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25일 신사업 진행상황 공시 점검 및 사업진행 실태분석 결과 지난해 7개 주요 신사업을 추가한 86개사 가운데 27곳은 사업추진 실적이 전무했고, 매출이 발생한 곳은 16개사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신사업 공시 제도 정착 유도를 위해 올해 반기 보고서를 대상으로 신사업 진행상황 공시와 테마업종 사업추진 실태에 대한 중점점검을 실시했다.
점검대상 324개사 중 작성기준을 충족한 회사는 145사로 절반도 되지 않았다. 사업 추진형황 및 미추진 사유 항목 기재가 가장 미흡했다.
금감원은 코스닥 상장사 추진실적이 특히 미흡했다. 179개 미흡사 중 138곳이 코스닥 상장사였다.
금감원이 선정한 이차전지, 인공지능, 로봇, 가상화폐, 메타버스, 신재생에너지, 코로나 7개 테마업종을 지난해 사업목적으로 추가한 회사는 86개사로 집계됐다. 이 중 16개사에서 관련 매출이 실제 발생하고 있었지만, 유의미한 매출이 발생한 경우는 8개사에 불과했다.
사업추진 내역이 없는 27개사 중 11개사는 미추진 사유 기재를 누락했고, 나머지는 검토 중이나 경영환경 변화 등을 사유로 기재했다.
실태조사 결과 추진현황이 존재하지 않는 회사는 대부분 재무나 경영 안정성, 내부통제 등에서 문제점이 지속 노출된 기업이었다.
최근 3년 연속 영업손실이 발생한 곳이 48%에 달했고, 자본잠식 중인 곳도 25.9%로 나타났다. 회사의 최대주주가 변경된 사례도 빈번했고, 3곳 중 한 곳은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
신사업 발표 직후 주가급등 시 최대주주 관련자 등이 주식을 매도하는 등 신사업 관련 불공정거래 행위도 적발했다.
A사는 브랜드 라이선스 사업 진출 등의 명목으로 주주우선공모를 진행한 뒤 자금을 횡령했고, B사는 유명 해외 기업 창립멤버를 이사로 선임한 뒤 사업목적에 백신사업 등을 추가하면서 허위 내용을 공시했다.
이밖에 코로나19 백신 연구개발과 관련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신규 바이오 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되는 것처럼 꾸민 C사와 페이퍼컴퍼니를 급조한 뒤 제3자 배정자로 지정하며 대규모 유상증자 관련 허위 공시에 나선 D사도 적발됐다.
금감원은 총 15개사에서 불공정거래 혐의가 확인돼 82명의 혐의자(사)를 형사 조치하고, 회계처리기준 위반 5개사에 과징금 부과 조치를 완료했다.
금감원은 신사업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하더라도 이를 실제로 추진하는 경우가 일부에 불과하고, 대규모 자금조달 공시가 있더라도 발행대상자의 재무현황 등을 확인해 실제 납입능력이 있는지 등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투자자가 회사가 신사업을 지속 추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 살펴보고, 정기보고서를 통해 실제 사업 추진 여부 및 경과를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작성기준이 미흡한 179사에 중점점검 결과 및 공시 모범사례를 통보해 정기보고서 작성 시 보완토록 안내할 계획"이라며 "부정거래 혐의가 발견된 기업에 대해서는 조사와 회계감리를 통해 엄충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