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반도체 136억달러 '역대 최대'
삼성·하이닉스 3분기 실적 '청신호'
자동차 4개월만에 플러스 전환
하이브리드차 수출 58% '껑충'
삼성·하이닉스 3분기 실적 '청신호'
자동차 4개월만에 플러스 전환
하이브리드차 수출 58% '껑충'
이번 수출 호조의 1등 공신은 단연 반도체였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9월 한국의 반도체 수출액은 역대 최대인 136억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보다 37.1% 증가한 금액이다.
반도체가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3.1%로, 단일 품목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업계에서는 지난달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텐리가 내놓은 '반도체 겨울론'이 틀렸음을 이번 수출 실적이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생성형 인공지능(AI)용 서버 등에 쓰이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포함한 메모리 반도체 수출은 87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60.7% 증가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함께 메모리반도체 3강의 한 축인 마이크론 역시 2024년 회계연도 4분기(6~8월)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93%나 늘어난 77억5000만달러(10조3000억원)를 기록해 반도체 겨울론과 상반되는 실적을 보여준 바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세계 HBM 시장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53%, 삼성전자가 38% 수준이며, 마이크론은 9% 정도다. 업계에서는 이달 중 3분기 실적을 내놓을 예정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마이크론과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 정부의 수출 분류상 반도체가 아닌 컴퓨터로 분류되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의 수출 역시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투자, 기업용 수요 증가가 지속된 덕분에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SSD는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를 데이터 저장용으로 만든 상품이다.
올 들어 '전기차 캐즘' 등의 영향으로 주춤했던 자동차 수출 역시 4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하며 한 몫을 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자동차·기아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효과적인 전기차·하이브리드차 '투 트랙' 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예를 들어 현대차·기아의 경우 거의 모든 전략차종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생산 중이거나 추가할 예정이다. 현대차 측은 지난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오는 4분기 전기차 전용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가 가동될 예정"이라며 "하이브리드차 물량이 많이 늘어나는 추세이기에 공장 설비를 추가해 하이브리드차 생산도 가능하도록 시설 투자를 단행할 예정"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그 결과 9월 전기차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19.9% 감소한 대신 하이브리드차 수출이 58%나 증가하며 반등세를 이끌었다.
이 밖에도 단일 최대 수출국인 중국 시장의 회복세도 이번 역대급 수출에 한 몫을 했다. 산업부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IT품목 수출이 지속적으로 호조세를 이어가며 올해 중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지급 준비율 인하 등의 대책을 발표한 데 이어 지난달 30일에는 부동산 활성화 대책을 내놓는 등 공격적인 내수 활성화 정책을 펴고 있다. 이에 호응해 주요 은행들도 금리를 인하하며 소비를 촉진하는 중이다.
그 결과 중국 수출은 6.3% 증가한 117억 달러로 올해 최대실적을 경신했다. 지난 2월 이후 적자를 이어가던 대중 무역수지 역시 9월 들어 4억7000만달러 흑자로 돌아섰다.
한편 한국이 9월까지 견조한 수출 성장세를 이어감에 따라 올해 역대 최대인 7000억달러 수출 목표를 제시한 정부는 역대 최대 수출 기록 경신 기대감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의 기존 역대 연간 최대 수출 기록은 2022년의 6836억달러다. 일각에서는 한국의 견조한 수출 증가세가 유지될 경우 올해 한국의 수출이 처음으로 일본의 수출을 넘을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경제 데이터업체 CEIC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일 간 수출액 격차는 35억달러로 역대 가장 적은 수준이었다.
이민우·장우진기자 mw3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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