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이 7일 오후 3시 '대한민국 국회의원 선서'를 페이스북에 올렸다.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2시간 앞두고 헌법을 준수해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한 것이다. 대학의 헌법·행정법 연구자들은 윤 대통령의 계엄을 두고 헌법과 법률이 전한 요건과 절차를 갖추지 못한 위헌·위법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우 의장이 이날 올린 '대한민국 국회의원 선서'는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하여 노력하며, 국가이익을 우선으로 하여 국회의원의 직무를 양심에 따라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회가 개원할 때 의장을 비롯한 모든 의원들은 가슴에 손을 얹고 이 내용을 읊는다. 우 의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다른 내용 없이 선서만 올렸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이 위헌·위법이라는 점을 알리기 위한 메시지로 보인다. 법조계에서는 윤 대통령의 계엄을 두고 위헌·위법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김하열(고려대·헌법), 김종철(연세대·헌법), 최계영(서울대·행정법) 교수 등 연구자들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를 촉구하는' 시국 성명서를 7일 발표했다.
성명에 참여한 전국 로스쿨과 대학 교수 131명은 "지난 3일 윤 대통령이 심야에 기습적으로 선포한 비상계엄은 헌법과 법률이 전한 요건과 절차를 갖추지 못한 명백하게 위헌·위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헌법과 계엄법이 요구하는 사회질서가 극도로 교란된 사실, 행정과 사법 기능의 수행이 현저히 곤란한 상황, 병력을 동원해 대응해야 할 만한 군사상의 필요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해야 할 명백한 사유가 없었다"고 확인했다.
대한변호사협회도 이날 성명서를 통해 "윤 대통령이 3일 23시를 기해 선포한 비상계엄은 헌법에서 규정한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함이 명백하다"며 "헌법 제77조는 전시, 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 비상사태에 있어서 병력으로써 군사상 필요에 의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 경우에 선포할 수 있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야당의 예산삭감이나 검사 탄핵 등의 사유가 여기에 해당될 수 없다"며 탄핵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7일 국회 앞에서 열린 '내란죄 윤석열 퇴진! 국민주권 실현! 사회대개혁! 범국민촛불대행진'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