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Cars] 르노車 이 정도였어?…그랑 콜레오스의 ‘프랑스산 와인 풍미’

입력: 2024-12-06 14:59 장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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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 시승기
싼타페·쏘렌토보다 축거 더 길어
동승석 독립 화면서 엔터 즐기기
강력한 주행 성능·정숙성도 만족

[돈+Cars] 르노車 이 정도였어?…그랑 콜레오스의 ‘프랑스산 와인 풍미’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 장우진 기자

르노코리아의 새 중형 SUV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가 현대차 싼타페, 기아 쏘렌토를 위협하는 호실적을 올리고 있다. 신차 효과로만 치부하기엔 주행감과 공간성, 실내외 디자인이 기대치를 몇 단계는 뛰어 넘었다. 르노가 작심하고 만들면 얼마나 대단한 차를 뽑아낼 수 있는지, '프랑스산 와인 풍미'를 그대로 담아냈다.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 장우진 기자

그랑 콜레오스는 전장 4780㎜, 전폭 1880㎜, 전고 1705㎜의 중형급 SUV다. 전장은 싼타페(4830㎜), 쏘렌토(4815㎜)보다 짧지만 축거는 2820㎜로 두 차종(각 2815㎜)을 앞선다. 그만큼 실내 공간성을 확보하기 위해 집중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외관을 보면 이해가 간다. 측면에서 보면 중형 SUV급 중 전면 오버행(차축-차끝거리)이 짧고, 보넷도 비교적 짧게 느껴졌다. 그렇다고 비율이 깨진 것도 아니어서, 중형 SUV의 첫 인상에 기대하는 단단함도 잃지 않았다.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 장우진 기자

전면 그릴 가운데 박힌 로장주 앰블럼은 르노 브랜드의 정체성을 보여줬고, 후면 한줄로 이어진 리어 램프는 포르쉐 카이엔 못지 않은 고급미까지 전해졌다.

실내 디자인은 한 번 더 감탄을 나오게 했다. 전면 12.3인치의 중앙 디스플레이와 동승석에 별도로 배치된 12.3인치 디스플레이는 고급 수입차 이상의 감성을 자아냈다.

두 개의 디스플레이는 각각 따로 조정 가능한 데다, 운전석에서는 동승석 디스레이 화면이 반사되지 않아 편의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동승석 화면에서도 OTT(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 음원 스트리밍, 네이버 '웨일' 브라우저를 통한 다양한 웹 서비스를 독립적으로 이용할 수도 있다.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 1열. 장우진 기자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 1열 디스플레이. 장우진 기자

1열 스마트폰 무선 충전패드는 사선으로 구성돼 이용이 편리했고 수납으로 사용하기에도 충분했다. 센터콘솔 하단에도 수납공간이 따로 마련돼 우산이나 작은 가방 등 짐을 두기에 편리했다. 1열 센터라인에 손잡이가 있어 '오프로드 SUV'로의 DNA도 갖췄다. 블루톤의 알핀 디자인은 세련되고 스포티했으며, 곳곳에 프랑스 국기를 상징하는 '블루-레브-화이트' 3색의 스티치의 감성도 재미 요소였다.

<~20241209020007121000368210~>2열 거주성도 매우 여유로웠다. 1열 공간을 충분히 확보하고도 무릎공간은 주먹 두 개가 충분히 나왔고, 헤드룸(머리공간)도 주먹 두 개 이상이 충분히 확보됐다. 신장이 185㎝이 넘는 장신이라도 레그룸(다리공간)이나 헤드룸이 부족할 것 같지는 않았다.

이날 시승 행사에 앞서 그랑 콜레오스는 개발한 한 연구원은 "2열 공간을 설계하면서 신장 180㎝를 기준으로 삼았다"며 "내 키가 178㎝인 데 무릎·머리공간 모두 주먹 두 개는 충분히 나오더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또 "가솔린 사륜 모델이 흑맥주라면, 하이브리드 모델은 프랑스산 와인과 같은 인상"이라며 "각 모델마다 뚜렷한 개성을 갖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서울 성수에서 강원 홍천까지 왕복 230㎞ 구간을 시승했다. 이날 시승 모델은 가솔린 사륜 모델과 하이브리드 모델로, 운전석과 동승석 모두에서 경험했다.

먼저 가솔린 사륜 모델을 운전했다. 이전에도 르노 모델을 몇 번 시승했는데 사실 가속력이나 힘에서는 아쉽다는 느낌을 간혹 받기도 했다. 대신 도심형 모델로는 손색이 없다는 점에서 단점으로 치부하지는 않았다.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 1열 디스플레이. 장우진 기자

하지만 이번 그랑 콜레오스는 힘도 충분히 갖췄고 정숙성도 기대 이상이었다. 가속페달은 차급에 비해 경쾌하게 여겨졌는데, 그 경쾌함이 고속에서도 이어지면서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전혀 받지 못했다.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소요 시간)을 논할 만큼의 폭발적이지는 않았지만 패밀리 SUV에 기대한 수준은 충분히 부합했다.

이 모델은 최대출력 211마력, 최대토크 33.2㎏·m의 주행 성능을 갖췄다. 스포츠 모드로도 주행해봤는데 엔진음이 한층 우렁차지기는 했지만 일반 모드와 비교해 크게 차이가 날 정도는 아니었다.

이날 시승 코스에서는 산길의 S자 코스가 꽤 길게 이어졌는데, 사륜 모델답게 4개의 바퀴가 바닥을 단단히 움켜쥐었다. 주행 성능 테스트 차원에서 꽤 고속으로도 S자 코스를 주파해봤는데 차가 '쓰러질듯한' 혹은 '밀릴듯한' 인상은 받지 못했고, 하프 버켓 타입의 시트는 몸을 충분히 지지해줬다.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 장우진 기자

주행 성능만큼 정숙성도 인상적이었다. 고속에서도 풍절음을 굉장히 잘 잡아줬고 노면 소음이나 질감도 크게 전해지지 않아 패밀리 SUV를 고려하는 소비자라면 충분히 만족할 만했다.

그랑 콜레오스 판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은 '역시'라는 인상을 받았다. 가솔린 사륜 모델은 주행 테스트에 초점을 뒀다면 하이브리드는 연비 주행에 좀 더 집중했다. 시스템 합산 최대 출력은 245마력으로 힘은 역시 여유로웠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회생제동도 3단계 조절 가능하다.

공인연비는 가솔린 사륜이 리터랑 9.8㎞, 하이브리드 모델은 15.7㎞다. 그랑 콜레오스 가격은 가솔린 이륜 3495만~3995만원, 가솔린 사륜 4345만원, 하이브리드 3777만~4352만원이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