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혐의 윤관석 前의원에 대법서 징역 2년
사건 불거진 이래 전·현직 의원 첫 유죄확정…송영길 前대표 등 재판중
與 "금권선거에 사법정의 실현, 사필귀정…현역의원들수사 지체말라"
더불어민주당 2021년 대선 경선에 앞서 치른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에 연루된 제21대 국회의원 중 대법원이 유죄를 확정한 사례가 31일 처음 나왔다. 여당인 국민의힘에선 "민주주의 근간을 뒤흔든 금권선거"였다며 "사필귀정"이라고 평가했다.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이날 정당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윤관석(64·수감중) 전 민주당 의원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지난해 4월 민주당 돈봉투 전대 의혹이 제기된 이래 나온 대법원의 첫 유죄판결이다.
특히 윤 전 의원은 현역 때부터 1·2심에서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형량이 선고된 만큼, 3심에 걸쳐 혐의가 인정돼 주목된다. 당대표 당선 수혜자 격인 송영길 전 대표(탈당 후 소나무당 창당) 등 관련인사 재판·수사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윤 전 의원은 2021년 5월 전대 직전인 4월말쯤 송 전 대표 당선을 목적으로 강래구 전 한국감사협회장,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등과 공모해 6000만원을 마련, 현역 의원들에게 300만원씩 든 돈봉투 20개를 살포한 혐의로 지난해 8월 구속 기소됐다.
윤 전 의원은 '돈 봉투를 마련했을 뿐'이고 '전달자에 불과하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해왔다. 그러나 1심과 2심은 금품제공이 조직적으로 반복됐고, 윤 전 의원이 구체적으로 제공 액수를 정하는 등 충분한 재량을 행사했다고 보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이정근 전 부총장이 핵심 당사자인 녹취록 등이 일관되게 유죄 증거로 인정돼 다른 연루 인사들에게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허종식 민주당 의원, 이성만·임종성 전 의원도 1심 징역형 집행유예를 받고 항소심 진행 중이며 송 전 대표도 1심 재판 중이다.
윤 전 의원의 요구를 전달한 혐의로 함께 기소됐던 강 전 협회장은 1·2심에서 총 1년 8개월의 징역형과 벌금 600만원, 추징금 300만원을 선고받았고, 상고를 취하해 형이 그대로 확정됐다. 검찰은 돈 봉투 수수가 의심되는 민주당 전·현직 의원 7명도 수사 중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윤희석 대변인을 통해 "사필귀정이다. 민주주의 근간을 뒤흔든 금권선거에 대법원이 사법적 정의를 실현한 것"이라며 "민주당은 '쩐당대회'와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머리숙여 사과하라"고 논평했다. 또 "관련자들 재판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봤다.
윤 대변인은 "야당 의원 6명은 지난 1월부터 10개월째 국회 일정 등을 이유로 소환조사 요구에 불응하고 있다. 어제 검찰이 '11월17일까지 출석하라'고 최후통첩까지 한 상황입니다. '돈봉투 수수 의혹'을 받는 의원들은 더이상 지체하지 말아야 한다"고 압박했다.한기호기자 hkh89@dt.co.kr
지난 2021년 9월8일 더불어민주당 송영길(오른쪽) 당시 당대표와 윤관석(왼쪽) 의원이 HMM 노조와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윤관석 전 국회의원 페이스북 사진 갈무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