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대표(CEO)가 4일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가 함께한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통해 '무어의 법칙'을 뛰어넘는 진보를 지속할 수 있었다"며 양 사 간의 돈독한 동맹관계를 보여줬다.
황 대표는 이날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SK 인공지능(AI) 서밋 2024'에서 상영된 데이비드 패터슨 UC버클리대 교수와의 영상 대담에서 이같이 말했다. 무어의 법칙은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의 공동 창립자인 고든 무어가 제시한 개념으로, 반도체 집적회로 성능이 약 2년마다 2배씩 늘어난다는 내용이다.
황 대표는 코딩에서 머신러닝으로 흐름이 이동하면서 메모리 대역폭의 중요성이 점차 부각되고 있는 만큼, HBM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기존 코딩을 통해 제작된 소프트웨어는 중앙 처리장치(CPU)에서도 원활하게 작동됐지만, 연산 양이 많은 머신러닝 알고리즘은 더욱 강화된 컴퓨터 아키텍처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그는 "SK하이닉스와 협업으로 더 적은 메모리로 더 정확한 연산을 수행하고 동시에 더 높은 에너지 효율성을 달성했다"며 "컴퓨팅 처리 능력은 비약적으로 향상됐고 이는 정말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현재 HBM의 발전 속도에 대해서는 "현재 HBM 메모리 기술 개발과 제품 출시 속도는 매우 훌륭하지만, 여전히 AI는 더 높은 성능의 메모리가 필요하다"며, 더 많은 메모리 대역폭을 이용하면서도 동시에 더 적은 에너지로 더 많은 대역폭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의 신제품 출시가 순조롭게 이뤄져야 한다고 황 대표는 강조했다. 그는 "초기 AI는 텍스트 생성에 집중돼 많은 메모리가 필요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AI 모델의 데이터 세트와 이를 위한 메모리 크기가 상당히 커져야 한다"며 "SK하이닉스의 공격적인 제품 출시 계획이 빠르게 실현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파트너십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황 대표는 "플랫폼 회사로서 엔비디아는 생태계의 도움이 필요하고, 그렇지 않으면 단순한 컴퓨터 회사에 불과하다"며 "많은 측면에서 공동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SK하이닉스와는 여러 세대의 컴퓨팅 아키텍처에 대해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09년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AMD 등과 함께 연구했고, 2013년 세계 최초로 TSV(실리콘관통전극) 기반 1세대 HBM을 시장에 내놨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에서 SK하이닉스와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파트너십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