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 관리 소홀 등 악순환 차단
강화된 가이드라인 적용 추진 방침
자본확충·내실위주 경영계획 주문
금융감독당국이 단기 성장에만 매몰된 보험업계를 향해 경고장을 날렸다. 내년 본격적인 금리 인하기가 예상되는 가운데, 수익성만 앞세운 영업 경쟁을 지양하고 미래 예상 위험까지 고려한 리스크 관리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금융감독원은 보험개혁회의 등을 통해 '리스크 관리 소홀-건전성 악화-규제 유예'의 반복되는 악순환을 끊도록 내년 초까지 해지율 원칙 모형과 할인율 단계적 적용 등 강화된 가이드라인 적용을 차질 없이 추진할 계획이다.
1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날 이세훈 금감원 수석부원장 주재로 보험업계와 금리 하락기에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안정화와 보험사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는 주요 생명보험사(삼성·교보·한화)와 손해보험사(현대·메리츠·롯데)와 함께 삼일, 삼정, 한영, 안진 등의 회계법인 경영진(보험업 최고책임자)이 참여했다. 금감원은 IFRS17 시행 초기 혼란과 해지율 등 제도 개선과 함께 금리 하락으로 보험사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업계 의견을 청취하며 향후 강화하는 감독 방향을 안내했다.
특히 금감원은 지난 4일 제4차 보험개혁회의에서 발표한 보험 회계 및 재무건전성 개선안에 이행을 위해 노력해줄 것을 당부했다. 보험사들이 단기 수익에 유리한 보장성 판매에 주력하며 '실적 뻥튀기'한다는 인식을 없애도록, 신뢰도 제고에 만전을 기울일 것을 강조했다.
금감원은 현재 보험사들의 시장 리스크 관리에 미흡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 금리 변동기마다 보험업권 건전성이 악화되는 현상이 반복됐다며,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건전성 부담이 늘어날 수 있는 만큼 리스크 관리를 신경써야 한다고 했다.
이날 금감원은 내년 우선적으로 검사를 진행할 보험사를 선정 대상 계획도 밝혔다. 우선 무·저해지 환급형 상품의 해지율 추정 시 '원칙 모형'이 아닌 '예외 모형'을 적용하는 곳 중 원칙 모형과의 보험계약마진(CSM) 차이가 큰 회사를 검사하기로 했다. 또 불완전판매 등 소비자 피해를 유발시키는 판매 채널에 대한 영업 의존도가 높거나, 내년도 경영 계획을 수립할 때 수입보험료 등 외형성장률을 지나치게 높게 설정한 곳을 대상으로 할 예정이다.
이세훈 수석부원장은 "단기 실적 경쟁을 위해 비합리적인 계리 가정을 적용함으로써 보험 회계의 신뢰성과 안정성을 해치는 보험사가 없도록 할 것"이라며 "새 회계제도가 단기 실적 경쟁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자정 노력이 절실한 때로, 당장의 실적 악화를 감추기 위해 예외 모형을 선택하는 우(愚)를 범하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보험 시장이 포화 국면에 있고, 대내외 불확실성이 큰 상황을 고려할 때 무리한 외형 확장 보다는 자본 확충 등 선제적 리스크에 나서야 한다"며 "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내실 위주의 경영 계획도 수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