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애플에 이어 삼성전자도 XR 시장에 본격적으로 참전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이 내년 1월 개최하는 제품 공개 행사 '언팩'에서 '갤럭시S25' 휴대폰 라인업과 증강현실(AR) 글라스 프로토타입을 동영상이나 이미지 형태로 공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기기는 애플이 앞서 출시한 MR 헤드셋 '비전 프로'와 달리 일반적인 안경 모양일 것으로 예측된다. 삼성이 내놓을 AR 글라스가 삼성의 에코시스템에 통합되는지도 관전 포인트다. 갤럭시 스마트폰 외 다른 안드로이드폰에 연결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시제품 공개 후 제품 출시는 내년 3분기께 이뤄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부터 구글, 퀄컴 '삼각동맹'을 맺고 XR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제품 공개에 앞서 이달 말에는 소프트웨어(SW)인 XR 플랫폼을 우선 선보일 예정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MX 사업부장(사장)은 지난 7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갤럭시Z6' 시리즈 언팩 행사에서 연내 XR 플랫폼을 출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고글 형태의 애플 헤드셋 비전프로의 성과가 미미하고 무거운 기기가 대중성을 잡지 못하면서 제품 형태를 글라스로 선회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노 사장은 "XR과 같은 새 기기는 기기 자체도 중요하지만 기기를 이용해서 소비자들이 좋은 경험을 하고 많은 서비스 콘텐츠 늘리기 위해 에코시스템 확보가 중요하다"고도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의 새 AR 글라스는 '갤럭시 AI' 생태계 확장에도 힘을 실을 전망이다. AI를 활용해 갤럭시 생태계 전반 라인업을 넓힐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XR 시장 강자로는 메타가 꼽힌다. 메타는 지난 2016년 '오큘러스 리프트'를 시작으로 꾸준히 XR 기기를 출시하면서 시장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메타 퀘스트 프로', '퀘스트3' 등에 이어 영상 촬영, 번역 등 AI 기능을 탑재한 '레이벤 메타'도 판매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연례 개발자 행사에서 AR 기능을 갖춘 '오라이언'을 공개했다. 검은 뿔테 안경 형태의 오라이언은 무게는 줄이고, 기기를 착용하면서 화상통화를 할 수 있다. 음악을 듣거나 AI와 질문과 대답을 할 수도 있다. 오라이언은 오는 2027년 시장에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공간 컴퓨팅'을 내세운 비전 프로로 승부수를 던진 애플은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에 스마트 글라스 시장에 뛰어들 예정이다. 애플은 자체적으로 안경 형태 웨어러블 기기 스마트글라스 개발에 나서고 있다. 중국 또한 바이두가 자사 챗봇 모델 '어니봇'을 탑재할 스마트 글라스를 이르면 내년 초 출시할 계획이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지난 7월 1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이'삼성 갤럭시 언팩' 행사 직후 국내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