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철 논설실장
![[강현철의 뉴스 솎아내기] 내년 세계금융시장 불안정성 커진다](http://contents.dt.co.kr/images/202412/2024120902102269058001[1].jpg "[강현철의 뉴스 솎아내기] 내년 세계금융시장 불안정성 커진다")
2025년 세계경제는 어떤 모습을 띨 것인가.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내년에도 양호한 성장 여건 속 '정책 불확실성'이 부각될 전망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내년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최근 3.1%에서 3.0%로 하향 조정했다.
미국 경제는 가계자산 확대, 양호한 기업 실적 등 민간부문의 견조한 수요가 지속될 것이지만, 노동수요 완화와 저축 소진 등으로 점차 추세적 성장으로 회귀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성장률은 올해 2.7%보다 낮은 2.0%에 그칠 전망이다. 트럼프 2기 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으로 내년 중반 이후 하방위험이 가중될 소지도 있다. 유로존은 독일 등의 제조업 부진에도 불구, 인플레 둔화에 따른 가계 실질구매력 제고와 금리 인하로 인한 금융여건 개선 등이 성장을 지지할 것이다. 내년 성장률은 올해(0.4%)를 웃도는 0.9%로 예상된다.
올해 4.8%의 성장이 예상되는 중국은 지방정부 부채 해소 방안에 이어 부동산 부실 제거, 소비 부양책 강화 정책이 예상되고 있다. 재정지출 확대 등으로 내년 4% 중반대의 성장이 전망된다. 디플레이션이 완화되는 가운데 재정적자 비율 확대(3.0%→약 3.6%) 등의 종합 부양책으로 소비·투자 회복이 기대된다. '신품질 생산성' 개선에 따른 반도체, 기술기업 지원 등이 첨단산업 육성, 고용 안정 등에 기여할 전망이다. 다만 부동산시장 안정 기대에도 불구, 대미 수출 위축 등 트럼프발 경기 하방압력이 증대되고 있다. 일본은 가계소비, 설비투자 개선으로 경기회복 기대감이 강화되고 있다. 성장률은 올해 -0.2%에서 내년 1.3%로 껑충 뛸 전망이다.
신흥국도 완만한 성장세 속 하방 압력이 증대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4% 내외 성장률이 유지될 것이나 성장 모멘텀은 약화되고 있다. 특히, 트럼프 2기의 10% 보편관세 현실화 시 대부분 신흥국들은 성장률이 0.2~0.4%포인트 하락하고, 통화가치는 5%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발 리스크 경계 속 미국과의 경제·지정학 연계 등에 따라 영향 차별화가 예상된다.
내년 세계경제를 좌우할 핵심 이슈는 트럼프 2.0 정책이다. 정책의 강도, 시점에 따라 글로벌 경제 및 무역에 충격이 확대될 소지가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대(對)중국 60%와 보편관세 10% 부과 시 세계경제는 1.3%포인트, 중국은 2%포인트, 유로존과 미국은 1.0%포인트 안팎 성장률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감세 및 규제완화 등 기업·성장 친화적 정책도 기대되나, 이민 제한 시 노동공급 약화에 따른 미국 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 압력 등 부정적 영향이 우세할 것으로 점쳐진다. 물가를 잡기 위한 고금리, 강달러 정책은 글로벌 금융여건을 악화시킬 것이다. 미국은 대규모 내수, 높은 생산성 등으로 고율관세 등의 충격을 점차 흡수하는 반면, 성장세가 취약하거나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 등 여타국 성장에 대한 충격은 장기화하며 성장 격차(divergence)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경제·외교·안보 정책 방향에 따라 인플레, 재정 부채, 지정학 등 기존 위험의 해소를 지연시키거나 오히려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악화시킬 가능성도 있다.
통화정책은 완화 기조 속 국가별 차별화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디스인플레이션 추세가 이어지며 주요국 통화정책 완화 기조가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과 유로존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은 내년초 초 물가목표(2%)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근원물가의 경우 미국, 영국은 내년말 2% 중반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주요국의 기준금리 인하는 내년 중반까지 지속될 보인다. 다만 각국 경제 상황, 정책 영향 등에 따라 통화정책 차별화 소지가 크다. 미 연준은 성장 지속, 신정부 정책에 따른 디스인플레이션 지연 시 통화완화 속도를 늦추고 금리인하 폭을 축소할 가능성이 있다. IB들은 올해 12월 0.25%포인트, 내년 0.75%포인트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금리인하는 상반기에 집중되고, 하반기엔 동결될 가능성이 높다. 내년말 금리는 연 3.75%가 예상된다.
ECB(유럽중앙은행) 등은 성장 부진, 인플레이션의 2% 목표 조기 도달 등으로 금리인하 폭을 확대할 것이다. 여타국과 달리 일본은행은 물가 및 임금 상승세 지속에 힘입어 점진적으로 금리를 올릴 전망이다.
올해 디스인플레 진전에 따른 통화정책 완화로 주가 상승, 금리와 달러화 가치 하락 양상을 보였던 글로벌 금융시장은 내년 성장격차와 정책 불확실성 및 자산시장 쏠림 현상이 맞물려 불안정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주가 상승, 금리 하락, 달러 보합이 전망된다. 주가는 제한적 상승이 예상되며, 미국 우위 기조가 이어질 것이다. 하지만 빅테크 주가 상승세는 둔화 가능성이 높다. 가상자산은 규제 완화 등 우호적인 시장 여건이 조성될 전망이다. 트럼프의 주요 공약인 △전략자산에 비트코인 추가 △개인거래 활성화 △가상자산 규제 권한 이양 등의 실현 여부가 관건이다. 결론적으로 내년 세계경제는 낙관과 우려의 교차 속 '테일 리스크'에 유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바클레이즈는 정치와 지정학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대부분 단기적이고 결국은 경제의 펀더멘털에 의해 좌우되나, 내년에는 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논설실장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