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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 특례도 피해갔다…끓는 장에 애끓는 `노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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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점보다 40% 내린 단지 속출
신생아 특례대출 수혜도 적어
서울 전체 아파트 가격이 수주 연속 동시에 오르면서 서울이 상승장에 진입했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하지만 이른바 '노도강'이라고 불리는 노원·도봉·강북구 지역들은 상승 바람에 올라타지 못했다. 올 초만 해도 재건축 규제 완화과 정부 특례 대출의 수혜가 기대됐지만, 고금리에 못이긴 투자자들이 '팔자'에 나서면서 기대감마저 제 풀에 꺾였다.

이 지역들은 몇 년 전 부동산 급등기에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은 젊은 투자자들이 '갭투자'를 위해 몰렸던 곳이기도 하다.

8일 KB국민은행 부동산 빅데이터센터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주간 아파트 통계에서 서울은 7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 주 동안 서울의 아파트 매매 가격은 0.09% 상승했다. 성동구(0.31%), 은평구(0.25%), 송파구(0.25%), 강남구(0.25%), 마포구(0.21%) 등 강남 3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을 제외하고도 거의 모든 자치구가 상승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노원구는 -0.17%, 도봉구는 -0.04%, 강북구는 -0.25% 각각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올 들어 지난 고점 대비 40% 넘게 폭락하는 단지들이 속출했다.

1987년 준공된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5단지 전용면적 31㎡는 2022년 최고 8억3000만원에 거래됐으나 이달에는 5억1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앞서 고점 대비 절반 수준인 4억 중반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노원구 '대장 아파트'인 중계동 청구3차 전용 84㎡는 지난달 11억4000만원에 거래가 완료됐다. 2년 전만해도 거래가가 14억원이 넘는 아파트였다.

도봉구 북한산 아이파크 84㎡는 지난달 7억9500만원에 거래됐다. 2022년 고점 당시 12억원에 육박했던 것과 비교하면 30% 이상 하락한 것이다.

서울 북동부에 위치한 노도강은 서울 25개 자치구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주택 가격이 저렴해 대출 규제가 덜했다. 매매가와 전세 보증금의 차액이 1억원대로 낮은 곳이 많아 '영끌족'이 갭투자를 목적으로 이 지역 아파트를 집중 매수했다. 대세상승기 이 지역은 서울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으로 꼽혔다.

올 초엔 재건축 단지가 많은 점이 주목받으며 투자 수요를 견인했다. 아파트를 지은 지 30년이 넘었다면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을 시작할 수 있도록 절차를 간소화하기로 하는 등 정부 차원에서 정비사업 규제를 대폭 완화했기 때문이다.

노원구는 실제로 서울 시내에서도 준공 30년 이상 300세대 이상 아파트가 가장 많은 곳이다. KB은행에 따르면 해당 기준을 충족하는 가구 수는 노원구가 7만6800가구로, 강남구(3만9124가구)와 송파구(3만6233가구)보다 훨씬 많다. 이 노후 가구들의 비중은 노원구 전체 가구의 21%가 넘는다 .

하지만 재건축 연한을 채운 단지가 많아도 공사비 급등으로 사업성이 낮아 사업 추진이 어려운 점이 결정적 걸림돌이 됐다. 지난해 11월 노원 상계주공5단지가 GS건설과 시공 계약을 해지했다. 집값에 맞먹는 추가 분담금 우려 때문이다. 당시 전용 31㎡ 아파트 소유자가 전용 84㎡ 타입 아파트를 받으려면 5억원의 추가 분담금을 내야 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고금리 장기화 우려에 아파트를 매도하려는 노도강 투자자는 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올 초부터 이달 7일까지 등록된 노원구의 매매 물건은 5155건에서 6158건으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도봉구도 2138건에서 2372건으로, 강북구도 1152건에서 1374건으로 각각 늘었다.

전문가들은 신생아 특례대출의 수혜도 적었다고 평가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생아 특례대출로 경기도 아파트 매매량이 3년 만에 최대치까지 올랐는데 '인서울'인 노도강은 오히려 하락했다. 재건축도 쉽지 않은 노후 아파트가 많은데다 광화문이나 강남 등 중심 업무지구까지의 거리가 멀어 주거 여건이 서울에 인접한 경기 지역보다도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신생아 특례대출은 대출 신청일 기준으로 2년 이내 출산·입양한 무주택 가구에 연 1.2~3.3%의 금리로 최대 5억원까지 주택 구입 자금을 빌려주는 제도다. 특히 9억원 이하,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 구입시 이용이 가능해 상대적으로 9억원 이하 주택이 많은 경기 지역에 몰렸다. 경기도의 디딤돌 대출 신청 건수가 5269건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많았고, 비중으로는 전체의 33%에 달한다. 신청 액수 역시 1조6171억원으로 전체(4조4050억원)의 36.7%를 차지했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신생아 특례도 피해갔다…끓는 장에 애끓는 `노도강`
서울 노원구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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