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0시 27분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는 4000억원 이상을 순매도하고 있다.
지난 6일 5810억원어치 주식을 판데 이어 이날도 코스피 시장에서 빠르게 이탈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는 코스닥 시장에서도 559억원어치 주식을 팔았다.
이들은 지난 3일 비상계엄 직후인 4일부터 2거래일간 주식을 사들였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7000억원 넘게 순매도한 주식을 5000억원 가까이 받아준 바 있다. 하지만 탄핵 불발로 인해 정치적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양상을 보이자 투매로 돌아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금요일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된 뒤 개인 투자자가 던진 것처럼 오늘도 지금 정국이 장기화될 양상을 보이자 매도세를 확대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치적 불확실성과 함께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도 반영됐다고 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영향으로 인한 수출 둔화, 성장률 감소 등이 여전히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탄핵 불발로 계엄사태가 더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해 매도세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정치상황 외에도 경기 침체 국면과 해외 주식 시장과의 괴리 등도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 아무리 밸류에이션이 저평가됐다고 해도 지금도 오르고 있는 미국 시장을 두고 우리나라에 투자할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개인 투자자의 투매세가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기관 투자자들이 매도 물량을 받아주고 있고, 그동안의 하락세에 대부분의 경기 우려가 선반영됐던 만큼 폭락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1~2일간 개인들의 매도세가 이어지며 바닥을 다지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기금 등 기관 투자자들의 매수 여력도 남아있다는 해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원화가치 하락, 그동안의 해외주식 상승 등으로 리밸런싱을 통해 국내 시장에 투자할 여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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