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빅테크가 SK그룹 AI 행사에 온·오프라인을 통해 총출동했다. SK는 '함께하는 AI, 내일의 AI(AI Together, AI Tomorrow)'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글로벌 빅테크들과 협력해 국내외를 아우르는 'AI 가치 네트워크'의 중심에 서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4일 오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4'에서 한시간 넘게 키노트 발표자로 연단에 서서 줄곧 '협력'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AI는 우리 모두의 삶과 사회에 광범위한 변화를 가져올 기술인 만큼 이를 긍정적으로 이끌기 위해 모두가 협력해야 한다"면서 "SK와 파트너들의 다양한 솔루션을 묶어 AI 병목현상을 해결하고 좀더 좋은 AI가 우리 생활에 빨리 올 수 있도록 글로벌 AI 혁신을 가속화하는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SK는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력을 위해 그룹 내에 AI 태스크포스(TF) 조직을 꾸렸다.
최 회장은 이날 AI 성장을 위해 해결해야 할 병목현상으로 △ AI 투자를 회수할 '대표 사용 사례'와 수익 모델 부재 △ AI 가속기와 반도체 공급 부족 △ 첨단 제조공정 설비 부족 △ AI 인프라 가동에 소요되는 에너지(전력) 공급 문제 △ 양질의 데이터 확보 문제 등 5가지를 꼽았다. 그러면서 SK그룹이 이를 푸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SK는 칩부터 에너지, 데이터센터 구축·운영과 서비스 개발까지 가능한 전세계 유일한 기업"이라며 "부족한 부분은 보완하기 위해 각 분야에 있는 세계 최고 파트너들과 협업하고 있다. 파트너들의 다양한 솔루션을 묶어 AI 병목현상을 해결하고, 좀 더 좋은 AI가 빨리 오도록 글로벌 AI 혁신을 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발표 중간중간에 AI 업계 스타급 인사들과 영상으로 만나 긴밀한 파트너십을 강조했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영상을 통해 "SK는 다양한 분야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고, 협력적인 AI 생태계와 비전은 우리와 같다"며 "한국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AI 생태계를 구축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설립자 겸 CEO는 미국 UC버클리대 교수인 데이비드 패터슨 교수와의 영상 특별대담을 통해 "엔비디아와 SK하이닉스의 파트너십은 AI 산업에 혁신을 가져왔다. 이제 AI와 인류의 미래를 함께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웨이저자 TSMC CEO도 영상을 통해 "HBM이 AI 가속화의 중추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더 깊고 긴밀한 협력으로 놀라운 성과를 이어나갈 것"이라며 SK하이닉스와의 끈끈한 협력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이들과의 인연을 강조하면서 에피소드를 소개하기도 했다. 나델라 MS 회장에게 받은 영감으로 SK가 넷제로에 적극 나섰고, 빌게이츠 재단과 원자력 업체 테라파워에 투자를 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젠슨 황 CEO와 만났을 때 HBM 공급을 6개월 당겨 달라고 요청했다. 그런 면에서 한국인의 '빨리빨리' 스피드를 강조하는 습성과 같더라"라며 "이 덕분에 엔비디아가 AI 시대를 이끄는 세계 최고의 칩 회사가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SK가 강조한 분야는 AI 인프라다. 유영상 SK텔레콤 CEO는 이 자리에서 'AI 인프라 슈퍼 하이웨이' 구축 계획을 공개하고 국내외 파트너들과의 공조를 강조했다. AI 데이터센터와 그래픽처리장치(GPU) 클라우드 서비스, 에지AI 등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오는 2030년까지 아시아태평양 지역 'AI DC 허브'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다. 그렉 브로크만 오픈AI 회장은 이날 대담에서 "AI 발전을 위해 데이터, 알고리즘, 컴퓨팅 파워 세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며 "반도체, 전력 등 인프라 제약을 해결해야 AI의 확장적 발전이 가능한 만큼 기가와트급 데이터센터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CEO는 기조연설을 통해 '통합 AI 메모리 프로바이더' 비전을 제시했다. 오후에는 라니 보카르 MS 총괄 부사장과 마크 아담스 펭귄솔루션즈 CEO, 크리스 르베르 테라파워 CEO, 아라빈드 스리니바스 퍼플렉시티 CEO가 'AI 서비스' 주제발표를 했다.
한편, 이번 서밋은 SK가 그룹 차원에서 매년 개최해온 행사를 올해 AI 중심 대규모 글로벌 행사로 격상해 4~5일 코엑스에서 연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4'에서 '함께하는 AI, 내일의 AI'를 주제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최태원(왼쪽) SK그룹 회장이 그렉 브로크만 오픈AI 회장 겸 사장에게 SK AI 서밋 2024'에 전시된 실시간 뇌파 분석 기반 뇌전증 발작 감지 기기를 소개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