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지난해보다 두 배이상 많은 상장지수펀드(ETF)가 상장 폐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순자산 규모가 상장 유지 요건보다 적어진 ETF도 67개로 전체의 7.5%에 달했다.
1일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거래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35개 ETF가 상장 폐지된 것으로 집계됐다.
연간 ETF 상장폐지 수는 지난 2020년 29개, 2021년 25개에서 2022년 6개, 지난해 14개로 감소 추세를 보이다 지난해부터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200 산업재', 'TIGER 모멘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MSCI퀄리티' 등 5개 종목은 상장폐지 전 단계인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뒤 다음 반기 말까지도 같은 상태가 지속되면 해당 ETF는 강제 상폐 수순을 밟게 된다.
상장폐지 가능성이 제기되는 ETF 수도 적지 않다. 한국거래소는 상장한 지 1년이 지난 ETF 중 신탁 원본액이 50억원 미만이면서 순자산 총액이 50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ETF를 관리종목으로 지정한다.
지난달 27일 기준 순자산 50억원 미만 ETF 수는 67개에 달한다. 현재 국내 시장에 상장된 전체 ETF의 7.5%를 차지한다. 이 중 28개 종목은 지난 3개월 평균 거래량이 1000주도 되지 않았다.
이같은 상폐 및 상폐관리 종목 증가는 최근 급격하게 증가한 ETF 출시 영향으로 풀이된다. ETF 전체 순자산 규모가 160억원을 넘어서며 양적으로 빠르게 성장했지만, 비슷한 상품들이 한 번에 출시되며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들어 자산운용사들이 거래가 적은 ETF를 자진해서 상장 폐지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시장 규모가 커지며 업계 경쟁이 과열되다 보니 비슷한 상품을 출시하는데 급급하고, 기존 상품들에 대한 관리는 제대로 하지 못한 부작용으로 봤다.
김 의원은 "최근 ETF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내실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라며 "ETF 상장 심사 요건을 강화하고 다양한 ETF 상품 구성을 통해 질적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