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강현철의 중국萬窓] 노장철학과 결합한 중국불교… 육조 혜능, 조계산에서 선종을 떨치다

프린트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강현철의 중국萬窓] 노장철학과 결합한 중국불교… 육조 혜능, 조계산에서 선종을 떨치다
중국 하남성(河南省·허난성) 소실산 자락에 있는 소림사는 우리에게 중국 무술로 잘 알려져 있다. 소림사는 무술뿐만 아니라 중국 선종(禪宗) 불교가 시작된 곳이기도 하다. 서역에서 온 달마 대사가 숭산(嵩山)의 동굴에서 9년간 벽을 마주보고 수행한 끝에 얻은 깨달음을 이곳 소림사에서 전했다. 소림의 무술 역시 달마 대사가 건강을 위해 훈련한 운동법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진다. 중국 남북조시대 석가모니 부처의 직계 제자였던 마하가섭의 28대 제자 보리달마는 양 무제때인 서기 520년 중국에 선을 전하며 선종의 시조가 됐다.



◇ 중국 선종의 시작 숭산과 조계산

숭산은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다섯 산인 오악(五岳)의 하나로, 중앙에 자리잡은 중악(中岳)이다. 동 태산(泰山), 서 화산(華山), 남 형산(衡山), 북 항산(恒山)이 나머지 5악이다. 숭산은 하남성 등봉시(登封市·덩펑시) 서북쪽에 자리하고 있는데, 서쪽의 소실산(少室山)과 동쪽의 태실산(太室山)으로 나뉜다. 모두 72개의 봉우리가 있으며, 최고봉은 소실산에 속하는 해발 1512미터의 연천봉(連天峰)이다.

숭산과 함께 중국 불교에서 유명한 또다른 산이 조계산(曹溪山)이다. 광동성(廣東省·광둥성) 소관시 곡강현 동남쪽 약 6km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이곳 북쪽 언덕에 자리잡고 있는 남화선사(南華禪寺)는 선종의 육조(六祖) 혜능(慧能) 선사가 설법한 절이다. 중국 불교사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사찰로, 현재도 선종의 중심도량이다. 남조 양무제 천감 원년(502)에 창건된, 1520여년의 역사와 전통을 지닌 아름다운 고찰이다. 우리나라 불교 최대 종파인 조계종의 이름은 혜능을 잇는다는 뜻에서 조계산에서 따왔다. 보리달마 이후 중국 선종은 혜가-승찬-도신-홍인-혜능 등으로 법통이 이어진다. 이들을 대스승이란 이름의 조사(祖師)라고 부른다. 특히 6조(祖) 혜능은 중국 선의 실질적 개조로 꼽힌다. 혜능은 "자기 본성(自性)을 깨치면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며 중국 대륙에 선종을 전파했다.

중국에 불교가 전래된 것은 서기 64년경 후한 명제때로 알려져 있다. 5호16국 시대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해 위진남북조 시기 도교와 함께 대대적으로 유행했다. 백마사(白馬寺)는명제 때인 서기 68년에 하남성 낙양(洛陽·뤄양) 교외에 지어진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절이다. 서역의 두 승려 가섭마등(迦葉摩騰)과 축법란(竺法蘭)이 백마에 불경을 싣고 낙양에 당도, 불경을 한역하며 머물던 것을 기념하기 위해 건립됐다. 불경의 한역에 힘쓴 안세고와 축법호 등 기라성 같은 고승들이 활동하며 동아시아 불교 정립에 지대한 영향력을 미친 사찰이기도 하다.

불교와 관련된 또다른 유적으론 용문(룽먼), 운강(윈강), 돈황(둔황) 막고굴 등 3대 석굴을 빼놓을 수 없다. 용문석굴은 낙양시 낙용구를 흘러가는 이하(伊河)를 끼고 양쪽으로 솟아있는 용문산과 향산의 절벽에 조성된 석굴이다. 북위 효문제 시대에 시작돼 수·당을 거쳐 송대까지 400년에 걸쳐 지어졌다. 2345개의 감실에 모셔진 불상만 10만 존을 넘고, 비각도 2800여개다. 이가운데 당 측천무후가 조성한 봉선사 석굴이 가장 유명하다. 운강 석굴은 산시성(山西省·산시성) 대동시(大同市·다퉁시) 서쪽 20km에 위치하며, 동서 1km에 걸쳐 약 40개의 굴이 있다. 막고굴(莫高窟)은 감숙성(甘肅省·간쑤성)의 돈황(敦煌)에 있는 석굴로, 명사산(鳴沙山·밍사산) 동쪽 벼랑에 남북으로 1600m에 걸쳐 조성된 600여개의 동굴이 있고, 그 안에 2400여개의 불상이 안치돼 있다.



◇ 진리에 대한 어두움, 탐(貪)·진(瞋)·치(痴)가 모든 고통의 원인

기원전 5세기경 인도에서 성립된 불교는 '인간적'이다. '종교'인 동시에 존재에 대한 근본적 물음을 제기하는 '철학'의 모습을 띠고 있다. '신의 말씀'인 성경이나 쿠란과 달리, 불경은 '깨달은 인간(붓다·부처)의 말씀'이다. 경전도 한 권이 아니다. 기독교나 이슬람교에선 인간이 예수 그리스도나 마호메트가 될 수 없지만, 불교에선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고 가르친다. 불교는 "인간은 왜 생로병사의 고통을 겪어야 하며, 이런 고통에서 벗어나는 길은 무엇인가"에서 출발한다.

불교는 크게 교종과 선종, 소승과 대승으로 나눠볼 수 있다. 교종(敎宗)은 부처의 가르침, 즉 교학(敎學)을 중시하는 데 비해 선종(禪宗)은 직관적인 종교체험을 중시한다. 교(敎)는 부처님 말씀이요, 선(禪)은 부처님 마음이라고 한다. 교종은 소승, 선종은 대승과 연결된다.

소승은 개인의 해탈을 추구한다. 윤회하는 삶으로부터 벗어나는 게 목표다. 태국 스리랑카 등 동남아 중심의 남방 상좌부불교가 대표적이다. 소승의 가르침은 '사제'(四諦)와 '삼법인'(三法印)으로 요약할 수 있다. 제(諦, 사띠야·satya)는 '진리'라는 뜻이다. 네가지 성스러운 진리(사성제·四聖諦)라고도 하는 사제는 △괴로움이라는 진리(고제·苦諦) △괴로움의 원인이라는 진리(집제·集諦) △괴로움의 소멸이라는 진리(멸제·滅諦) △괴로움의 소멸로 이끄는 길이라는 진리(도제·道諦) 네가지(고집멸도·苦集滅道)다. 집(集)은 '결합해 상승한다'는 뜻이다.

부처님에 따르면 모든 존재는 '괴로움'(고·苦)이다. 근원적 고통인 생로병사라는 '사고'(四苦)외에 사랑하는 것과의 이별, 싫어하는 것과의 만남,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음, 인간 존재에 집착해 살아가는 것 모두가 괴로움(팔고·八苦)이다. 불교는 이를 '삼계화택'(三界火宅·세계는 번뇌로 불타는 집이다)으로 표현한다. 괴로움은 진리에 대한 어두움(무명·無明) 때문이다. 무명에서 출발한 괴로움은 행-식-명색-육입-촉-수-애-취-유-생-노사라는 12가지 과정을 거친다. 이를 '12연기'라고 한다. 이런 괴로움은 목이 마를 때 물을 원하듯 대상을 원하는 충동인 갈애(渴愛)와, 탐(貪·욕심)·진(瞋·노여움, 성냄)·치(痴·어리석음)라는 '삼독'(三毒)에서 비롯된다. 괴로움은 "모든 존재는 연기(緣起)에 의해 일시적으로 성립된 것"이라는 깨달음과 수행에 의해서 사라질 수 있다. 갈애의 소멸, 갈애로부터 해방된 상태가 '열반'(涅槃·니르바나)이다.

삼법인은 법(法)의 3가지 특성으로 △제행무상(諸行無常 ·모든 존재는 실체가 없고) △제법무아(諸法無我·모든 정신적 작용도 실체가 없으며) △열반적정(涅槃寂靜·열반은 모든 번뇌의 불을 끈 고요함이다) 등이다. 여기에 일체개고(一切皆苦 ·모든 형성된 것은 괴로운 것이다)를 포함해 사법인이라고도 한다.

깨달음은 '연기의 가르침'을 체득하는 것이다. 연기(緣起)는 '따라서-같이-생겨남'이다. 모든 삼라만상은 그것이 물질적이든 정신적이든 개념적이든 연기적으로 드러나 있으며, 그런 상태를 이해하는 것이 바로 깨달음이다. 일체만물은 모두 인연의 화합으로 생긴다. 인연이 흩어지면 적멸로 돌아간다. 생기고 소멸하고 떠나고 합치는 것이 마치 뜬구름이나 번개와 같아서 탐욕을 부리거나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게 불교의 가르침이다.



◇ "존재는 인연 따라 모이고 흩어지는 것, 끊임없이 정진하라"

대승 불교는 자신의 해탈 뿐 아니라 일체 중생의 구원을 앞세운다. 중국 한국 등의 북방 불교로, 반야 사상이 바탕이다. 대승은 "일체의 법은 공(空)하다"는 '제법개공'(諸法皆空)을 주장한다. '제법개공'은 '일체의 법은 스스로의 본성이 없다'는 '제법무자성'(諸法無自性)과 상통한다. '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菩提 下化衆生·위로는 보리를 구하고, 아래로는 중생을 교화한다)를 추구한다. 소승의 아라한 대신 '보살'(보디 사트바)을 추구하며, 수행방법으로 '육바라밀'(六波羅蜜)을 내세운다. 대승에서 미륵불 아미타불 비로사나불 문수보살 보현보살 지장보살 약사여래 등 수많은 보살이 탄생한다. 불경을 외우면서 '나무 아미타불 관세음보살'을 외치는데 아미타불은 극락에 있는 부처이며, 관세음보살은 고통받는 뭇 중생을 구원하는 보살이다. 대승은 '회향'(廻向)을 강조한다. 불교의 공덕과 가치를 이웃이나 사회에 돌리는 행위다. 대승의 학파는 중관학파, 유식학파, 여래장 사상, 밀교 등으로 나뉜다.

'작은 바퀴'라는 뜻의 소승(히나야나)은 대승(마하야냐)이 얕잡아 만든 용어다. 대승 불교는 불교를 세계 종교로 만든 원동력이지만 세존이 직접 설파한 가르침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심지어 "대승경전은 부처님께서 설하신 것이 아니다"(대승비불설·大乘非佛說)라는 비판도 가해진다. 예를 들어 석가모니 부처님께선 우리 몸과 마음은 인연에 따라 일시에 성립한 것이라고 가르치는 데도 대승에선 '자성'(自性·변하지 않는 본성)이 있다고 한다. 또 부처님은 육도 윤회에서 벗어나는 것을 목표로 삼았지만 대승에선 '서방 극락'을 얘기하는 식이다.

1203년 이슬람군이 비크라마쉴라 불교 대사원을 파괴하면서 인도에서 자취를 감춘 불교는 서한에서 동한에 이르는 시기에 중국에 전파돼 부활한다. 후진(後秦) 시대 구마라집이나 당나라 현장 등 인도 경전을 노장이나 유학(儒學) 철학 용어를 사용해 한역한 불경이 큰 힘이 됐다. 특히 장자 철학은 중국 불교의 주류인 선종(禪宗)의 성립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래서 중국식 불교는 '격의(格義)불교'라고 해서 불교가 아니다는 비판도 있다.

선은 불교의 한 수행방식으로, 내면의 평안을 통해 우주와 인생의 지혜를 터득하는 것이 목표다. 화엄경에서 말하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모든 것은 오직 마음이 지어낸다)나 '불립문자'(不立文字, 문자로써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세울 수 없다), '교외별전'(敎外別傳, 경전이나 설법 등 문자나 언어에 의하지 않고 마음에서 마음으로 진리를 전하는 일), '직지인심'(直指人心, 눈을 밖으로 돌리지 말고 마음을 곧바로 직시할 것), '견성성불'(見性成佛, 본성을 봄으로써 부처가 될 수 있다) 등 직관적 인식에 의한 깨달음을 추구한다.

◇ "바른 생각과 마음, 바른 행동으로 정진하면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

불경은 석가모니 사후 입으로 입으로 전해지다가(구송) 제자들에 의해 책으로 편찬됐다. 이를 '결집'(結集 ·불경 편찬회의)이라고 한다. 큰 결집은 모두 네차례 있었는데 첫 결집은 부처님 열반 직후였다. 마하가섭이 주도한 1차 결집에선 스님들이 모여 부처님을 모신 아난다 존자가 기억한 내용을 암송하면 이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불경을 만들었다. 불경이 '여시아문'(如是我聞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으로 시작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현존하는 불경은 크게 인도 산스크리트어와 남방 팔리어로 쓰여진 것과, 중국어로 번역된 한역 불경으로 나눌 수 있다. 초기불교의 대표적 경전은 장아함 중아함 잡아함 증일아함 등 4아함(한역)과 쌍윳타 맛지마 디가 잉굿타라 굿다카 등 5 니카야(남방 팔리어)를 꼽을 수 있다. 아함경은 존재의 특징, 괴로움의 원인과 해결 등 사성제에 대한 내용이 주다. 숫타니파타는 아함경보다 일찍 결집된 경전으로, 부처님 초기 설법에 가장 가깝다. 초기불교 교단내에서 다양한 형태로 구전되던 시를 모아놓은 법구경(담마파다)도 초기 불경의 하나다.

대승 경전은 반야경 법화경 화엄경 금강경 무량수경 유마경 등 650여부가 존재하는 데 언제 누가 결집했는지 확실치 않다. 대승이라는 말을 최초로 선언한 반야경은 "모든 존재는 공(空)하다"고 말하고 있으며, 법화경은 "불교의 궁극적 목적은 성불과 중생 교화에 있다"고 얘기한다. 한국 조계종이 가르침의 근본 사상으로 삼는 소의경전인 금강경의 "일체의 유위법은 꿈 같고 허깨비 같고, 물거품 같고, 그림자 같고 이슬 같고 번갯불과 같으니 (존재의 진짜 모습을) 응당 이렇게 보아야 한다"(일체유위법 여몽환포영 여로역여전 응작여시관·一切有爲法 如夢幻泡影 如露亦如電 應作如是觀)는 구절은 유명하다.

불교는 "극락과 지옥은 부처님이 결정하지 않는다. 오직 자신이 행한 업(業·카르마, 행위)이라는 결과에 의해 육도윤회를 스스로 결정한다"고 한다. 자기가 행한 행위의 책임을 강조하고, 생명과 평등을 중시한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쿠시나라에서 열반에 드시면서 마지막으로 남기신 말은 "모든 것은 변화한다. 끊임없이 정진하라"였다. 불교에 따르면 인간이든 동물이든 모든 존재는 시절인연에 따라 이합집산한 것일뿐 차이가 없다. 만물은 평등하다. 또 모래 한알에도 온 우주가 담겨 있다. "바른 마음과 생각, 행동으로 생활하려고 꾸준히 노력하라. 그러면 인생의 많은 번뇌가 눈 녹듯 사라질 것이다", 불교가 현대인에게 주는 가르침이다. 논설실장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