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한 고령화로 질병 조기 발견과 예방의 중요성이 더 커진 가운데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인류 공통의 문제 해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인구 고령화 등으로 2050년까지 전 세계 신규 암 환자 발생이 2022년보다 77% 증가한 3500만건 이상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가운데 의료AI 기업들은 AI를 활용한 질병 조기 진단 기술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제약사들은 신약 개발에 AI를 접목시켜 R&D 기간을 대폭 줄임으로써 질병의 빠른 치료를 위해 발벗고 나섰다.
◇고령화 시대 더 주목받는 의료 AI 기업들=루닛의 흉부·유방 의료영상 판독 보조 솔루션인 '루닛 인사이트'는 정밀한 이상 소견 검출이 가능해 진단 능력을 높여준다. 루닛은 최근 2년 간격으로 3회 실시된 유방촬영 검진 영상을 AI 영상분석 솔루션인 '루닛 인사이트 MMG'로 분석한 결과, AI가 유방암 발생을 최대 6년 전부터 예측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코어라인소프트는 고령화 속에 빠르게 늘어나는 폐암 환자들을 위한 AI 솔루션을 내놨다. 한번의 흉부 CT 촬영으로 얻은 영상 데이터를 자동으로 분석하고 정량화해 폐암, 폐기종, 심혈관질환 등의 질환 정보를 주는 '에이뷰 LCS 플러스'를 활용, 질환 분석·진단, 치료 계획, 상세 리포트 등을 제공한다.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의 중요성도 커졌다. 카카오헬스케어는 이용자가 혈당 관리 서비스 '파스타' 앱에서 입력한 식사 기록, 운동 정보 등 생활 습관과 실시간 혈당 추이를 의사가 확인하고 교육 및 진료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AI로 신약 더 빨리 개발해 질병극복 길 연다=제약업계는 AI를 신약 개발에 접목해 질병을 더 빠르게 극복하는 길을 열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올해 AI신약융합연구원을 통해 연구 성공률을 높이고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K-멜로디 사업을 본격화했다. 연합학습 기반 약물 흡수·분포·대사·배설·독성(ADMET) 예측 모델인 'FAM'을 개발하는 게 목표다.
신약개발 데이터 활용과 품질관리를 위해, 제약사, 대학, 연구소 등이 보유한 데이터로 내부에서 AI를 학습시켜 분석 결과만을 중앙서버로 전송해 학습모델을 갱신하는 분산형 학습 기법 등을 신약 개발에 이용한다는 전략이다. 개별 연구기관이나 제약사가 하기 어려웠던 대규모 데이터를 분석·활용할 수 있게 돼 신약 개발이 더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제약사들은 AI기업과 손잡고 기회를 찾고 있다. JW중외제약은 최근 미국 AI 기반 의료기업 템퍼스AI와 손잡았다. 템퍼스AI가 보유한 임상 기록·병리 이미지 등의 멀티모달 데이터와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 모델을 활용해 자사 신약후보물질을 정교하게 평가하고 치료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생체지표)를 검증할 계획이다. 이달 대웅제약은 AI 헬스케어 기업 아크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협약의 핵심기술인 아크의 '위스키'는 AI를 활용한 실명질환 진단 플랫폼이다. 내과 검진 단계에서 실명을 일으키는 주요 3대 질환인 당뇨성망막병증·황반변성·녹내장을 판독해 소견을 제공한다. 양사는 AI 플랫폼과 대웅제약의 국내 영업력을 바탕으로 AI 의료 확산을 이끌겠다는 구상이다. 강민성·이미선 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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