토콜 코인은 실제 용도가 있으니 일반적인 코인처럼 금융으로 분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국내선 게임업계가 웹3 선봉장 역할
국내에선 게임업계가 블록체인에 바탕을 둔 웹3 산업을 확장해왔다. 넷마블 '마브렉스', 카카오게임즈 '메타보라', 위메이드 '위믹스', 컴투스 '엑스플라', 네오위즈 '인텔라 X'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투자할 수 있는 '코인'과 웹3 게임 플랫폼, 블록체인 메인넷을 개발하며 게임과 블록체인을 결합하는 시도를 해왔다.
웹3와 게임의 결합이 중요한 것은 아무리 뛰어난 기술이라도 '일반인'이 체감할 수 있어야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 분야의 '챗GPT'처럼 사람들이 체감할 수 있는 웹3 서비스가 필요하며, 친숙한 게임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웹3 게임은 규제로 인해 한계가 명확했다. 게임을 플레이하고 코인을 채굴해 이를 실제 돈으로 바꿔 수익화하는 P2E(Play to Earn) 게임이 국내에서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인게임 재화를 양산해 판매하는 '작업장'이 게임경제를 해치면서 게임 이용자들은 "콘텐츠가 부실하다"거나 "게임사가 돈 버는 행위를 장려하는 것 아니냐"는 거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 가운데, P2E 게임은 동남아에서 각광받았다. 베트남의 스카이마비스가 개발한 1세대 P2E 게임 '엑시 인피니티(Axie Infinity)'가 주목받으면서 동남아를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서 P2E 게임 붐이 일었다. 그러나 가상자산 시장 침체로 인해 다수의 P2E 프로젝트가 폐기됐고 동남아에서도 많은 이용자들이 이탈했다.◇웹3 게임, P2E에서 P2A로 보상모델 바꾸며 진화
전세계 게임사들은 블록체인 생태계를 살리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왔다. 보상 모델은 P2E에서 P2A(Play to Airdrop)로 발전했다. 게임 콘텐츠도 일반적인 게임과 유사한 수준까지 도달했고,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가 빠른 속도로 양산되고 있다. P2A는 게임 플레이를 통해 암호화폐나 NFT 등 디지털 자산을 무상으로 받을 수 있는 보상 모델이다. 게임 내 활동과 참여도를 기반으로 보상을 제공해 사용자 참여를 촉진하고 게임 커뮤니티를 활성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아울러 이용자를 유입시키기 위해 텔레그램에서 게임을 선보이고 있다. 이는 웹3 게임의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한 전략으로, 게임사들은 전 세계 9억 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텔레그램을 이용하고 있다. 텔레그램 속 게임은 모바일·PC에 설치하지 않아도 실행 가능한 게임과 유사하다. 국내에서는 디랩스 게임즈가 '기가차드뱃'을 출시했으며 '복싱스타', '라그나로크'를 내년 상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권다희 디랩스 게임즈 전략실장은 "올해 웹3 게임 시장은 기대와 실망이 교차했다. 연초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며 긍정적인 분위기였으나, 잇따른 실망스러운 토큰 출시로 인해 분위기가 급격히 냉각됐다"며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하지 못한 채 토큰만 출시한 것이 실패 원인으로 꼽힌다. 시장 참여자들은 제품과 유틸리티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전략을 모색하고 있으며 실질적인 가치와 사용자 경험에 더욱 큰 비중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트럼프 당선인은 비트코인을 국가 전략 자산으로 비축하고 가상자산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러한 정책 변화는 가상자산 시장의 활성화와 웹3 산업의 핵심인 블록체인 기술 및 디지털 자산 활용의 확대를 예고한다"며 "웹3 기업들에게 보다 유연한 개발 환경을 제공하고,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춰 업계 전반의 성장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게임 출시까지 평균 1~2년이 소요되는 게임 개발 환경의 특성상, 이러한 투자금은 신규 웹3 게임 업체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트럼프 정부의 '미국 우선주의'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며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외국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기조는 글로벌 웹3 게임 기업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특히, 미국 시장에 진출하거나 사업을 운영 중인 기업들에게는 추가적인 장벽이 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정책 변화가 국내 정책 변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는 규제에 묶여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어 게임 개발과 서비스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라며 "미국이 글로벌 표준을 이끌어가는 만큼, 이를 따라가기 위해 국내에서도 웹3 게임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토큰 활용이나 기업 계좌 활성화 등이 이루어지면 게임 투자와 개발이 본격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욱기자 wook95@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