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4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3을 공급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5세대 메모리인 HBM3E은 엔비디아 기준 충족 테스트를 아직 마치지 못한 상태다.
24일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HBM3를 납품하기 위한 퀄 테스트를 처음으로 통과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다만 삼성전자의 HBM3가 현재로서는 미국의 대중국 제재에 맞춰 중국 시장용으로 개발된 H20 그래픽처리장치(GPU)에만 사용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HBM3E에 대한 테스트는 여전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삼성전자의 HBM3E는 아직 엔비디아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고객사 관련 사안은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도 "HBM3E 공급을 위한 테스트를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HBM3E 제품이 이르면 다음 달 중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고, 연내 본격적으로 납품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오는 31일 예정인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컨콜)에서 엔비디아 HBM3E 납품과 관련한 메시지를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엔비디아 HBM3E 품질 테스트 통과 속도를 더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 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 가속기용 그래픽처리장치(GPU)인 일명 '블랙웰' 주문량을 기존 계획보다 25%가량 늘린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블랙웰은 기존 엔비디아 GPU보다 성능이 수배 이상 뛰어나며, HBM3E 탑재가 필요한 AI 칩이다. 삼성전자의 품질 테스트 통과가 늦어지면 늘어난 블랙웰 관련 물량이 경쟁사인 미국 마이크론에 배정될 수 있다.
현재 HBM 시장의 핵심은 HBM3E인 만큼 삼성전자가 HBM3E 엔비디아 공급에 성공하며 HBM 시장 주도권을 쥔 SK하이닉스 추격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